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의 명함 여섯 장

조회수 2017. 12. 4. 12: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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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민족지사, 네 명은 친일파다.

기록은 당대의 것이 제일 중요하다. 2차, 3차 가공한 자료는 큰 가치가 없다. 당대 자료 중에서는 실물이 제일이다. 사진 한 장, 명함 하나도 역사다.


지난 주말, 부안 갔다 오는 길에 전북 장수 번암에 들러 백용성 스님 기념관을 구경했다. 이런저런 전시자료 중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가지런히 정리된 명함 여섯 장이었다. 전부 일제 때 이름을 날린 명사들의 것이었다.

여섯 명 중에 두 명은 민족지사, 네 명은 친일파로 볼만하다. 위에서부터 간단히 소개하면,


  • 전영기(田榮琦) : 여섯 명 중에서 지명도가 가장 낮다. 직업 등 신상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중일전쟁 후에 국방헌금 30원을 낸 기록이 있다(동아, 1937.9.3.). 
  • 김완규(金完圭) : 한성부(현 서울시) 주사(主事) 출신으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다. 천도교 계열. 광복 후 국민회 재정부장을 지냈으며,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다.
  • 오세창(吳世昌) : 오경석의 장남으로 호는 위창(葦滄). 서예가, 언론인으로 활동했으며, 고서화 감식과 전각(篆刻)의 당대 1인자로 불렸다. 《만세보》 《대한민보》 사장을 역임했다.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으로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다.
  • 이능화(李能和) : 불교와 외국어에 능해 관립한성외국어학교 학감을 지냈다. 일제 때 조선총독부 학무국 편수관으로 활동하였으며, 식민사관에 입각해 『조선사』를 편찬한 조선사편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대표저서로는 『조선불교통사』 『조선여속고』 『조선해어화사』 『조선무속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됨.
  • 최린(崔麟) : 천도교 지도자이자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이었다. 나중에 변절하여 중추원 참의와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사장 등을 지냈다. 해방 후 반민특위에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됨.
  • 소완규(蘇完奎) : 니혼(日本)대학 법률과 출신으로 1933년부터 변호사를 개업하여 활동하였다. 나혜석이 최린을 상대로 낸 위자료청구소송의 담당 변호사였다. 일제 말기 조선임전보국단 등 친일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경성부회 의원(현 서울시의회 의원)도 지냈다. 친일인사로 분류할 수 있다.


원문: 보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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