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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잘했는지 평가합시다" : 목적은 무임승차 잡기?!

조회수 2017. 9. 2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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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만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서로 된 실적평가와 목표관리는 경영이 엉망인 회사의 능력 없는 경영자가 사용하는 것이다. 진정한 경영자는 자주 눈을 마주침으로써 경영을 한다.”

- 로버트 타운센드(Robert Townsend), 에이비스(AVIS) 전 CEO



누가 잘했는지 평가하자고?


평가안은 기존 평가 제도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되었다.


"팀장님, 기존 평가 제도는 패러다임이 '판별'이었습니다. 우수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을 골라내는 게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조직에 따라 평가받는 수준이 달라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뚜렷한 목표는 개인의 우수성 검증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네, 그게 평가의 본질이니까요."


"그리고 평가 이후 그 평가가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좋은 평가를 받는 직원은 계속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안 좋은 평가를 받는 직원은 계속 안 좋은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아마 그렇겠죠?"


"그런데 평가의 시작이 중요한데… 처음 발령받은 조직이 실적이 좋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나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 배치가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상대평가니까 그런 거죠."


"그래서요?"


"또 다른 문제로, 처음 배치받을 때 목표를 정하지만 평가에는 목표 달성을 잘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목표 달성에 대한 기준도 모호한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팀장이 자의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많은데요. 성취 수준이 높은건지, 낮은 건지 기준이 뚜렷하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것까지는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거의 검토가 없긴 했죠. 성과제로 하자는 얘기만 있었지 성과 평가의 난이도나 적절성은 저도 본격적으로 검토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니까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 평가로는 결국 처음 배치를 잘 받고 팀장과 사이가 좋은 사람 몇 명만 끝까지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남고 나머지는 역량과 관계없이 안 좋은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결국 나쁜 평가가 악순환이 되어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 거 같습니다."


내용이 인사팀장이 듣기에는 거북한 표현들로 가득 차 있지만 대표가 제기한 문제와 방향성이 맞기 때문에 팀장도 아직은 별말이 없다.


"그래서 며칠간 이걸 검토한 피터 씨 의견은 어때요?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을 거 같아요?"


"결국 어떤 패러다임을 가져가느냐의 문제일 거 같습니다. 분별하느냐 동기부여 하느냐인데, 그게 같이 되는 방법은 제가 며칠 만에 찾아내기는 어려운 거 같습니다."


"방법은 인사팀 네트워크로 다른 사례들을 알아보면 되는데… 그 패러다임이란 건 뭐예요?"


"평가를 하는 기대 효과 같은 것이죠. 모두 이걸 받아보고 납득해야 하는 건데 지금은 설명도 좀 부족하고 아까 말씀드린 불만도 있는 거 같습니다."


너무도 중요한 이야기를 한바탕 내뱉고 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인사팀장은 보고서 마무리는 인사팀에서 하겠다고 했고 주로 과거 평가안을 분석한 내용을 참고하겠다고 했다.



상대평가의 장점 VS 상대적으로 일하는 직원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스택랭킹(Stack Ranking)’으로 알려진 직원 평가보상시스템을 폐지했다. 직원을 대상으로 1~5점으로 점수를 매기면서 상대 평가하여 필연적으로 저성과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없애버린 것이다.


GE도 제프리 이멜트 CEO 체제로 넘어가면서 잭 웰치 시대의 강력했던 상대평가와 해고 시스템을 폐지했다. 단지 리더가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무엇을 할지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직원을 동기부여 하는 것이 핵심임을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이다.


물론 기업이 갖고 있는 문화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가 공동체적 문화가 있는지 경쟁적 문화가 더 큰지를 보고 더 체질에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보상 차별화가 먼저인지 직원의 역량 증진이 먼저인지에 따라서 선택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성과제가 아닌 호봉제로 해도 경영의 성과를 정의하고 조직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그게 정답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만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가 방법에 대해 기업 내에서 변화의 담론이 오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평가받고 있지만 평가라는 단어를 금기어처럼 다루었던 기업 내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평가와 보상에 대한 신상필벌의 균형, 성과의 정의와 인재상 등을 다시 공론의 장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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