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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불한당”, 매끄럽지만 식상한 언더커버

칸영화제가 이 영화를 초청한 이유는 장르 영화로서 매끄러운 만듦새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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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처럼 해맑은 얼굴의 조현수(임시완)가 몸집이 두 배인 덩치를 쓰러뜨리자 힘으로 서열을 매기는 세상인 감옥 안은 흥분에 사로잡힌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도입부다.


현수를 눈여겨보던 감옥 안의 보스 한재호(설경구)는 그에게 조직 합류를 제안한다. 감옥에 위장 잠입한 경찰인 현수는 사수인 무자비한 천팀장(전혜진)보다 더 인간적인 재호에게 끌린다.

<불한당>은 재기발랄한 액션 범죄물이다. 경찰관이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조직원으로 위장 잠입하는 언더커버 스토리를 살짝 비틀었는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벌이는 현수와 재호 사이의 두뇌게임이 호기심을 유발하고, 설경구와 임시완의 브로맨스 호흡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마치 요리사가 예쁘게 플레이팅 하듯 정사각형 구도의 앵글로 스타일링한 누아르풍 영상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아마도 칸영화제가 이 영화를 초청한 이유는 장르 영화로서 매끄러운 만듦새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주 신선하거나 묵직한 작품을 기대한다면 조금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겠다.


<나의 PS 파트너> <청춘그루브> 등 가볍게 톡톡 튀는 영화들을 만들어온 변성현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힘을 빼고 색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하지만 스토리는 어디서 본 듯 익숙하고, 족보가 없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은 깊이를 구축하지 못한다.


즉, <불한당>은 사진 찍어서 공유하고 싶을 만큼 멋들어진 만듦새를 자랑하지만 정작 깊이 있는 맛은 느껴지지 않는, 눈요기용 요리 같은 영화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설명이 불충분한 캐릭터들에 있다. 특히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범죄자로 위장해 감옥에 잠입하는 현수에 대해 영화는 두루뭉술하게 건너뛴다. 이는 지난 3월 개봉한 한국영화 <프리즌>과 비교하면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프리즌>의 경찰 유건(김래원)은 다혈질에 집요한 성격이었고, 그가 잡으려는 악당 익호(한석규)는 교도소에만 상주하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었기에 감옥까지 가는 설정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불한당>의 현수에게선 절박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김래원처럼 외모부터 터프가이가 아닌, 곱상한 소년같은 임시완이 연기하는 현수를 감옥 미션에 투입하려면 더 그럴듯한 명분으로 개연성을 확보했어야 한다.


게다가 결과론이지만, 재호는 현수가 없었다면 감옥에서 죽을 운명이었기에 그를 잡으려 굳이 감옥에 간다는 설정이 이해되지 않는다.

현수를 교도소로 보내는 천팀장 캐릭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조폭들 앞에서 걸크러시를 시전하는 그는 시종일관 카리스마를 뽐내지만, 대체 왜 그토록 무리하게 작전을 수행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호는 가장 다이내믹한 캐릭터이지만 마지막 장면에선 익숙한 결말로 들어선다. 그는 현수와 ‘삶의 권태’를 놓고 허망한 대사를 주고받는데 <첩혈쌍웅>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꽤 폼나는 이 장면은 그러나 신선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이처럼 <불한당>은 장르 영화로서 힘 빼고 즐기기엔 무리가 없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지는 못한 영화다.


<도니 브래스코>, <무간도>, <디파티드>로 촉발된 언더커버 경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한국에서 <신세계>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이후 이를 뛰어넘으려 새로운 설정을 도입한 여러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한국형 언더커버 영화에서 <신세계>의 왕좌는 아직 굳건해 보인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잘 빠진 장르영화지만 꽤 식상하다.


PS 1) 조직에 위장 잠입하는 스파이 서사인 언더커버 영화의 역사는 1970,80년대 갱스터 영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 <비열한 거리>, <스카페이스>, <언터처블> 등의 작품에선 신분을 숨기고 마피아에 침투한 인물이 영화적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첩혈쌍웅>, <저수지의 개들>, <유주얼 서스펙트> 등은 아예 이런 비밀스런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때까지 영화들은 누가 스파이인지를 밝히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언더커버 영화의 1세대로 묶을 수 있다.


이에 비해 2세대 언더커버 영화들은 <도니 브래스코>, <무간도>, <디파티드>, <신세계> 등 본격적으로 경찰이 조폭 조직에 숨어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관객은 이미 그가 경찰이라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들킬까봐 마음을 졸인다. 최근 한국영화 <프리즌>, <불한당> 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예 교도소로까지 잠입한다.


PS 2) 이 영화의 가장 큰 안티는 영화를 만든 박성현 감독 본인이다. 인성이 의심될 만한 글들을 트위터에 남겨온 그는 개봉 직전 스스로 무덤을 팠다. 혹시 이것도 안티로 위장한 언더커버 전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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