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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쉬운 페미니즘, 어려운 페미니즘

우리나라의 여성주의는 메갈과 워마드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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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평생을 살림만 하고 살아오신 가상의 50대 어머니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부터 우리는 이분에게 성평등의 멋진 신세계를 보여 드리려고 한다.


그간 가부장제의 억압에 눌려 있던 자신을 해방도 좀 시키시고 명절에도 시댁 이제 가지 마시고, 제사상은 거들떠보지도 마시고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본인의 인생을 찾으시라고 이 분을 놓아 드릴 예정이다. 과연 이 분은 얼마 뒤 어떻게 될까?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의 생활로 되돌아오시게 될 것이다. 주체적 개인으로써의 삶을 영위할 만한 경제적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가사노동을 여성에게만 몰빵해 왔던 현실 및 가사노동을 경제학적으로 환산해 이를 정책에 적용할 생각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막장스러운 역사 때문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사노동에 대한 깊은 연구와 가사노동의 가치를 정책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페미니즘 실현의 수단이다. 가사노동이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만 몰려 있는 현실도 문제이나 여성의 노동 자체가 공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여성 해방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페미니즘은 정말로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인류의 절반을 해방하는 운동이지만 그 해방의 기저에는 경제력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절반은 직장인이거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의 2~30대만 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도 모두 여성이다. 그러나 이분들은 애시당초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이런 분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에는 문제점이 하나 있다. 같잖은 놈이 같잖은 소리를 할 때 뚝배기를 깬다거나 성범죄자를 처벌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보다 여성에 대한 경제적 고민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페미니즘을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정보의 취사선택이 쉽고 휘발성 강한 언어로 전달되는 쉬운 페미니즘을 선호한다. 상호간에 서로 쉬운 페미니즘만 골라 싸운 가장 좋은 예시가 최근의 모 연예인 사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옳은 페미니즘과 나쁜 페미니즘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메세지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니와 한국은 여성 억압의 역사가 지나치게 길었기 때문에 그 반작용 역시 어느 정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운 페미니즘과 어려운 페미니즘은 구별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난이도 낮은 페미니즘이 나쁘다거나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곁에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과 양성평등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아쉽지만 어려운 페미니즘도 해야만 한다. 성평등은 교육수준이 높으며 젊고 경제력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세상이 다 그렇듯이 대부분의 사람은 난이도가 낮은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쉬운 것만 골라서 달성되는 목표가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여성주의는 메갈리아와 워마드의 등장을 기점으로 아주 중요한 분기를 맞이했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기꺼이 어려운 고민도 우리가 해보겠다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이 운동의 밝은 미래는 요원할 것이다.


원문: 김현성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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