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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하면 망한다'를 '믿고 맡기는 외주'로 바꿔 연 100억까지: IT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 박우범 대표 인터뷰

조회수 2017. 8. 2. 16: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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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도 개발자도 '통역'이 필요하다.

1. 개발자 일 못한다는 클라이언트, 돈 못 받는 개발자… 헬조선의 현실을 바꾸다


리승환: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박우범: 위시켓(wishket)이라는 온라인 IT 아웃소싱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박우범입니다.


리: 어떤 아웃소싱을 받고 있습니까?


박: 주로 기업들의 IT 프로젝트 외주죠. 앱, 웹 개발, 디자인…


: 개발과 디자인만 하는 건가요?


박: 처음에는 마케팅, 작문, 번역 등 다 했어요. 그런데 마케팅이나 번역은 누가 실력 있는지도 어느 정도 드러나 있고, ‘좋아요’를 늘려 달라거나 등 업무 지시를 뚜렷하게 내릴 수 있어요.


반면 개발은 문제가 엄청 많았어요. 누가 잘하는지 알기도 힘들고, 해놓고도 이게 제대로 한 건지, 확장성은 확보하고 개발한 건지… 이러한 의뢰자와 작업자, 양측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고자 했어요.

작년 사진. 현재는 10kg 이상이 더 쪘다.

리: 역으로 마케팅이나 번역이 뚜렷하게 잘 하는 사람을 가리는 건 쉬워 보이는데요.


박: 창업 초기에는 당장 돈 버는 것보다,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문제가 많은 시장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면 언젠가 돈이 올 거라는 생각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 시장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당장 확장해서 돈을 더 버는 것보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시장의 문제를 잘 해결하자는 쪽에 가까워요.


리: 그 문제는 잘 해결하고 있나요?


박: 월 거래액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지만, 의뢰자와 작업자가 서로에게 남기는 평가 점수가 만족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걸 보면…


리: 어쩌다가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박: 이 문제를 알게 된 뒤 기업의 IT 담당자, 프리랜서, SI 사업자 등 500여 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어요. 기업 측에서는 공통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던 게, 개발사나 프리랜서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찾고 나서도 이 사람이 정말 잘 하는지 모르겠다, 견적가가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당황하시죠. 3개월 만에 끝낼 일이 1년으로 늘어지고 프로젝트 빵꾸 나는 일도 많고요. 반대로 프리랜서나 작은 개발사 쪽은 돈을 제때 안 준다, 처음에 이야기한 것 이상으로 일을 시키고서는 불평이다…

그러하다

리: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박: 프리랜서는 일을 언제 딸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여유가 없어도, 본인의 기술역량과 안 맞아도 일단 일을 막 받을 수밖에 없어요. 개발자들이 실력이 없는 게 아니에요. 일에서 주도권이 없는 거죠. 반대로 발주하는 쪽의 문제는 개발을 잘 모른다는 거에요. 그러다 보니, 자꾸 해달라는 일은 늘어나고, 그러다 보니 잔금을 주네 안 주네… 하면서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죠.


리: 적당히 서로 양보하며 끝낼 수 있지 않나요?


박: 어쩔 수 없는 게… 의뢰자도 작업자도, 서로를 잘 모르잖아요. 리스크 매니징하는 수단이 돈밖에 없어요. 의뢰자는 좋은 개발자 찾기 어렵고, 작업자는 의뢰자를 믿고 계약하기 어렵고…


그래서 보통 지인 소개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건 또 문제가 있는 게… 추천인의 신뢰 기반이다 보니, 계약서를 대충 쓰거나 안 써요… 이런 경우에는 추후에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죠.. 사실 계약서를 잘 써도, 서로가 그 내용에 관해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계약서 조항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리: 그래도 한국 개발자들이 꽤 실력이 좋은데, 만족할 만큼 안 나오나요?


