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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체중계의 비밀

조회수 2017. 12. 25. 11: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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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느껴라' 넛지

병원에 갔다. 귀에서 이명 소리가 들려서 아마 병원에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한 후 처방전을 받고, 약을 사러 갔다. 약국에 앉아서 약을 기다리다가 내 체중과 신장을 잴 수 있는 신장계가 보여 올라가서 체중을 잰다. 이틀 전보다 3kg이 쪘다.


곧 바다도 가야 하고, 여행도 가야 하는데… 이런 몸이라면 살쪘다는 소리만 들으며 여행이 암담해질 것이라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것이었다.


그러다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다이어트 식품이 보여, 이걸 먹으면서 열심히 운동하면서 살을 빼겠다는 다짐을 하며 다이어트 식품과 약을 같이 구매하고 집에 간다.


약국에 가면 흔히 보이는 체중계와 신장계는 단순히 여러분에게 체중과 신장을 재고 가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그곳에 놓여 있지 않다.


필자는 약국의 신장계 하나로도 관련 식품에 대한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음을 깨닫고, 약국에 놓여 있는 그 물건이 왜 놓여졌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약국에 가는 이유: 다이어트 식품을 사러 가진 않아요

약국에서 파는 다이어트 식품.

약국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먼저 생각나는가? 다이어트 식품인가, 처방전인가?


보통 약국을 가는 목적은 모두 다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약국을 방문하는 동기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끊어 가거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어 병을 낫게 하기 위한 약을 사러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다이어트 식품이나 키크는 식품을 사기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 식품을 약국의 한구석에 놓아야 한다는 약사들의 고민이었다. 다이어트 식품이 의약품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약국의 어딘가에는 다이어트 식품이 있어야 했다.


혹시나 약국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이 그 식품이 없다면 다른 약국을 찾으러 가지 않겠는가?


약국은 보통 다양한 곳을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한 곳을 고정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의약품을 덤핑을 하거나 할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한 명을 놓치게 되면 그 고객이 그 약국에 다시 오지 않을 확률이 높았던 것이다.


그들이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 식품를 구매하는 이유에 대한 동기를 자극해야만, 사람들이 약국에 방문했을 때 진열한 다이어트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할 동기는 무엇인가?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특징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었을까?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할 때 시도했던 전략은 ‘식단 조절 및 운동 병행’ 이 31.0%, 20.4%가 ‘식단조절 없이 운동만’. ‘식단조절만’ 의 응답이 17.6%이었다.


그들은 주로 다이어트를 여름(69.7%)에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63.2%)에 비해 여성(73.3%)이 응답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늘어난 체중을 감량하려고’ 가 33.6%로 응답 비중이 가장 높고, 이어서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여’와 ‘단순 관리 차원에서’ 응답이 각각 17.2%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동기는 체중이 증가하여 다른 방법으로 체중감량을 시도할 때 택하는 방법인 것이다.

 

중요한 핵심은 체중이 증가하여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방법의 다이어트를 시도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체중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상태이며, 의지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이전의 다이어트에 실패하거나 다이어트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약국이 이 과정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고객들이 체중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고 그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식품의 판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전 전략의 실패로 인해, 혹은 새로운 시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에 대해 반응할 확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약국은 그래서 체중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식품을 보면서 새로운 방법의 다이어트를 시작해 볼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게 되고, 그 해답은 의외로 비만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포스터가 아니라 몸무게와 키를 재는 ‘신장계’ 였다.


 

측정기를 설치한 이유: ‘스트레스를 느껴라’ 넛지


약국은 신장/체중 측정기의 위치를 정확하게 구석이나 왼쪽 / 오른쪽 중앙에 배치하고, 신장측정기의 옆에는 다이어트 식품을 비치하여 체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이어트 식품 구매로 유도하도록 했다.


다음은 살을 빼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감기 때문에 잠시 병원에 다녀와서 처방전을 받으러 온 한 사람이 체중계를 재고 다이어트식품을 고르고 계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처방전을 약사에게 내고, 잠시 앉아 있는다. 그때, 오른쪽 구석에 신장/체중 측정기가 있다. 최근에 옷이 잘 안 맞는 느낌이라 몸무게가 얼마나 늘었는지 재 보기로 하고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위에서 아래로 막대기가 내려온 후 내 키와 체중이 표시된다.

측정기에 붙은 비만도 산출식을 통해 본 내 비만도는 충격적이다. 내가 경도 비만이라니! 건강관리를 해야겠구만!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 하는데 그 옆에 다이어트 식품이 있다. 먹기만 하면 식이요법으로도 살을 뺄 수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에게, 운동을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이 식품이 도울 것만 같다. 그때 약사가 약이 다 조제되었다고 한다.


결제를 하면서 다이어트 식품을 같이 결제한 뒤 한 손에 박스를 안고 집으로 간다.


오늘부터, 폭풍 다이어트 시작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약국에서 구매한 다이어트 식품은 대략적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약국에서 누군가의 집으로 향한다. 물론 소비가 되는지는 미지수다.


체중계를 통해 약국은 굳이 비만경고 메세지를 달아놓지 않고도 고객들이 직접 자신의 체중이 늘어난 데 스트레스를 느끼고 이에 특별한 계기가 생겨 다이어트 제품을 구매했고, 자연스럽게 약국의 고민은 해결되게 되었다. 참고로 혈압계 주변에 고혈압약이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다.


원문: 고석균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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