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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로 배우는 리더십: 채치수는 최고의 리더인가?

조회수 2017. 7. 4. 2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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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채치수는 아랫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독불장군에 가깝다.

슬램덩크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하나같이 버릴 만한 캐릭터가 없다. 오늘은 그 수많은 이야기 중 첫 번째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흔히 우리에게는 “채치수=주장=리더”라는 의식이 있다. 첫 등장부터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의 주장으로 나오고 그만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치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의 리더십을 끄적여 보겠다.



1. 불통의 목표지향적 리더십, 채치수


일반적으로 ‘채치수’는 꽤 훌륭한 리더이자 주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아래는 채치수의 첫 등장 장면이다. 아무리 운동부라 해도 팀원들이 너무 쫄아 있다.

이미 그의 동기 중 하나는 ‘너와 함께 농구 하는 건 숨이 막혀’라고 고백했다.

이 두 가지 말고도 채치수는 농구밖에 모르는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자주 보여준다. 물론 어떻게 보면 채치수의 이상에 다른 팀원들의 캐파나 자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 주변 조직에는 이런 상황이 잦다. 실질적인 우리주변에 회사나 조직에서의 리더와 채치수를 비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팀원들의 캐파나 능력은 고려치 않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도 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목표달성만을 위해 나아가는 리더

어찌 보면 최악의 리더다. 자신의 목표가 ‘전국제패’라는데 그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 연습하는 시간도 아깝다. 그리고 그의 이런 열정과 함께하지 못하는 팀원들을 그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회사 윗선에서 보면 오히려 괜찮은 인재지만 아랫사람일수록 굉장히 힘들다.


더군다나 협업하기 참으로 힘든 스타일… 인간은 다양한 삶의 가치관이 있건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리더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왔는가? ‘일’밖에 모르는, 그것에 꽂혀있는 사람은 자기 팀원들이 ‘일’을 안하고 휴식을 하거나 놀러 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위에서 봤을 때 이런 유형의 리더는 빵구를 내거나 업무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킬 스타일은 아니기에 오케이. 그러나 아랫사람들의 동기부여가 안 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회사 분위기와 팀원 케어는 또 다른 윗사람 또는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나 저자 다케히코 이노우에가 말하길 ‘캐릭터들의 성장을 그려나간 것이 슬램덩크’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채치수 역시 이런 강성 리더 유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중에는 아래와 같은 회유책을 쓰기도 한다.

중요한 건 호열의 대사 “고릴라가 회유책을 다쓰네…”인데 그만큼 채치수가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고, 그런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 장면 외에도 서태웅, 강백호, 송태섭, 정대만 등 강력한 팀 동료를 얻은 순간부터 채치수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에 신현철이라는 벽을 만났을 때 ‘가자미’로의 변화는 아주 크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분명 키만 큰 멀대였지만 동기인 이정환, 김수겸의 수려한 플레이를 보면서도 언젠가 이기겠다고 조금 더 기다리라며 자신감이 넘쳤고, 2학년 때는 변덕규를 누르고 이미 도내에서 센터로는 인정받았다. 3학년 때 역시 도내의 강한 센터진 사이에서 한번도 자기가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없던 채치수다.


그런데 신현철을 만나고 가자미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위와 같은 동기부여 정책을 평소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게 활용한다. 이것은 개인의 성향의 변화라기보다는 채치수의 근본적인 본성인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라는 흐름에 팀원들의 동기부여나 자신의 역할 변경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거기에 맞춰가는 것에 가깝다.


최악의 불통 리더에서 목표달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위치를 바꾸고 팀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등 성장하는 변화의 리더가 채치수다. 사실 원래 숨도 못 쉴 만한 팀장이라 항상 조심스러운데 간혹 가다 그런 팀장들이 칭찬이나 회유의 한마디를 하면 팀원들은 쉽게 감동을 하기 마련이니까… 어찌 되었든 위에서 목표치가 내려오면 그건 꼭 달성할 스타일이다.


이제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보자.



2. 동기부여의 대가 안한수

안한수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멘탈 관리에 있어 갑인 리더십을 보여준다. 위의 예시 말고도 강백호의 슈팅 연습 등 모든 것에 있어서 이것이 왜 필요한지 자극한 다음 그것을 극복해냈을 때의 모습을 제시한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냥 툭 던진 말 같지만 치밀한 계획하에 던지는 메시지다. 채치수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한 메시지를 던지는 데 반해 안 감독은 철저하게 준비된 동기부여 전략을 쓰는 것이다.


조직행태론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브룸의 기대이론 같은 여러 가지 이론에서의 핵심은 보상이다. 사실 안 감독은 그런 전통적인 ‘보상’이라는 대가를 보여주기보다 개인의 호승심이나 자존감 등을 살살 긁어서 동기부여를 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실제 회사에서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는 사실 연봉이 짱일 수도 있겠지만 성공하고자 하는 의욕,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는 팀원에게는 이러한 동기부여 방책이 도움 될 수 있다. ‘어디에 누구보단 잘해야 하지 않겠냐?’ ‘니가 이만큼을 해내면 너는 이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등등.


자칭 전문가들이 모인 에이전시에서는 이런 메시지들이 여기저기 떠다닌다. 참고로 나 개인에겐 하등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그냥 일찍 집에 보내주기만 하면 좋았으니… 차라리 “이것만 다 하면 퇴근이고 내일 오후 출근이다!” 이런 게 더 먹혔다. 하지만 성공을 꿈꾸는 전문직에게는 나름 잘 먹히는 방법이긴 한 것 같다.



