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 이메일 확인 줄이기

조회수 2017. 5. 27.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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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인 이메일 확인 행위'는 일종의 불안감과 동반됩니다.

Nir Eyal은 작년에 흥미롭게 읽었던 책 ‘Hooked: How to Build Habit-Forming Products’의 저자다. 사용자의 습관이 될 수 있는 디지털 프로덕트 설계법에 관한 책을 쓴 저자가 얼마 전 inc.com에 기고한 글의 주제는 조금 의외였다.


‘How to Stop Checking Email Like an Addict’ – 어떻게 이메일 확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디지털 프로덕트가 사람들의 습관이 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그 역시도 정작 그 습관으로부터 자유롭기란 쉽지 않았나 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화장실에 가는 길에, 심지어 운전 중 신호대기로 정차해있을 때도 이메일을 확인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사실 특이하게 들리진 않는다.


그만큼이나 끊임없이 스마트폰으로 이메일과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은 우리 세대에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것이 과연 죄책감 느낄만한 일인가도 불분명하나, ‘아빠는 왜 그렇게 폰을 자주 확인하느냐’는 어린 딸의 질문에 그는 좋은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주제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기엔 충분한 사건이 아니었을까.

머지않아 혀마트폰 거치대가 나올지도 모른다.

Nir Eyal은 그의 무의식적인 이메일 확인 행위가 일종의 불안감과 동반된다고 생각했다. 인박스에 혹시 중요한 이메일이 기다리고 있진 않을까, 아니면 좋은 뉴스 혹은 나쁜 뉴스가 와 있는 건 아닐까. 이 불안감의 즉각적 해소법은 역시나 이메일을 확인해보는 것일 테다.


휴가도 소용없었다. 일로부터 떠나있는 기간은 그만큼 더 많이 쌓여있을 이메일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무의식적 행위의 동기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습관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이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시도한 방법들은 꽤 현실적이다. 이메일 계정을 없애버린다거나 스마트폰을 버리고 2G폰을 사용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식은 분명 그 과감성만큼이나 휘발성 역시 강할 것 아닌가. 일을 하려면 이메일은 확인해야 한다. 그가 시도한 하나의 방법은 이메일 확인 시간을 마치 미팅 스케줄 잡듯이 캘린더에 등록해놓는 것이었다. 이메일의 끊임없는 간섭을 방관하지 않고 정해놓은 시간에만 이메일을 확인하기로 했다.

빨간 원 안에 숫자가 써져있다면 누구나 눌러보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하나 있었다.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메일 앱 아이콘 모퉁이에 새빨간 동그라미는 “나에게 중요한 메시지가 있으니 어서 확인해달라!”고 외쳐대는것 같았다. 그는 결국 이메일 앱을 어딘가에 묻어버리기로 했다. 이메일 앱은 이제 첫 페이지를 떠나 두 번째 페이지의 그룹 폴더 안으로 들어갔다. BJ Fogg 박사에 의하면 어떤 행위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그 빈도수는 줄어든다고 한다. 단지 이메일을 확인하는 과정에 몇 가지 단계를 더 추가했을 뿐인데 무의식적인 이메일 확인 빈도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신되는 메일의 수 자체를 줄여나갔다. 휴가 중이 아닌 경우에도 자동 답신 기능을 설정해서 수신하는 모든 메일에 즉각적으로 답신이 가도록 했고, 메일 안에는 자주 받는 질문이나 요청에 대한 답을 포함해 두었다. 그의 경우 미팅일정 관련 요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직접 자신과 스케줄을 잡을 수 있는 온라인 캘린더 링크도 달아두었다고 한다.


특별히 그가 이메일에 대해서만 논했지만, 본질적으로 그의 이야기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digital distraction에 대한 많은 사람의 고민과 같은 맥락이다.


나 역시 지나치게 잦아지고 있는 노티피케이션과 무의식적인 스마트폰 확인 습관 등을 줄여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Nir Eyal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유저의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프로덕트를 고안 해내려 함과 동시에 나 자신이 그런 습관들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것은 이 분야의 직업적 아이러니이자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


원문 : Designing by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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