박: 이게 진짜 골 때리는 건데, 의뢰자마다 ‘좋다’는 기준이 다 달라요. 연인으로 비교하면, 다 잘난 놈이라 해도, 누구랑 잘 맞다고 저랑 잘 맞는 게 아니잖아요. 외주를 맡길 때도, 딱 맞는 좋은 작업자의 기준은 모두 달라요. 저희가 해결해야 할 이슈가, 그런 나에게 맞는 ‘좋은 작업자’를 찾아주는 거고요.

선택의 문제다



2. 외주 개발자에게 속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발주자인 나였다


리: 그나저나 어쩌다 이런 시장으로 뛰어들게 된 건가요?


박: 사실 저희가 처음 서비스를 만들 때 외주 개발사에서 한없이 미루다 시작도 못하다 보니, 열 받아서 이런 거 만들자…..


리: ……


박: 지나고 보니 제 잘못이 더 컸어요. 잘 모르는데, 모른다는 것도 몰랐고. 주변에서 알려줄 사람도 없었죠. 프로젝트 맡기고 땡이 아니라, 계속 관리하면서 개선했어야 하는데, 그냥 물건 사듯이 개발자 믿고 손 놓고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열 받아서 당시 프리랜서로 유명한 동네 형(…) 불러서 한 잔 사달라 했죠. 그러니까, 그 형은 자기들 개발자도 돈 못 받는 경우 허다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술 취해서 헛소리하지 마라, 호구 잡힌 게 누군지 안 보이냐… 하다가, 정말 그런 문제가 많다면, 이거야말로 사업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한 거죠.

그렇게 시작…

리: 원래 아이템은 뭐였죠?


박: 좀 멋있는 아이템이었어요. 창업할 때 제가 대학생이었는데, 대학생들 스펙 쌓는 것과 경제활동이 너무 분리돼 있잖아요. 이 둘을 이어보자… 그렇게, 능력 있는 대학생들과 학교 주변 소상공인 잇는 사업을 했어요. 대학생 한 6천 명 정도 모았고 연결도 많이 했어요. 컴공과 애들이 홈피 만들어주고, 경영학회에서 가게 컨설팅하고, 사진 동호회 애들이 메뉴사진 바꿔주고… 정말 뿌듯했죠.


리: 잘 됐는데 왜 접은 거죠?


박: 돈이 안 되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어요. 뭔가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돈까스집과 경영학회를 이어줬는데, 사장님이 연결 수수료 8만 원을 돈까스로 쏘겠다는 거예요. 순간 쎄하더라고요. 그래서 제대로 플랫폼 만들어야겠다고 외주 맡겼다가 3개월만에 만들겠다는 게 9개월만에 도착하고… 그 경험 덕택에 위시켓을 만든 거죠.


리: 아니, 솔직히 그딴 아이템(…)이 될 거라 생각한 겁니까?


박: 제가 어릴 때부터 좀 자신감이 넘쳤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중고거래 마진 떼어먹으며 월 100만 원 만지던 때도 있었고, 대학 와서도 텔레마케터로 카드 상담하면서 전국 탑 찍었어요. 오죽하면 텔레마케터 알바 2개월 만에 신입직원 교육할 정도였어요.

신뢰 가득한 텔레마케터의 답변

리: 대체 어떻게 그런 실적을 낸 거죠…


박: 일단 제가 목소리가 좀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결국 맞춤형이에요. 텔레마케팅은 콜 대기하다 갑자기 고객정보가 뜨며 전화가 연결돼요. 그때 아주머니들 같으면 지금 카드 부가서비스 동의하면, 바로 애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기프티콘 드리겠다, 젊은 친구들 같으면 워터파크 70% 할인된다, 안 쓸 거면 친구 선물 주면 엄청 좋아한다… 이런 식으로 영업했죠.



