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ㅍㅍㅅㅅ

고독이 당신을 구원할지어다!

불안증후군의 시대,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어야 한다.

1,11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고독을 잃어버린 시대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 이상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장 자크 루소의 미완성 유고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자못 비장한 어투로 시작한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썰인데,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루소는 속세를 떠나 은거에 들어간다.


자신의 원칙을 증명이라도 하려는지 루소는 총 10번의 산책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써 내려 간다. 결국 10번째 산책은 완성하지 못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지만 고독한 명상을 통해 불행한 운명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방법, 즉 행복을 느끼고 떠났다.

루소

고독한 명상이 어떻게 행복을 불러오는 것일까? 루소가 살았던 18세기 프랑스는 초미세먼지가 없어서 자연에서 심호흡만 하면 됐단 말인가.


정답은 인간관계와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루소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이전에 『고백』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를 통해 그와 대립했던 학자들, 자신을 향한 세상의 지탄과 화해하려 했다. 그 두 권의 자전적 작품으로도 여의치 않자 자연으로 돌아가 고독한 명상을 했던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스마트폰의 홍수 속에 SNS 알림을 예의주시하고,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휴대전화가 울리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불안증후군의 시대’가 아니냔 말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의 저서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에서 한 달에 무려 3,000여 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미국의 한 10대 소녀를 예로 들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결국 그 소녀는 10분 이상은 계속 누군가와 이야기한 셈이고, 이는 그 소녀가 혼자서만 지내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꿈, 걱정, 희망 같은 것들을 고민하면서 홀로 있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소녀는 이제 다른 친구들이 없을 때, 과연 사람들이 자기 혼자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하는지, 혼자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며 웃거나 울어야 하는지 거의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소녀는 혼자서 지낼 수 있는 기술을 배워볼 만한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사실 그 소녀가 홀로 있지 않다는 그 상황이 바로 혼자 지낼 수 있는 기술을 연습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바우만의 분석대로 해법은 단순하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면 된다. 얼마 전 내 아이폰의 배터리가 소진돼 장장 6시간 동안 본의 아니게 스마트폰 없이 지낸 적이 있다. 스마트폰 없어도 할 거는 많더라. 내 앞에 술병이 쌓여서 문제였지만.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불안을 떨쳐버릴 해법으로 고독을 예찬하는 사람은 바우만 말고도 많다. 그 중 사이토 다카시는 고독과는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다. 『잡담이 능력이다』로 우리나라에서 ‘잡담’ 열풍을 일으킨 메이지대의 괴짜 교수이기 때문. 하지만 다카시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도 집필했는데, 무려 14년 동안 일부러 고독하게 지냈다고 고백한다. 어불성설도 이런 어불성설이 없다. ‘잡담이 능력’이라더니, 그 잡담은 혼잣말이었던 걸까.


다카시가 밝히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전형적인 자기계발의 내용과 일치한다. 중요한 순간에는 관계도 끊어야 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기 긍정의 힘을 기르라 말하며, 심지어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평상심을 유지하라는 꼰대스러운 쐐기까지 박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참고할만한 대목도 있다.

남자들이 ‘음, 멋진 혼자만의 시간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을 장면이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이 멋지게 맥주를 마시는 장면 정도일 것이다. 그 정도로 남자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정형화되어 있다. 담배, 중절모, 트렌치코트로 상징되는 미국의 옛 영화배우 험프리 보가트가 완성시킨 남자의 세계에 수십 년 동안 발만 담근 채 아무런 변화 없이 지내온 것이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각자의 방법을 찾아 고독을 즐기라는 것이다. 당장 나만 해도 내 차의 엔진오일을 손수 갈고, 바닥도 걷어내는 등 DIY를 한다. 당신도 건담을 만들거나 레고를 조립하면 된다.


『파우스트』의 괴테는 “재능은 고독 속에서 가장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며 고독을 예찬했고, 『생각 버리기 연습』의 고이케 류노스케 또한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래, 이제 ‘고독의 힘’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다.

다만… 기혼자인 나로서는 아무리 발버둥 치려 해도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거참 눈물 나네). 그러니 조금이라도 여력이 되는 청춘들이라면 기꺼이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자.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은 어떻게든 있다.


원문: BOOKLOUD / 필자: 김신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