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제가 피로를 일으킨다

조회수 2017. 6. 5. 20: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반짝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결국 의존하게 됩니다.

※ 신건강인 센터 원장 유태우 님의 글입니다.


한국인에게 피로는 아주 흔한 증상입니다. 피로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활동을 할 수 없을 때와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낄 때를 의미합니다. 한편 피로감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피로와 똑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뒷목 뻣뻣함, 눈 피로감, 온몸 아픔 등입니다. 피로 대신 이런 증상이 느껴지는 것은 성취 의지 강한 한국인의 뇌가 몸에서 오는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때문이지요.


여하튼 피로나 이런 증상들은 정상에서 나쁜 쪽으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피로회복이라는 용어가 흔히 사용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슷한 현상을 서양인들은 반대 방향으로 사용합니다. 피로와 피로회복 대신에 활력, 활력 충전, 또는 에너지 증강이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합니다. 즉 정상에서 더 좋은 쪽으로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서양인들에게도 피로라는 용어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벗어났다기보다는 질병의 증상으로써 더 흔히들 사용합니다. 그래서 원인이 분명치 않으면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새로운 병명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피로의 개념이 다른 한국인에서는 이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병은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한국인에게는 왜 이렇게 피로가 흔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항상 자신의 체력을 초과하여 소모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한국 사회 분위기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예가 패키지 해외여행이지요.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국민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회식을 하면 꼭 새벽까지 체력을 자랑하고, 2박 3일 MT를 하면 이틀 밤 꼬박 새기가 기본이고, 무슨 일만 있으면 비상근무다 하며 밤샘을 떡 먹듯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빈둥빈둥’입니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은 너무나 많고, 휴식도 제대로 해본 지가 오래여서 정작 해보려면 잘 안 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국인의 피로는 질병이 아닙니다. 바로 한국인 기질인 과로와 소모에서 옵니다.


이러한 한국인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피로회복제입니다. 역설적으로 들리지요? 피로회복제라고 광고하는 것은 소위 자양강장제로 분류되는 드링크류, 간 기능을 개선하고 간을 보호한다는 간장약, 합성 비타민을 과량 넣은 비타민 음료, 태반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와 링거 같은 영양주사, 인삼과 녹용으로 대표되는 보약, 힘이 나게 한다는 각종 건강식품 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어느 것이나 어떤 특별한 물질을 내 몸 안에 넣어서 효과를 보려고 하지요. 물론 복용하거나 맞아 본 분들은 그 효과를 생생하게 증언할 것입니다. ‘피로가 잘 풀리더라고!’


그렇게 효과를 본 분들이 왜 그 약이나, 식품, 주사 등을 반복해서 찾게 될까요? 왜 그런 것들을 복용하거나 맞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어지게 될까요? 어떤 피로회복제든 원인 치료가 아닌 증세의 치료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복하면 나중에는 이런 물질이 몸에서 부족해지는 상태가 되어 그 자체가 다시 피로감을 일으킵니다.


피로회복제가 피로를 일으키고 다시 그 피로회복제를 찾게 만드는 일종의 중독의 덫에 걸리는 것이지요. 소화제가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변비약이 변비를 지속시키며, 수면제가 불면증을 만성화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쩌다 한두 번 사용하면 반짝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내 몸은 그 약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원문: See Hint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