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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과열되었는데, 왜 금리를 동결하나?

조회수 2017. 10. 31. 12: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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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제 1목표는 "물가안정"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기존 수준(1.25%)으로 동결했습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3.0%로 상향 조정했으면서 왜 정책금리를 1.25%로 동결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가 안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에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한국은행법 제 1조 1항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럼 어떤게 물가안정일까요?


즉 물가가 너무 빠르게 상승해도 안되고, 반대로 물가가 너무 낮은 수준을 유지해도 안됩니다. 물론 이 '적정 수준'이란, 때마다 다릅니다. 경제가 왕성하게 성장할 때에는 5%의 물가 상승률도 '안정'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반대로 지금처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선진국 경제가 되면 3% 물가 상승률도 '과열'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시기별로 적절하게 '목표 물가 수준'이라는 것을 정합니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은 2% 인플레가 목표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물가 상승률이 2%를 크게 웃돌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정책을 펼칩니다. 반대로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2%를 하회하면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겁니다.


물론 금리를 인하한다고 자동적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안 그럴 때도 많죠. 그러면 더 금리를 인하합니다. 금리 인하 그 자체도 경기부양 효과를 가지지만,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일종의 '신호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진행시켜 볼까요?


그럼 지금은 어떤가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와 근원 소비자물가의 상승률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근원 소비자물가란, 소비자물가 중 변동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의미합니다. 2016년 이후 한국의 물가안정 목표가 2%인데, 2%를 밑돈 시기가 훨씬 더 많죠?


특히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도 1.6%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잠깐 2.5%까지 높아졌다 싶었는데, 9월에 다시 2.1%까지 떨어지는 등 물가 안정 목표를 또 다시 하회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과열되었는데, 왜 금리인상 안해?!

이런 이야기하는 분들의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한국은행이 금리인상를 미루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국은행에게 부여된 제 1 사명, '물가안정'을 조정해주지 않는 한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혹은 대폭적으로 금리인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죠.


물론 "금리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능하죠. 다만, 1989년 일본이나 혹은 1994년 미국(아래 '그림'의 원 부분)처럼 단번에 금리를 2%포인트 혹은 3.5%포인트 인상하는 '공격적' 금리인상이 힘들어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가격과 소비자물가의 관계만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산가격이 급등할 때 소비자물가가 상승한다면, 한국은행도 부동산가격의 상승에 발 맞춰 탄력적으로 금리를 조정할 수 있겠죠. 그러나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사이에 어떤 명확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주택가격이 급등했던 2001년이나 2006년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물가가 굉장히 안정된 시기였죠. 유일한 예외가 2011년으로, 이때에만 소비자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했던 2015~2016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예 1% 밑으로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은행의 설립 목표는 '물가안정'에 있다.
  2. 물가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목표제'를 운영하며, 2016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는 2%다.
  3. 그런데 2016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내내 1%를 밑돌았으며, 2017년 여름에 농산물 물가 상승 영향으로 잠시 2.5%까지 상승했다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다.
  4.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라는 요구가 있으나, 소비자물가와 부동산가격 사이에는 별 다른 연관이 없다.
  5. 따라서 앞으로 물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정책금리가 공격적으로 인상될 여지는 많지 않다.

물가안정 목표제에 대해서는 이 링크의 pdf file을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도 인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글을 쓴 바 있으니, 이 부분을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원문: 시장을 보는 눈


표지이미지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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