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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신상공개 : 처벌일까, 보상일까?

과연 이런 신상공개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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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자의 신상정보 특히 그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게 공개하자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의 옳고 그름은 논하지 않겠다. 그보다는 ‘과연 이런 신상공개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이냐’는 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신상공개 주장은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개적인 비난을 통한 처벌 효과가 있으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이미 체포된 강력범죄자들은 분명히 더 오랜 기간 갇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신상공개가 범죄를 더 촉진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영화 <15분>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당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미국 대중문화에서는 유명해지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 유명해지면 돈을 벌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로 유명해질 만큼 대단한 능력은 없지만, 우리에겐 사람 죽이는 능력이 있지 않나. 그렇다면 사람을 잔인하게 많이 죽여서 유명해지자! 그렇게 돈을 벌자! 그래서 이들은 무고한 사람들과 경찰까지 잔인무도하게 죽이고, 그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찍어 방송한다.

영화 <15분> 속의 범죄자들

이 영화의 제목은 “앞으로 언젠가는 누구나 15분씩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거다” 라는 앤디워홀의 말에서 따왔다.

이건 영화적 과장만은 아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사례가 미국 대중문화계에 꽤 많다.


무고한 여성만 수십 명을 살해하고 일부 희생자를 먹기까지 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는 나름 수려한 외모와 평균 이상의 지능을 바탕으로 한 말빨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는 재판정에서 변호사 없이 스스로 법 공부를 해서 자기를 변호하는 모습으로 지능적인 살인마의 전형인 <한니발 렉터> 캐릭터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는 수많은 팬레터와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들이 쏟아졌고, 자기와 결혼해달라는 여성들도 상당히 등장했다.


유명 여배우를 비롯해 여러 사람을 잔인무도하게 살해한 맨슨 패밀리 역시 아주 유명해졌다. 그의 이름을 따서 자기 이름을 지은 가수까지 등장했을 지경이다. OJ 심슨도 선수 시절의 명성보다는 자신의 아내와 정부를 살해하고 법정에서 무죄로 풀려난 이후의 악명이 더 오래 기억되지 않던가.

법정에서 폼잡고 있는 테드 번디

청소년 범죄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이론 중에 이런 게 있다. 범죄나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은 그 행동이 남들의 비난을 받을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만한 행동이라고 여긴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상당히 많은 청소년 또래집단에서는 거칠고 험한 이력을 가진 구성원을 더 높이 평가해준다. 더 심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사할수록 이들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이 자체도 문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환경이 지위 낮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합법적이거나 친 사회적인 영역에서 주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지위가 낮은 청소년들일수록, 이런 범죄나 비행을 통해서라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클 것이다. 이런 이들이 청소년 범죄의 유혹에 더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요즘 SNS 속에서 벌어지는 한심한 짓거리들을 가장 잘 설명한다. 좋은 방법으로 유명해질 수 없다면 차라리 악명을 떨치겠다는 태도는 최근의 SNS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조회수를 높일 수 있다면,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시청자들의 별풍선을 많이 받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작년에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으로 신상공개가 된 살인 용의자도 그렇다. 그는 그 ‘범죄자 답지 않은’ (그러나 범죄자다운 외모가 따로 있던가) 외모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그가 3류 에로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문제의 그 영화가 뒤늦게 시선을 끌기도 했다. 벌써 불필요한 사회적 관심이 그에게 주어진 것이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좀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미 우리는 한 여성 범죄자를 수배전단에 실린 해상도 낮은 사진만 가지고 ‘얼짱 범죄자’로 유명세를 부여해준 사례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나는 잔인무도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들의 얼굴을 매체에 공개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런 처분이 그들의 인권을 침해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유명해지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일부 범죄자들에게 신상공개는 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잠재적인 보상이 된다.


따라서 그들에게 최선의 처벌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않고 그저 사회적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인물소개
  • by. 장근영(싸이코짱가) <a href="http://jnga.blog.me/">홈페이지</a>
    심리학자, 글쟁이, 그림쟁이, 영화, 게임, 드라마 등 영상 중독자, 밀리터리 애호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청소년심리로 석사학위, 한국과 일본의 온라인 게임 유저 라이프스타일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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