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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해자라면' 직장 내 성희롱, 어떻게 대처할까?

조회수 2017. 12. 11. 13: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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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 관련 문제에 대한 현실

오랜 취업 준비 생활 끝에 마침내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 A씨. 어렵게 들어간 만큼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던 ‘첫 직장’임에도, A씨는 눈물을 머금고 불과 5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직속 사수인 남자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폭력을 당한 것.

초반엔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하는 것에 그쳤지만, 점차 A씨의 어깨, 목, 팔 등에 손을 대는 등 정도가 점점 심해졌다.


‘불쾌하다’는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친목’이라는 명분으로 A씨를 향한 상사의 성희롱과 성추행은 멈추지 않았다. 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센스있게 대처하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회식 등 술자리에서 더욱 심해지는 상사의 성적 폭력에 A씨는 결국 ‘더 큰 범죄’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을 안고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떠났다.

위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직장 내 성 문제 파문 중 하나다.


최근 사기업을 비롯해 공기업, 학교, 병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직장 내 성적인 폭력 사건이 하나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응답이 14.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을 당한 후 어떻게 대응했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직장 내 성 관련 문제에 대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응답자의 40.5%가 ‘이직 및 퇴사를 고민한다’고 답했고, ‘무조건 참는다’가 21.6%에 달한 것.


이는 위 A씨의 사례처럼 성희롱 혹은 성추행, 더 나아가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대신 ‘피해자’가 퇴사라는 불이익을 안고 조직을 떠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사례는 또 있다.


최근 JTBC 시사 탐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직장 내 성추행 사건 이후 ‘꽃뱀’이라는 모욕적인 의혹들을 받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도하기도 했다.


직장 내 성적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사측에서는 ‘합의금을 노리고 먼저 접근했다’는 소문으로 사내 왕따, 인사 불이익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관행이 있다는 것.


이 사례로 5년째 공기업을 상대로 외롭게 싸우고 있는 피해 여성과, 성추행 피해 사실이 적힌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또 다른 피해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우리 사회에 고질적으로 뿌리 박혀 있는 직장 내 성적 폭력 문제와,부적합한 대응책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이에 정부는 지난 28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 법률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정의 중 성희롱 관련 불이익 내용에 ‘근로조건에서 불이익’도 포함하도록 해 성희롱의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및 위탁 교육도 강화했다. 사업주는 성희롱 예방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교육 내용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춰 두도록 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금지조치도 의무화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역시 지난 14일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업장 점검 시 근로감독 유형(장시간 근로, 비정규직, 업종별 감독 등)을 불문하고 모든 근로감독(연간 2만여 개 사업장)에 직장 내 성희롱 분야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해 직장 내 성희롱 감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상담 및 신고절차’를 노사단체, 여성단체 등과 협조해 집중 홍보하고, 고용노동부 고객 상담센터나 전국 고용 평등상담실(15개소)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신고를 위한 기초상담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내 교원들의 사내 성폭력 문제가 최근 한국 사회에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지난 11일 ‘교원 성 비위 근절’ 및 재발 방지를 위해 학교장 협의회를 개최했다.


경기도 내 초중고 학교장 전체가 참여해, 성 비위 교원 징계 절차, 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등을 합의한 것. 뿐만 아니라 ‘성 인권 보호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교육 구성원 모두의 성 인권 보호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사안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직장 내 성폭력 문제!


이러한 문제가 더욱 번지기 전에, 피해자들이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가해자들이 눈물로 참회하는 사회적 발판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원문: THE NEXT STORY / 글: 은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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