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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짜 심리테스트를 구분하는 세 가지 방법

이제 가짜에 속는 실수 반복하지 말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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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대개의 심리테스트는 믿을 것이 못 된다. 컵을 잡는 손의 모양으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 잠을 자는 자세로 알아보는 당신의 성격, 즐겨 먹는 음식으로 알아보는 당신의 무의식적 습관, 홀로 무인도에 가 살아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물건을 가져가겠는가? 등 흥미를 끄는 제목은 여럿 있지만 기실 내용이 지극히 비과학적이라는 점에서, 즉 실험을 통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 인터넷의 심리테스트들은 대개 장난감에 불과하다.

믿었는데!?

심리테스트가 신뢰와 권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과학적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물론, 기존 이론이나 용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직 심리학 이론 체계에 들어오지 않은 ‘미지의 현상’을 발견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제대로 된 심리테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최대 난관이 바로 이 발견의 과정이다. 특정 현상을 측정하는 심리테스트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려면, 다루고자 하는 대상이 기존의 연구 도구로는 측정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미지의 현상을 이해하는 작업에는 비단 심리학뿐 아닌 여타 다양한 학문 분야의 문헌이 총집결된다. 연구자들은 수많은 문헌을 통해, 그리고 나름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지의 현상이 가진 특징을 잘 반영하리라 기대하는 문항을 만든다. 이때 수십, 수백의 예비 문항이 만들어진다. 예비 문항은 연구자들 간의 합의(평정자 간 신뢰도 등 이 과정에도 통계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나 요인 분석 등의 통계적 절차로 추려지고 최종 선별된 문항은 여러 차례에 걸친 현장 검증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심리테스트가 된다.



믿을만한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인터넷 심리테스트는 열에 아홉이 사기지만 그중 실제로 연구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활용하는 제대로 된 심리테스트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가짜 심리테스트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심리테스트를 발견하기 위해 어떤 걸 참고해야 할까? 가장 먼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제시된 심리테스트 결과 표시 하단에 출처가 표시되어있는지 여부다.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심리테스트라면 필시 근거 논문이 있을 터다. 심리테스트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출처를 통해 심리테스트의 과학성을 자세히 따져볼 수 있다.


불행하게도 인터넷에서 우리가 보는 심리테스트에는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심리테스트 시작 시점과 진행 도중에는 출처를 표시하지 않을 수 있다. 심리테스트의 정식 명칭이 노출되면 테스트 참여자의 자연스러운 응답에 왜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 윤리 준수의 차원에서 심리테스트가 종료된 시점에서는 심리테스트의 본래 목적을 알리는 것이 맞을 것이다). 출처가 없는 심리테스트,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두 가지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정공법 혹은 꼼수.

정공법은 말 그대로 심리테스트의 정식 출처를 찾아내려는 일련의 노력을 지칭한다. 학술 저널 등에 해당 심리테스트의 타당성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논문이 존재하는지 찾아본다. 막막할 때는 미약한 단서라도 잡기 위해 구글 등 포털사이트 검색에 의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공법을 선택하는 것은 피곤하다. 출처를 잡기 위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논문 사이트를 뒤지고 다녀야만 한다. 그렇게 노력하더라도 정확한 출처를 찾을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정말로 꼭, 제대로 이 심리테스트의 진위 여부를 파헤쳐보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정공법을 선택하기란 어렵다. 


시간도 없고, 정공법을 선택할 만한 동기부여도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약간의 꼼수를 통해 그 심리테스트가 제대로 된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물론 꼼수에 해당하므로 이것만 가지고 각종 심리테스트의 신빙성을 정확히 판별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소 이 정도의 지침만 가지고 있어도 일상에서 가짜 심리테스트에 속아 넘어갈 일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가짜 심리테스트를 구별해내는 꼼수,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크게 세 가지 항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극단적인 수식어


과학적인 심리테스트를 만들 때 연구자는 문항별로 일정 수준의 변산성(variablity) 확보를 염두에 둔다. 쉽게 말하자면 7점 리커트 척도(1=전혀 동의하지 않음, 4=보통, 7=매우 동의함)로 측정되는 문항을 구성하고자 할 때 연구자는 해당 문항이 응답자에 따라 1에서 7까지 다양한 응답 값의 범위가 나타낼 수 있도록 고심한다는 의미다.


누구나 다 비슷비슷한 응답만을 한다면 해당 문항은 소위 변별력이 떨어지게 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 변별력을 낮추는 주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극단적인 수식어다.