3. 린 스타트업 3원칙: 빠르게 도전하고 빠르게 망하고 빠르게 피드백 받기


리: 첫 번째 창업에 실패하고 그 역경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박: 이겨냈다고 하기엔 가진 게 없어서 크게 잃을 것도 없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네이버에 ‘창업’ 검색하고(…) 정부에서 교육 들으면 2천만 원 빌려준다기에… 가서 사오십대 아저씨, 아줌마들과 함께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기(…)’ 같은 교육 듣고 빌린 2천만 원 까먹은 게 다였어요. 그래도 20대였으니, 같이 창업한 두 명이랑 과외, 공모전 같은 거 잔뜩 하며 어찌어찌 먹고는 살았죠. 공모전 통해서 사무실도 얻게 된 거고…


리: 셋 다 회사생활도 개발도 몰랐는데, 어떻게 위시켓을 돌릴 생각을 했죠?


박: 대학생이다 보니 돈은 없어도 시간은 많고 체력은 좋고… 그냥 3~4개월 동안 미치도록 전화 돌리며 무작정 인터뷰만 했어요. 그러다 『린 스타트업』이란 책에 빠져서, 그냥 프로토타입 만들어서 가설 검증부터 하자며 구글 독스로 프로젝트 신청을 받았어요.

출처: 수지님의 브런치
당연히 초기엔 전혀 린하지 않았다고 한다(…)

리: 의뢰는 좀 오던가요?


박: 아뇨. 전혀… 심지어 신청한 사람도 전혀 진지하게 보지 않아서(…) 그래서 잡코리아 같은 잡포털에 채용공고인 척 외주공고 올려놓은 회사 사무실들에 찾아가서 돈 안 받을 테니, 외주 맡기는 사람 좀 찾을 수 있게 좀 도와 달라고 했어요. 어차피 그쪽도 손해 볼 것 없으니까 일을 좀 주더라고요.


그렇게 성사된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의뢰자와 외주 작업자의 니즈를 알게 됐어요. 그때 즈음 정부지원금 7천만 원을 받게 돼서, 이제 좀 제대로 해보자 생각했죠.


리: 제대로 하는 게 뭐죠?


박: 이제 PC도 사고, 드롭박스도 좀 써보고,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외주 맡기고… 이전에는 시간 많다고 생각하니 다 직접 했어요. 그런데 디자이너에게 맡기니 우리가 1주일 한 게 1시간 만에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친 김에 위시켓에 디자인 외주도 좀 키우자(…) 아무튼 확실히 효율화가 많이 됐어요. 일단 돈을 쓰니까 똥인지 된장인지 알겠더라고요.


리: 똥인지 된장인지?


박: 노가다 아무리 해봤자,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페이스북 광고 때리니까 반응이 바로바로 나오더라고요. 예로 광고 카피를 “정부지원사업 외주를 위시켓에서”라고 쓰니, 댓글로 욕이 한 사발 달렸어요. 그런 식으로 욕먹어가며 조금씩 유저 반응을 살필 수 있게 된 거죠(…) 시행착오를 통해서 내부에 노하우가 하나하나 쌓였어요. 그렇게 해서 차근차근 성장하며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출처: 뉴스토마토
가난했던 시절

리: 그래도 수수료 기반이라, BEP 맞추기에 쉽지 않은 아이템 같은데요.


박: 의외로 저희는 BEP는 잘 맞췄어요. 그냥 버는 돈에 맞춰 가난하게 살아서(…) 돈 많이 못 벌면 광고비 제로로 한다거나… 그것도 안 되면 그냥 월급을 안 가져가고 알바를 뛴다거나… 그래서 투자 받기 전까지는 계속 BEP 상태였어요. 이게 엄밀하게 재무적으로 BEP는 아니겠지만…


리: 현재 매출이 어떻게 되지요?


박: 거래액 기준으로 정말 드라마틱하게 올랐죠. 처음에 만들고 1년 동안 거래액이 3억이었는데, 그 뒤 1년 동안 30억 원, 또 1년 동안 60억 원… 지금도 계속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올해 거래액은 100억 정도 예상합니다.


리: 수수료는 어떻게 되지요?


