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에 살 수는 없다

조회수 2017. 8. 9. 19: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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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70만 가구 중 33만 개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고 이렇게 일괄적인 규제를 도입해야 할까?

강남 아파트 값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기사들이 올라온다. 그래서 찾아봤다.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기준으로 전국 주택 수 16,367,006호, 이 중 아파트는 9,806,062호, 서울 아파트는 1,636,896호다. 전국 주택의 10%가 서울 아파트다. 서울 아파트 중 강남 아파트는 133,127호, 서초 아파트는 90,084호, 송파 아파트는 111,685호로 강남 3구 아파트는 총 334,896호다. 전국 주택의 약 2%가 강남 3구 아파트다.


아직은(?) 고소득이라는 애널리스트를 수년째 하고 있음에도 나는 강남 3구에 아파트를 사는 것을 애초에 포기했다. 물론 나도 강남 3구에 번듯한 새집을 갖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OECD 선진국, 자본주의 국가에서 월급 모아 강남 3구에 번듯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도시는 매우 매우 찾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그런 도시는 없다, 라고 쓰려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니, 소심하게 매무매우 찾기 어렵다는 표현을 썼다)



출처: JTBC

왜 우리는 강남 아파트 가격을 신문 1면에서 봐야하나?


벤츠 신형 가격이 1억 5천이든, 2억이든 밴틀리 가격이 얼마가 되든 신문 1면에 나올 일은 아니다. 그런데 강남 아파트에 대해서는 유독 민감하다. 우리나라만큼 민감한 나라도 없을 것 같다.


나도 강남에 살고 싶고 밴틀리도 타고 싶다. 하지만 자본주의 국가라면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강남 집값 미쳤다, 라고 할 때 정부가 그래, 미친 집값 내가 잡아줄께, 라고 하며 서울 전역에 대출규제를 이토록 급격히 가한다는 것이 과연 OECD 선진국, 자본주의 국가에서 합리적인 방안인지 의문이다.


서울 370만 가구 중에 33만 개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고 이렇게 일괄적인 규제를 도입해야 하는 걸까. 33만 개의 강남 3구 아파트가 모두 투기세력이 아닐 것임을 우리는 안다. 물론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시대, 유동성이 넘치는 시국에 그만큼 집값 잡기가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 정부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초이노믹스가 없었더라면 아파트는 자연스레 미분양이 나면서 사실상 후분양제로 가고 있었고, 국민들도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 정부가 초이노믹스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정책 상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전 정부도 정부다. 국가가 했던 일의 결과물이 연말부터 입주 물량 증가로 나타날 텐데 전 정부가 한 일들이라서인지 현 정부는 이를 아주 심각하게 고심하지는 않는 것 같다.


부동산을 얘기하다보면 정부 정책을 빼놓을 수 없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찬반이 엇갈린다. 정당과 부동산을 왜 묶어야 하나? 강남과 비강남,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편가르기 싸움을 붙이는 건 언론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민심이 그리 움직이니 정부도 이런 대책을 내놓는 게 아니겠나.


내가 바라는 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서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급등, 급락하는 일들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다. 아파트 토지매입부터 분양, 입주까지 최소 5년 이상, 10년이 걸리는데 정권 바뀔 때마다 정책이 180도 바뀌면 공급자나 수요자나 어찌하란 말인가. 강남 3구 집값을 아무리 떨어뜨려도 서울 370만 가구가 모두 강남에 살 수 없다는 것 만큼은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사실 아닌가.


재차 말하지만 나도 강남에 살고싶다. 그래도 안되는 건 어쩔 수 없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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