나는 나 자신을 한심하다고 느낄 때가 매우 많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항상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수식어에 속지 말자

위의 예제에서 보이듯 ‘매우’ ‘항상’ 등의 표현을 문항에 포함하면 응답 값의 분포는 한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나는 나 자신을 한심하다고 느낄 때가 매우 많다’ 문항의 경우 실제로 스스로를 한심하게 보지 않는 사람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는 방향으로 응답을 할 것이다.


문제는 스스로를 한심하게 보는 사람 또한 동의하지 않는 방향으로 응답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나는 한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런데 매우 많은 것까지는 아니니까 이 문항에는 동의할 수 없어.’와 같이 생각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2. 두 개 이상의 알맹이


한 문항에는 하나의 알맹이만을 담아야 한다. 여러 개의 알맹이를 담고 있다면, 그 한 문장은 필히 여러 개의 문장으로 나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응답자가 도대체 어떤 알맹이에 동의/비동의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예를 들어보자.

실패를 두려워하며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나는 외향적이고 친구가 많다.

내향적이지만 사실은 친구가 많은 오이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며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는 문항에는 두 개의 알맹이가 포함되어 있다. ‘실패를 두려워함’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림’. 만약 이 항목에 A가 매우 동의함이라 응답했다면 우리는 그 응답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맞을까? 실패에 대해 두려워한다는 말인가,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는 말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이번에는 ‘나는 외향적이고 친구가 많다’는 문항을 한번 보자. 외향적이지만 친구가 많이 없는 사람은 이 문항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혹은 친구가 많지만 스스로를 외향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의 문항에 너무 많은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면 그 심리테스트의 타당성을 충분히 의심해보아야 한다.



3. 하나의 질문

좋아하는 신발로 알아보는 성격 테스트! 다섯 가지 신발 가운데 가장 당신의 마음에 드는 것은?

1. 구두 2. 운동화 3. 슬리퍼 4. 부츠 5. 샌들



1. 구두: 구두를 좋아하는 당신은 ~ 타입!
2. 운동화: 운동화를 좋아하는 당신은 ~ 타입인 듯?
3. 슬리퍼: 슬리퍼를 좋아하는 것은 ○○한 성격을 나타낸다! 
4. 부츠: 부츠를 선택한 당신, ~ 타입이군요!
5. 샌들: 샌들은 ○○, △△, □□를 상징합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가짜 심리테스트 유형이다. 단 하나의 질문, 눈 깜짝할 사이의 탐색만으로도 우리의 성격을 쉽게 알아맞힐 수 있단다. 이렇게 하나의 질문만을 담고 있는 심리테스트는 자극적이다. 그리고 단 하나의 문항만을 상대하면 되므로 심리테스트의 참여하는 입장에서 느낄 부담도 없다. 시간을 들여 이 테스트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것도 없다. 단지 클릭 한 번이면 결과가 뚝딱 나오게 될 테니까.

이런 것이다.

그러나 믿을만한 심리테스트들은 대개 하나 이상의 문항 구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름지기 제대로 된 심리테스트라면 여러 개의 하위 요인이 포함되어 있고, 각 하위 요인을 측정하는 별도의 문항 꾸러미가 편성되어 있는 등 나름의 체계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심리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다.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복잡계다. 우리 속담에도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그렇게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마음을 단 한 번의 측정만으로 알 수 있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사실 심리테스트는 여러 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그물망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심리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대상을 포착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선별된 문항으로 촘촘히 짜 놓은 그물망이 곧 심리테스트다.



오해가 쌓이면 족쇄가 된다


지금까지 진짜/가짜 심리테스트를 구분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몇 가지 꼼수들을 알아보았다. 인터넷 심리테스트가 보이는가? 극단적인 수식어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라. 하나의 문항에 두 개 이상의 알맹이가 있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라. 그리고 단 한 번의 시도로 성격을 알려주겠다며 유혹하는 심리테스트들은 쳐다보지 말라.


물론 심리테스트를 일종의 유희 거리로 즐기는 문화를 전적으로 부정할 수야 없다. 심리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본다면 인터넷 심리테스트들이 심리학 분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테니.


그러나 가짜 심리테스트로 깊어진 심리학의 오해가 쌓이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과학적인 이해를 표방하는 심리학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인터넷 공간에 돌아다니는 심리테스트를 보는 나의 마음은 약간 무거워진다.


원문: 허용회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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