박: 수수료율은 처음부터 계속 10%였어요. 솔직히 너무 단순한 프라이싱인데… 기존 시장을 뒤엎으려면 좀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프라인에 IT보도방이란 곳이, 의뢰자와 개발자를 이어주는데, 보통 수수료가 20%인데다가 수수료율을 공개를 안 하는 곳도 많아요. 우리는 당장 돈 못 벌더라도 플랫폼을 추구하고 수익모델은 차차 만들자는 생각이었죠.



4. 클라이언트도 개발자도 ‘통역’이 필요하다


리: 그렇게 해서 투자의 세계로…


박: 메가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억을 받았는데, 투자는 좀 운이 좋았어요. 마이리얼트립에 투자한 스마일게이트의 백인수 팀장님이 홈페이지 외주를 맡기려다 저희를 알게 된 거죠.


그런데 그분이 우리 상태를 보고, 본인이 답답해하며 4~5개월 코칭을 해줬어요. 그 과정에서 IR 자료 만들며, 처음으로 미래를 상상해보는 훈련을 했어요. 하루살이처럼 사업하다가… 내부적으로 매우 큰 도움이 됐죠. 정말 파트너십 형태로, 마치 회사 멤버처럼 도와주셔서 지금도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리: 위시켓은 어떤 장점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거래가 늘어날 수 있었을까요?


박: 기본적으로 문제의 시작은 의뢰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잘 정의하지 못하는 데에서 시작해요. 예로, 막연히 ‘페이스북 같은 거 만들고 싶다’고 하면 개발자는 뜨악해요. 프로필 따야 하고 타임라인 알고리즘 기획해야 하고 광고모델까지… 그런데 사실 의뢰자는 ‘친구 소식만 뜨면 된다’ 일 수 있거든요. 개발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의 소통이 힘들었던 거죠.


리: 그것을 어떻게 해결한 거죠?


박: 내부에서는 ‘통역’이라고 표현해요. 클라이언트, 즉 의뢰자와 10~20분은 기본으로 통화해요. 각종 질문을 하며, 개발자가 알아듣기 쉽게 통역하죠. 그렇게 요구사항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요. 그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작업자에게 견적을 받으면, 서로 간에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확 줄어들어요.

출처: 인벤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다.

리: 개발자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만…


박: 또 의뢰자에게 작업자의 공수를 설명하는 것도 최대한 자세하고 간결하게, 의뢰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로 페이스북에 알림 1 뜨는 게, 의뢰자에게는 간단해 보여도 브라우저와 서버가 실시간으로 통신하는 것을 지연 없이 완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걸 하나하나 데이터로 쌓다 보니, 점점 통역도 빨라지게 되죠.


리: 그 밖에는 또 어떤 역할을 하나요?


박: 계약서를 명확히 쓰는 일도 중요한데, 이를 중간에서 다 컨트롤해요. 특히 보통 계약서는 ‘뭘 해야 한다’ 고만 정의하는데, ‘뭘 하지 않는다’도 만만찮게 중요해요. 이를 명시하지 않으면, 나중에 온갖 어려운 일을 하자보수라는 명목 하에 해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외에도 에스크로 형태로 돈을 보호하는데, 의뢰자는 계약금 손실에 대한 위험이 줄고 작업자는 작업을 하고 돈을 못 받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죠.


리: 투자 이후에는 어디에 주력하고 있나요?


박: 투자 전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BEP 맞추며 수익으로 재투자할 것인지, 투자금으로 파이 빨리 키울지. 우리는 후자를 택했어요. 수익이 늘어서 BEP 왔다 갔다 하면 또 투자를 늘리고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내부 자동화로 좀 더 손쉽게 의뢰자와 작업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해요.

올해 1분기만 이 정도가 성사됐다
출처: seokjun.kr (디자이너: 오정엽)
디자인은 그 나름의 지옥이다



5. 외주 잘 쓰는 것이 진정한 능력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리: 지금까지 나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는데, 그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박: 직원들의 힘이 가장 크겠죠. 저는 성장, 그러니까 인생에 욕심이 많은 사람을 좋아해요. 특히 효과와 효율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효과 검증에 효율을 들이대지 않고, 현명하게 일하는 사람을 뽑으려 노력해요. 또 좀 넓은 범위에 두루 관심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 두 관점에서 사람을 늘리니, 자연히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리: 앞으로 그리는 위시켓의 미래상은 뭐죠?