3. 일은 잘 못하는데 자기 할 일은 하면서 팀원들 세워주는 변덕규

이런 건 내게 맡겨라!

슬램덩크의 명대사를 뽑으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3위 안에 넣을 대사다. 채치수가 슬램덩크가 시작하는 무렵인 3학년 때 이미 도내에서 센터 자리에선 짱을 먹고 있을 때, 아니 그전 2학년 때 도내 전문가들로부터 변덕규보다 우위라는 평가를 받았을 때일지도 모르겠지만 변덕규는 항상 채치수라는 그늘에 가려진다. 그것도 무려 키는 자기가 더 큰데 채치수에게 발리니까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변덕규는 스스로 블루워커를 자처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자신이 팀 내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 채치수가 가자미로 변할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변덕규가 아니던가.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팀원 그 누구도 변덕규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팀장이 다른 팀장이랑 붙으면 항상 진다. 그런데도 팀원들이 그 팀장을 신뢰한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변덕규가 팀원들과의 스킨십이나 동기부여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자기가 할 일을 먼저 해내고 보이기에 팀원들이 따라온다.


실제 회사에서 팀장이 업무 능력이 월등히 높지는 않다고 가정해보자. 게다가 착하기만 하면 더 큰 일. 아마 변덕규 같은 팀장은 일 잘하는 대리나 주니어들에게 많은 재량을 주고 그들의 커리어를 챙겨줄 스타일이며, 자신은 타 팀과의 업무 조율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하거나 팀원 보호에 앞장설 것 같다. 여러 유형 중 이렇게 일 편하게 해주는 팀장이 인기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진급하기엔 힘들겠지…



4. 최고의 리더십은 이 사람, 유명호


능남의 유명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슬램덩크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완벽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볼 때마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랑 비슷해 보이는데, 슬램덩크에 나오는 것들을 보면 거의 완벽하다. 무엇보다 황태산에게 아쵸오를 얻어맞고 다시 받아주는 대인배적 모습을 보여줄 때는 눈물이 난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비춰진다. 리쿠르트를 위해 3개년 계획(?)을 세우질 않나, 변덕규가 징징댈 때 잡아준다. 가장 멋진 건… “패인은 바로 나!!”라는 멋드러진 말로 선수들을 보호하는 장면이다.

팀을 만드는 건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팀원들의 케미스트리와 업무 능력을 조합해서 하나의 완벽한 팀을 만드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비록 본인이 생각한 3개년 계획에서 많은 이를 북산에 뺏겼지만, 그의 말대로라면 원래 그 조합에 준하는 다른 조합을 만들어낸다. 영수, 정태가 그런 애들로 보이진 않지만(…) 아무튼 인력구성에 플랜B가 있다는 이야기고, 팀 케미스트리와 밸런스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 감독은 희망을 주는 리더이기도 하다.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 때려치운다고 한다. 그때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모습으로 변덕규를 잡아준다.

실제 회사생활에서는 “연봉 올려줄게”가 최고의 메리트겠지만 팀장이 연봉을 올려주는 건 아니니까… 자괴감에 빠져 못하겠다는 녀석에게 희망을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희망이 쓸데없는 희망 고문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더 정확하지 않나 싶다.


아마 유 감독도 풋워크도 못하고 쉽게 지치는 변덕규가 엄청나게 센스 있는 슈퍼울트라급 센터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릴 수 있다. 아무리 능력치 낮은 팀원이라도 어떻게든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올라올 테고, 그걸 잘 활용하는 것도 팀장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멋진 부분은 “능남의 선수들은 최고의 플레이를 해주었습니다!! 패인은 바로 나!!”…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왜 공직자 중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싶다.



5. 그 밖에 귀찮아서 텍스트로만 정리할 캐릭터들

서태웅: 중학교 후배들이 와서 “묵묵하지만 저 강인한 플레이로 우리를 이끌어주었어”라고 평한다. 그렇다. 자기밖에 모를 것 같은 서태웅도 중학교 3학년 때는 리더였을 것이다. 팀원들한테 별 말은 안 하지만 팀장 능력이 워낙 뛰어나서 그냥 따라갈 수밖에 없는 리더십.
윤대협: 지각쟁이에 남에게 별 관심도 없는 초 긍정주의자지만 그의 한마디는 팀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신뢰를 준다. 팀장의 능력이 엄청난 것도 있지만 평소 팀원들에게 업무 가지고 뭐라뭐라 많이 안 하니까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초 긍정주의자 팀장은 팀이 욕을 먹든 뭐가 어찌 되든 언제나 만만디할 스타일이다가 정작 중요할 때 한마디의 무게감이 엄청나게 실린다.
지학고교 감독: “마성지 너밖에 없다” … 본인 팀원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 못 하는, 보는 눈 없는 꼰대 스타일.
삼포고 김용: ‘타도 해남’이라는 목적 하나로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 1회전 북산에게 캐발리는 불쌍한 놈. 목적달성은 좋은데 북산이 안중에라도 없으면 자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신이나 팀원들의 캐파나 능력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아름답고 거룩한 멋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인간.
정대만: 체력이 안 되는 팀장. 졸라 힘듦…;; 맨날 지만 일찍 집에 감.
안경선배: 착하기만 하고 이상적인 팀장. 팀이 잘 안 굴러갈 가능성이 높음.
황태산: 칭찬받기 위해 일하는 스타일.
체크체크 박경태: 주간업무 시간 대비 리소스 체크, 하루 업무량 체크, 야근 식대 및 교통비 체크 등을 통해 잔소리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원문: 철산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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