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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의 갑질을 공정위에 고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조회수 2017. 9. 21. 18: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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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갔다가 살만한 책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겨우 문학과지성사의 심보선 시인의 새 시집과 문지시인선 500호 특집을 사서 나오며, 이렇게 읽을 책이 없고 읽을거리가 없는 책이 팔리는데 ‘나는 책 기획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없는 게 아니라 안 보이도록 해둔 거군요. 노출되는 책만 팔리니 노출을 위해 출판사는 서점에 돈을 쓰고 미디어에 돈을 씁니다. 그 돈을 콘텐츠 개발에 쓰면 좋으련만…… 그래도 전 꿋꿋하게 기획을 하겠죠?”

한 출판기획자가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교보문고에 가도 고를 만한 책이 없어 30분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온 가족이 서점에 갈 것을 권했다. 아이들이 책을 골라오면 왜 책을 사려고 하는지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라고 했다. 그리고 몸이 끌리는 책을 고르라고 했다. 서점만큼 돈이 안 드는 기초문화 생활공간이 있던가?

나는 이제 서점이 가지 말 것을 권유해야 할 판이다. “서점에는 가십시오. 그러나 매대에 깔려 있는 책은 모두 광고비를 준 책 이라서 쓰레기입니다. 그러니 깔려 있는 책은 절대로 사지 마시고 구경만 하십시오.”라고 말해야 마땅하다. 아니면 침묵을 지키던가.


내가 침묵을 지킨다고 해도 대형서점들은 망해갈 것이다. 손님이 오지 않는데 장사가 될 것인가? 이미 한 대형서점 체인은 부도설이 돌았다. 어쩌면 그것은 곧 현실이 될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깔려 있는 책이 과연 쓰레기만 있는 것인가?


“대형서점의 책 전시용 매대 사용료, 도가 지나치다. 한기호 소장의 글은 대형서점의 처사에 대한 신호탄이 터진 거라 생각한다. 왜 비분강개하는 걸까? 서점이 단순히 장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대 전제 아래 출판사와 독자를 이어주는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리라. (중략)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어쨌든 팔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점의 프레임대로 광고하고 매대를 산다. 출판하면서 매출대비 광고비가 적게는 20%, 많게는 50%를 대형 서점에 내게 된다. 더 초과하는 경우도 들었다.

이게 정상적인가? 팔아서 서점에 판매이익보다 더 주는 경우도 있다. 2010년? 부터 매대비는 조금씩 증가하다가 이제는 시나브로 관례가 되어 집행한다. 사장님들도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냉가슴이다. 우리 주변을 떠도는 체념과 비관에는 이런 배경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가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우리 모두는 너무 생존에 눈멀어 있다. 생존전략과 함께 가치전략도 같은 비중으로 가야한다. 대형서점의 매대비용은 또한 부익부 빈익빈을 부채질하는 불평등한 구조다. 돈이 없는 출판사들도 좋은 책을 내면 서점에서 좋은 책으로 추천하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좋은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대형서점의 모습을 회복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모두들 책을 팔려면 대형서점의 광고는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광고를 집행해보고나면 이익이 나기는커녕 빚만 늘어난다는 것을 알고는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감각이 마비되었다. 그러니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출판사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한국출판이 망조가 든 것은 파주 출판도시가 들어서고부터다. 그들은 책에 투자하지 않았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보려는 이기심으로 뭉쳤으나 현금이 부동산에 잠겨버렸다. 그다음에 내장이 모두 드러났다. 자식과 자신의 안위만 챙기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에 파주에 존재하는 출판사에서 매출이 성장한 출판사를 찾아보라! 나는 아무리 꼽아도 두 군데 이상으로 꼽기가 어려웠다.


초창기 파주 출판도시의 주역이었던 이, 지금도 지도자로 일하고 있는 이가 운영하는 출판사 건물도 매물로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


그 건물이 인간이 살기에는 매우 불편하게 지어져 있는 데다 매물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니 잘 팔리지는 않겠지만 이만한 몰염치가 있는가?


이들은 지금도 책 한 권만 잘 팔아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 한순간에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그들이 대형서점의 매대를 사는 것을 하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


대형서점의 횡포는 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들의 손실을 매장을 팔아가며 출판사에 전가ㅎ고 있다. 잘 팔리는 본점이나 지점만 팔아서는 곤란하니 지역을 묶어서 한꺼번에 판매한다. 그런데도 매대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감각이 마비되어 버렸다.


판매자가 판매력을 이용해 출판사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갑질’이 아닌가? 요즘 갑질을 잘못 하면 하루아침에 쪽박을 차게 마련이다.


우리는 대형서점의 갑질에 저항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대형서점의 ‘갑질’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면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위법이 아니라면 상식의 위반으로 독자의 가슴에 고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여러분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원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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