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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동네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

우리 지역, 내 옆집의 서점에서 산 책 한 권으로 행복한 삶 꿈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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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이)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독자와의 밀접한 소통이다. 서점에 들어온 대부분 독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늘 살핀다. 구입한 책들은 따로 리스트를 만들어 성향을 파악하고 다음에 오셨을 때 가볍게 전에 읽었던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책을 또 추천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반응에 고마워하며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틈날 때마다 독자들을 살핀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서점에 들어온 손님들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중략)

스토리를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지역과의 밀접한 소통이다. 동네서점은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 현안과 담론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과는 차별화된 무기다. 서점에서 지역을 담아내는 방법에는 지역에 관한 책을 진열하고 지역의 현안을 고민하는 모임을 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무수히 많은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해 지역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진주문고에 근무할 당시의 일이다. 경남도지사로 홍준표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지역에 수많은 쟁점거리가 생겼다. 대표적으로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폐업이 큰 쟁점이었다. 포퓰리즘이라는 이유로 무상급식을 중단시키고, 서부 경남도민들에게 건강한 노후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경상남도청 산하 지방의료원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폐업시켜버린, 주민들의 여론과는 동떨어지는 도지사의 행보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 경남도지사에게 권하는 책’ 코너를 만들었다.

출처진주문고 페이스북

여기에는 복지정책에 관련된 책, 포퓰리즘에 관련된 책 등 도지사가 읽고 성찰할 수 있는 책들과 함께 고등학교 수학문제집 『개념원리』를 함께 진열하여 지역주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큰 이슈를 낳았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지역서점’이라는 곳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진주문고가 지역서점으로 진정한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항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숨 막히게 폐쇄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 지역서점원들이 이런 지역의 현안과 문제를 책 진열과 풍자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례들이 늘어나길 바란다.

기획회의》 450호 특집 ‘스타 점원의 시대’에 실린 청주 ‘꿈꾸는 책방’ 정도선 큐레이터의 글 「서점원, 보듬고 위로하고 지역을 만드는 스토리메이커」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도 이런 서점원들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고 행복이다.


대형서점이 매대를 팔아서 책을 진열하지만 중형서점은 그럴 수도 없다. 그러니 오로지 지역 독자와의 적절한 소통과 시의성 있는 주제에 맞춘 특설 코너 마련으로 승부를 건다. 그런 서점들이 늘고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너무 소수다.

퍼니플랜의 동네서점지도.

정도선 큐레이터는 이밖에도 “서점의 매력과 가치를 느낄 수 있게끔 서점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다.”고 말한다. 

용산참사, 위안부, 세월호, 강정마을, 이주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불편한 일들, 소수자들의 이야기들, 비교적 관심을 갖지 않지만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책으로 알리는 일. 독자들이 현재의 사회를 이해하고, 또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책들을 갖추는 일. 학습지만 보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차라리 직면한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책이라는 것을, 어떤 문제에는 정답 자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는 것을 일러주는 일. 동네에 작은 커뮤니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어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일 등등 무수히 많다.

앞으로 이런 노력을 하는 서점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정도선 큐레이터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이런 노력이 지속적으로 병행되면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들의 편리함과 할인에 익숙해진 많은 독자가 지역의 서점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 속도가 무척이나 느리지만 그 세월을 인내하고 책에 대한 애정, 사람에 대한 관심, 지역에 대한 애착을 담은 마음가짐을 흩뜨리지 않고 꾹 참고 견뎌낸다면 언젠가 모두 알아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길 기다리며 오늘도 서점 문을 열어 간밤에 토해낸 책 내음을 환기시키고 바닥을 쓴다.

이 글을 읽은 청주의 시민들이 오늘 당장 ‘꿈꾸는 책방’에 들르셔서 책 한 권씩 구입하시면서 행복한 삶을 꿈꾸셨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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