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비정규직 고용의 특성과 시사점

조회수 2017. 7. 6. 11: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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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윤에 죽고 산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 부문으로 ‘노동시장 관행’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노동시장 관행”이라고 한 것은 노동시장과 관련된 법률이나 제도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현재 상황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경제동향&이슈』 2017년 6월호에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고용의 특성과 시사점 – 통계청의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자료를 중심으로》라는 흥미로운 보고서가 포함돼 있다.

보고서의 요약 부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중은 추세적으로 하락하다 최근 상승세로 전환되어 33%대 근접하였고 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시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규모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2.2% 증가

– 세계 금융위기 이후 비정규직 유형별 증가율(연평균, %): 시간제 9.3, 한시적 1.4, 비전형 0.6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비정규직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근로소득양극화가 심화되어 심각한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영세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고용안정성이 취약한 근로계층은 더욱 증가

인구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면서 중고령층과 여성의 비정규직 고용이 서비스업 시간제 일자리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

주된 직장에서 은퇴연령이 빨라지고 있는 장년층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우가 증가

– 현재의 추세라면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20년대 이후에는 고령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더 높아질 전망

여성근로자가 결혼,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경우 시간제 비정규직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 높음

–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으며 40대와 50대에서 남녀 비정규직 비중 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남

청년층(15~29세)의 비정규직 비중도 35%에 달하고 비정규직 규모도 최근 3년간 연평균 3.2% 증가

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이 약화되고 경제의 서비스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중소규모 사업체 서비스업에서의 시간제 비정규직이 가파르게 증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따른 근로소득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개선하고 고용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고용안정화 대책이 필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시간제 비정규직의 임금수준과 사회보험가입률, 근로복지수혜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 필요

– 시간제 근로자의 상대임금수준을 개선하고 사회보험의 법적인 적용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마련 필요

– 시간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74.1만원으로 1인가구 최저생계비(2017년 기준 99.2만원)에 미치지 못하며 시간당 명목임금도 8,300원으로 한시적(9,600원), 비전형 근로자(10,900원)에 비해 낮은 수준

– 비정규직 전체의 월평균임금(149.4만원) 수준은 2인가구 최저생계비 미만
서비스업 중소규모 사업체에 근무하는 경력단절 여성, 중고령층, 청년층 시간제 일자리의 고용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 필요

– 일정 기간 이상 시간제 일자리를 고용한 사업체에 대해 세제혜택 부여하거나 근로자의 사회보험가입금을 보조해주는 등의 유인책 고려

– 고용 형태별 평균근속기간(2016년 기준, 개월): 정규직 89, 비정규직 29(한시적 30, 시간제 20, 비전형 30)이며 시간제 근로자의 66.0%가 1년 미만 근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한 노동공급 확대와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여성 및 중고령층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여건 개선이 필요한 상황

이렇게 보고서는 한국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현황을 정리하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 비정규직의 임금이 생활비 등과 비교할 때 낮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물론 월간 이슈 보고서인만큼 연구의 폭과 깊이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알지만, 결론이 너무 표피적이다.


나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비정규직 비중이 커진 책임을 기업들의 탐욕에만 돌려서는 부작용을 해소할 답을 영원히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탐욕스러운 것은 따지고 보면 기업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기업의 탐욕 때문에 비정규직 채용이 늘었다면서 탐욕스러운 기업을 윽박지르고 재정 및 기타 정부 자원을 동원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될 수 없다.


기업은 이윤에 죽고 산다. 아무리 정부가 탐욕을 버리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윽박지르더라도 그것이 이윤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 기업이 그렇게 할 리 없다.


기업은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보다 이익이 될 때 정규직 채용을 늘릴 것이다. 정부의 압박이나 사회적 비난 등도 기업에는 비용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비정규직 채용에서 얻는 (정규직 채용시와 비교할 때의) 상대적 이익과 정부 압박 및 사회적 비난 등의 비용을 비교해서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용은 일시적이며 정부의 압박도 대부분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때가 많다.


결국 비정규직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은 기업으로 하여금 정규직 채용이 비정규직 채용보다 편리하거나 이익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격차 해소”에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라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마다 차이가 있고 업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의 현재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처우는 지나치고 시대 및 세계 추세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정규직에 대한 과잉 처우와 과잉 보호를 축소하지 않은 채 기업들에게 비정규직 채용을 하지 말라고 압박한다면 이는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비정규직 문제는 우선 “정규직 문제”라고 불러야 맞을 지경이다. 지금 같은 경직된 정규직 과보호 관행을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의 순위는 138개국 가운데 분야별로 1위부터 135위까지 다양하다. 항목별로 하위권을 차지하는 부분은 “노동시장 효율성”과 관련된 분야가 많다.


협력적 노사관계 항목에서 한국은 135위, 채용ㆍ해고 관행에서 113위, 해고비용에서 112위, 여성의 노동 참여에서 90위, 그리고 임금 결정의 유연성에서 73위를 각각 차지했다.


원문: KoreaVi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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