박: 회사 지표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사람들이 IT 아웃소싱에 대한 생각과 인식이 바뀌는 게 목표예요. 한국사회에서는 소프트웨어 외주라는 게 너무 저평가돼 있어요. 기업이 요즘 과업을 처리하는 방식은 셋이잖아요. 신규 채용, 기존 직원들의 직접 해결, 외주… 그중 유독 소프트웨어 외주만 너무 천대받는데, 이게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생각해요. 그 인식을 바꾸려면, 위시켓이 더 좋은 플랫폼이 돼야 하겠죠. 할 수 있다면, 디지털 노마드 시대도 앞당기고 싶고요. 그러면 좀 더 사람들이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실제 디지털 노마드의 삶

리: 갑자기 멋있는 말을 늘어놓는군요(…)


박: 일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위시켓 통해 드디어 프리랜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되었다거나, 위시켓을 통해 삶의 안정을 찾았다는 이야기예요. 우리가 앞으로 변해가는 일자리 형태에 많이 기여하는 걸 느낄 때 특히 뿌듯한데… 저희 고객이신 한 부부는 남편은 인텔 출신 개발자고 아내는 에이전시 디자이너였는데, 위시켓을 만난 이후 세계 여행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아웃소싱 주는 기업들도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곳이 많은데, 보람을 느끼죠. 예로 전통적 제조 공장에서 좋은 개발자를 만나서 아이패드로 작업 공정을 바로 출력할 수 있게 했다거나…


리: 주로 어떤 사람들이 외주를 맡기면 좋을까요?


박: 여러 이유들이 있는데 ‘기업의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 외주를 맡기는 사람이 쪽이겠죠. 그 외에도 갑작스럽게 일정이 당겨진 급한 일이나, 내부에서 단발성 이슈가 생겼는데 다시는 안 필요한 그런 일… 혹은 내부에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 있어요.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예를 들어 지방에 있는 제조업체는 개발자 뽑고 싶어도 힘들거든요.


리: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하자면?


박: 그 밖에도 스타트업들은 초기에 사업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시장 반응을 실험하는데 많이 사용하세요. 기초적인 프로덕트도 없을 때 사람을 채용하기도 힘들고, 채용하고 나서 아이디어가 시장에 택도 없이 안 먹힌다… 이럼 뭐 다 해고할 수도 없고.. 최근 100억 투자받은 블랭크TV도 사이트 만들 때 저희를 활용해요. 맞는 외주 작업자를 찾으면 계속할 수 있고, 필요하면 그 개발자를 채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출처: 셀레브
백억 투자 받은 남대광 대표의 위용

리: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박: 외주 관련해서 안 좋은 이야기가 많이 도는데, 정작 성공한 이야기는 숨기는 것 같아요. 전 갈수록 외주 잘 맡기는 게 매우 중요한 능력이기에, 더 당당하게 이런 성공담을 자랑했으면 좋겠어요. 내부에 좋은 PM을 두고, 외주를 잘 활용하면 칼 하나 들고 싸우다가 방패까지 들고 싸우는 셈이거든요.


리: 창업하려는 후배들에게도 한 마디 하자면?


박: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10살 터울 이상 선배들하고도 친했는데… 선배들 아무리 잘 나가는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해도 제가 원하는 삶이 없더라고요. 창업, 취업, 고시, 대학원, 로또… 이 중에서 제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창업과 로또만 있더라고요. 그래서 창업을 했어요. 무조건 창업이 좋다, 나쁘다기보다, 자신이 40세, 50세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이 됐으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리: 로또는 어떤가요?


박: 로또도 창업 이후 꾸준히 일주일에 5천 원씩 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5천 원 이상 된 적이 없어서, 로또도 제 길이 아니구나. 그냥 사업이나 열심히 하자…


리: ……


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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