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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임진왜란의 광해원정대

임진왜란으로 아직도 할 이야기가 남았냐고? <대립군>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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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임진년, 왜군에 쫓기던 선조는 명으로 가고자 하나 분노하는 민심이 두렵다. 하여 세자 광해군(여진구)에게 분조한다. 임금을 대신하게 된 광해는 신철 장군의 진영에 합류하기 위해 강계로 떠난다. 이 과정에서 대립군을 호위무사로 고용한다.


대립군은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 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 한 마디로 용병이다. 대립군의 수장 토우(이정재)와 광해는 목숨을 건 여정 속에서 서로 닮은 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둘 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살아왔다는 것. 이제 그들은 강계 산성에서 스스로를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사극의 단골 배경인 임진왜란으로 아직도 할 이야기가 남았냐고 묻는다면 <대립군>은 그 대답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광해군을 재발견한 영화로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있지만, <대립군>은 광해의 앳되고 어린 시절을 그린다는 점에서 또 다르다. 그는 아버지와 달랐고, 또 달라지려 했다. 전쟁이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어린 광해를 통해 증명하는 영화다. 실제 역사에서도 광해의 등장을 기점으로 의병들이 일어서고 임진왜란의 전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영화의 서사는 <반지의 제왕>과 꽤 닮았다. 광해는 절대반지를 쥔 프로도이고, 대립군들은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 같은 전사들처럼 광해를 호위한다. 목적은 같지만 신분이 다른 양사(배수빈)는 이들과 갈등을 빚는다. 여진족 포로는 골룸처럼 차라리 다른 나라로 가자고 속삭이며 유혹하는데 여정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반지의 제왕> 서사는 성장의 서사다. 인물들은 목적을 가지고 긴 여행을 떠나면서 몇 번이고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프로도는 절대반지의 유혹에 흔들릴 때마다 초심을 다잡는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한다. 그래서 긴 여정이 끝나 있을 때 인물들은 더 이상 과거의 그들이 아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비해 그들은 훌쩍 성장해 있다. 특히 프로도가 그렇다.


<대립군> 역시 비슷하다. 광해는 긴 여정을 통해 점점 성장해간다. 자신을 싫어하는 아버지와 무기력한 나라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자살까지 결심하던 광해는 점점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깨달아간다. 반지원정대의 목적이 반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버림으로서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었던 것처럼, 광해원정대 역시 권위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으로서 잃어버렸던 나라를 회복해간다.

광해는 가마를 버리고 곤룡포까지 벗어 던지며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 그러자 역설적으로 사라졌던 왕의 권위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다리를 끊고 도망간 선조를 보며 임금이라면 치를 떨던 백성들은 변해가는 세자의 모습을 통해 희망을 본다. 어쩌면 나라를 빼앗기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은 마음을 움직인다.



“효를 위해 백성을 버리라는 말이 대체 어느 책에 쓰여 있답니까?”


광해는 선조의 명을 받들어 싸우지 말고 도망가라는 신하의 요청을 이렇게 묵살한다. 그리고는 토우의 조언에 따라 백성과 함께 낭떠러지를 등지고 서서 왜군에 맞설 용기를 낸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광해군 8년, 실패한 군주로 역사에 기록된 왕의 재발견이었다면, <대립군>은 아버지 선조와 떡잎부터 달랐던 어린 광해의 재발견이다.

가짜 리더와 진짜 리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백성의 힘 등 영화의 주제는 사실 개봉 시기를 잘못 택한 듯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가짜 리더가 청와대에 기거하던 올해 초에만 개봉했더라도 좀 더 절박한 호소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반지의 제왕> 속 반지원정대의 여정이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아온 이야기이듯, <대립군> 역시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인생이 아닌 스스로를 세우기 위해 인생을 발견하는 여정이라는 측면으로 이해한다면 개봉 시기는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영화는 메시지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대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무겁게 느껴지고, 또 전투 장면에선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말아톤>(2005) <좋지 아니한가>(2007)를 만들었던 정윤철 감독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7)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다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지 너무 힘을 준 느낌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으나 신선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이정재의 연기는 <관상> <암살> <인천상륙작전> 등 기존 출연작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 듯 톤이 비슷하고, 여진구는 성장해가는 모습은 좋으나 광해의 감정 변화를 폭넓게 해석하지는 못한다.


단, 극의 분기점에서 감정을 고스란히 토해내는 곡수 역의 김무열의 연기만큼은 인상적이다.



대립군 ★★★


代立軍과 代立君의 여정. 자립을 향해 가는 광해원정대.


원문: 유창의 무비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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