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램지는 정말로 '카스'가 맛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조회수 2017. 11. 1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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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카스, 하이트는 우리 음식에 최적화된 맥주일지도 모른다.

카스 광고를 찍은 이후로 제법 까이는 고든 램지다. 누군가는 이걸 보고 '역시 자본의 힘'이라고 얘기하지만 난 고든 램지의 저 말이 사실이라고 본다. 실제로 고든 램지가 가장 즐기는 맥주는 싸구려 맥주라 불리는 버드와이저다. 모모후쿠의 데이비드 장 셰프가 GQ 기고에서 버드 라이트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다.

카스를 비롯한 국내 맥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말오줌'이라고 까이고 외국에서는 watery하다고 까인다. 마찬가지로 버드와이저, 버드라이트 같은 저가의 부가물 맥주 또한 아주 워터리하다고 쉽게 까인다.


그런데 이 밍밍하고 저렴한 맥주가 음식의 맛을 가리진 않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음식과 페어링하기엔 가장 범용도가 높다. 고든 램지나 데이비드 장이 저렴한 맥주를 가장 선호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나 한식은 맵고 단 맛 가득한 양념의 비중이 높은데 이런 양념 가득한 음식에는 사실상 워터리한 맥주보다 잘 어울리는게 없다. 즉, 우리가 까는 카스, 하이트야말로 우리의 음식에 최적화된 맥주란 얘기. 원래 술과 음식은 같이 페어되는거라서 그 나라의 술은 그 나라의 음식에 맞게 최적화 되기 마련이다.


물론 맥주만 단독으로 먹거나 가벼운 안주와 곁들이기에 국산 맥주는 썩 좋지 못하다. 이럴땐 개성과 특색이 강한 IPA나 복잡한 부케와 맛을 가진 맥주들이 꽤 좋다. 와인이야 복잡하게 이거저거 따져서 페어링한다. 원래 그게 문화기도 했고.


물론 맥주도 와인처럼 마실 수는 있다. 그것도 취향이니까. 그러나 원래의 문화를 따지자면 맥주는 가볍게 즐기는 술이다. 가볍게 즐기는 술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마실 필요는 없으며 그것으로 우열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게 고든 램지나 데이비드 장의 생각에 가까울 것이다.

나 또한 맥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국산 맥주는 때로 좀 과하게 까이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자랑하는 치킨이란 음식에 국산 맥주만큼 어울리는게 어디 있는가? 그래서 내 경우는 그날의 가장 저렴한 맥주와 곁들이는 편이다. 어차피 라거류는 가격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기에 가장 저렴한 것이 최적의 효용을 달성한다.


물론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맥주의 다양성이 낮고 획일화된 시장이었으니 다양성 측면에서 더 다양한 맥주들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고든 램지가 국내의 맥주시장까지 속속들이 이해하진 못했을테니 그 정도는 뭐 감안하고 넘어갈만하다 생각한다.



PS.


맥주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퇴근 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하루를 정리하면서 가볍게 마시는 술이다. 그래서 맥주는 노동자의 술이기도 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에는 가볍고 쉬운 맥주만한 것이 없다. 카스나 맥스나 버드나 밀러나 다 그런 고단한 하루를 달래주는 가벼운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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