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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와, 라면 불겠어'가 아니라 '붇겠어'가 맞다

조회수 2017. 10. 4. 20: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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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붇다'를 '불다'로 착각합니다.
빨리 와, 라면 불겠어. (X)
빨리 와, 라면 붇겠어. (O)

대부분의 사람들이 ‘붇다’를 ‘불다’로 착각합니다.


‘붇다’는 ‘ㄷ’불규칙동사입니다. ‘붇+었어’는 ‘불었어’로, ‘붇+은’는 ‘불은’으로 바뀝니다. ㄷ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음 앞에선 받침이 안 바뀌고 그대로 ㄷ을 씁니다.


‘붇고·붇는·붇지·불으면·불은·불어·불으니’로 활용됩니다. ‘콩이 붇다. / 라면이 불어서 맛이 없다.’처럼 쓰입니다. 다시 말하면 ‘라면이 불다’, 이 문장은 틀렸습니다. ‘라면이 붇다’라고 해야 합니다.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다는 의미의 동사 ‘붇다’를 ‘불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붇다’가 기본형입니다. ‘라면이 불기 전에 먹어라’, ‘국수가 불고 말았다’에서 ‘불기’와 ‘불고’는 ‘붇기’와 ‘붇고’로 써야 합니다.


‘붇다’에 어미 ‘-지’가 붙으면 ‘붇지’로 활용되나 ‘-은’이 붙으면 ‘불은(붇+은)’으로 바뀌는 ‘ㄷ’불규칙 활용을 기억해야겠죠.


‘붇다’엔 ‘강물이 붇다. / 체중이 붇다. / 살림이 붇다.’와 같이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는 뜻도 있습니다. ‘몸이 많이 불었다. / 체중이 불어 걱정이다.’ 등처럼 활용됩니다.

동사 ‘붇다’, ‘불다’, ‘붓다’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불다’는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유행, 풍조 따위가 일어나 휩쓸다. / 입을 오므리고 입김을 내다. / 비밀을 사실대로 털어놓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풍선을 불다. / 사내에 인사 태풍이 불어 닥쳤다. / 유리창에 입김을 불다. / 네 죄를 숨김없이 불어라.’처럼 활용됩니다.


‘붓다’ 는 ‘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 불입금,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 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라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집니다.


‘붓다’는 어간 끝소리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하는 ‘ㅅ’ 불규칙 동사입니다. ‘붓고·붓는·붓지/부으면·부은·부어·부으니’로 활용된다.


‘잔에 술을 붓다. / 은행에 적금을 붓다. / 얼굴이 붓는다. / 부은 얼굴 / 얼굴이 부었어 / 얼굴 붓겠어/ 아이가 장난감을 안 사준다고 잔뜩 부어 있다.’처럼 쓰입니다. 한국말 제대로 쓰기, 은근히 어렵습니다.


참고로, ‘얼굴 붓기’는 틀린 말입니다. 동사 ‘붓다’는 ‘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등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 각각의 명사형이 다릅니다.


전자의 경우 ‘붓기’, 후자의 경우 ‘부기(浮氣)’라고 합니다. ‘부기’는 한글이 아니라 한자(漢字)입니다. ‘얼굴이 부었다’의 ‘부었다’는 ‘살가죽이 부풀어 올랐다’는 의미이므로, ‘얼굴 붓기’는 ‘얼굴 부기’로 써야 합니다. 즉 동사는 ‘붓다’이지만 명사는 ‘부기’입니다.


원문: 편집자의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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