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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휴업소동: 교육자라고? 사업가일 뿐

조회수 2020. 12. 24. 17: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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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공립유치원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출처: 한겨레

그들은 교육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아이들을 인질로 삼았고, 아이들의 학부모들에게 막대한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최종 휴업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보여줬던 모습은 그들을 '교육자'가 아닌 '사업자'로 재확인시키는 역할만 하였습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오락가락 행보

  • 9월 8일- "18일과 25~29일 두 차례에 걸쳐 휴업을 하겠다!"
  • 9월 15일- "교육부와 합의를 했기에 휴업은 철회하겠다!"
  • 9월 16일- "다시 휴업을 강행하겠다!"
  • 9월 17일- "휴업 계획을 공식 철회하겠다."



유치원의 사유재산 인정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이번에 집단행동을 한 것의 핵심은 '유치원의 사유재산 인정'입니다. 이들은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고, 사립유치원도 국공립유치원에 준하는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사립유치원을 만들기 위해서 막대한 사유재산을 들이니 그에 따른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었고, 국가가 해야 할 교육을 자신들이 담당하고 있으니 일종의 '시설 임대료'를 내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돈은 시설에 대한 임대료 성격이라 유치원 회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고스란히 유치원 설립자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 달리, 정부는 지원이 아니라 오히려 감독을 강화하려고 하였습니다.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강화시키는 것이었죠. 그래서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폭발하였습니다. 마치 종교세를 거부하는 깜깜이 종교단체처럼 말이죠.


이달부터 사립유치원 재무회계규칙이 강화되었습니다. 유치원을 사립학교처럼 여겨서 회계관리를 강화하게 됩니다. 이에 원장들은 다음과 같은 요구를 교육부에 하였습니다.

누리과정비를 유치원이 아닌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형태로 바꿀 테니, 감사 항목에서 빼 달라.
설립자 재산 기여를 인정해달라.

왜 이렇게 반발이 심할까요? 투명하지 못한 운영을 하는 게 아닐까 일견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유치원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공립과 사립으로 나뉘고, 국공립은 다시 병설과 단설로 구분됩니다. 병설은 초·중등 학교에 설립돼 교장이 원장을 겸하고 규모가 작습니다. 단설은 별도의 부지에 설치돼 전문적이고 대규모로 운영됩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곳은 국공립 단설 유치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자녀들에게 가장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단설 유치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이고, 국공립 단설유치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정말 많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는 24% 정도로 추산됩니다. 76%의 아이는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국가가 계획에 맞춰서 딱딱 국공립 유치원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가파른 경제성장과 핵가족화 과정을 겪으면서 폭증하는 유치원 수요를 감당하기란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과거 정부는 교육을 민간에 맡겼습니다.


사립유치원의 설립자들은 사비를 들여서 부동산을 사고, 시설을 만들어 유치원을 운영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 방식으로 돈을 법니다.

자신을 원장이나 행정실장 등의 직책으로 등재해 '급여'를 받는다.
감각상각비 등을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사립유치원 선생님들의 급여는 형편없습니다. 국공립유치원의 선생님들보다 터무니없이 적습니다. 물론 국공립유치원 선생님들이 '임용고시'를 통한 좀 더 전문적인 능력이 보장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처우는 엉망진창인 상황에서요.

출처: 월드투데이

이번 사태는 철저히 돈의 문제였습니다.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정부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 이런 짓을 행했고, 애꿏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습니다. 비록 실제 휴업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휴업을 예상하고 회사에 눈치를 보며 연차휴가를 낸 사람도 많습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사업가' 행태를 보면서, 이들이 과연 계속해서 유치원 운영을 할 생각이 있는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이들은 아마 일반인들보다 더 잘 알 것입니다. 점점 줄고 있는 아이들의 수를 보면서 유치원 운영도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들은 어떻게든 투입한 비용을 회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근데 이 비용을 학부모들에게 걷을 수는 없으니 정부한테 땡깡을 부리는 것이지요.



하루라도 빨리 돈을 회수하고, 부동산 가격이 높을 때 팔려는 수작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부는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사립유치원 사태는 사립유치원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교육자가 아니라 사업가에 불과하며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는 무책임의 끝을 보여줬습니다.


국공립유치원이 더 만들어져야 합니다. 저들에게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없습니다.


원문: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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