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채권, 환을 활용한 리밸런싱: 『마법의 돈 굴리기』 저자 김성일 인터뷰

조회수 2017. 5. 16.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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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산배분 책을 낸 IT 엔지니어: 분산투자가 핵심


리승환(이하 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김성일(이하 김): 은행에서 IT 관련 기획 쪽 업무를 맡고 있어요. 원래는 IT 엔지니어였는데, 회사에서 보내준 MBA에 다녀오고 나서 이쪽으로 업무가 바뀌었어요.

 

리: 그런데 어쩌다 자산배분 책까지…


김: 책을 쓴 이유는… 흔히들 경제, 주식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이 언론에 많이 나와요. 그런데 이 사람들 하는 이야기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뜬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거죠. 그래서 월급쟁이가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공부하게 됐어요. 그리고 공부하는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아는 걸 나눈다는 입장이었죠.


저 역시 많은 블로그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쓴 덕분에 당시 국민연금 계시던 홍춘욱 박사님과도 알게 되고, 인연이 되어 책까지 쓰게 됐네요.

김성일 씨의 블로그

리: 어쩌다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김: 은행에 취업했지만 공대를 나와 IT 부서로 배치를 받았어요. 금융이나 투자 쪽은 아는 게 전혀 없었어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은행 동기가 펀드 좀 가입해달라고 해서 도와주는 셈 치고 적립식으로 가입했었어요. 적금이 만기 돼도 그냥 놔둘 정도로 문외한이었으니, 펀드 계좌도 안 들여다봤었어요. 3~4년쯤 놔두었다가 결혼할 무렵 통장들을 정리했는데, 수익률이 30%를 넘었더라고요.


리: 뭔 펀드가 그리 수익률이 높죠(…)


김: 펀드를 가입했던 기간이 2002년부터 2005년이었어요. 그때는 아무 펀드나 넣었어도 그 정도는 다 벌었을 겁니다. 아무튼 그걸 보니까 투자에 관심이 생겼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투자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건 여전히 어렵고 두려웠어요. 그래서 펀드를 공부했죠.


공부하는 김에 펀드 투자상담사 시험에도 응시했어요. 그 회차에 5천여 명이 시험 봤는데 제가 7등인가 했던 것 같아요. 성적 우수로 금융 관련 사전을 상품으로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대다나다

하여간 그때 공부를 해보니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더라구요.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 펀드, 중국 브라질 같은 신흥국 펀드뿐만 아니라 물 펀드, 아프리카 펀드도 넣었어요. 그러다 2008년에 크게 한 방 먹었죠. 2000년 초반부터 들어갔던 펀드들은 원금 수준을 지켰지만, 가입한지 얼마 안 된 것들은 바닥을 쳤죠. 제대로 된 분산투자가 아니었던 거죠.


근데 유일하게 하나가 올라 있었어요. 중국 관련 펀드였는데 원금 1000만 원에서 1800만 원까지 갔던 게 금융위기로 900만 원정도로 떨어졌는데, 환율 폭등으로 1600만 원이 되어 있었던 거예요. 증권사들은 다 해외 펀드에 환헤지를 권했는데, 했다면 그것도 손해 봤겠죠. 그 이후부터 환율과 해외투자까지 공부의 범위가 넓어졌어요.

 


2. 변동성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법


리: 공부해 보니 어떻던가요?


김: 놀라웠어요. 이미 미국 학자들도 달러는 환헤지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는 논문들을 썼더라고요. 국제 금융환경이 불안정해지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미국 국채나 달러로 돈을 옮겨요. 그로 인해 달러환율이 올라가는 거죠.


홍춘욱 박사님이 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라는 이유도 이건데, 기본적으로 한국 투자자는 달러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유리해요.

 

리: 하지만 변동성을 피하려면 헤지가 필요하지 않나요?


김: 사람들이 변동성(volatility)을 싫어해서 헤지를 하는데, 사실 변동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위로 올라가는 변동성은 누구나 좋아하죠. 내가 산 상품가격이 올라가는 거니까요. 문제는 손실 가능성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거든요.

올라갈지, 내려갈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것 때문에 사람 마음이 불안해지죠. 이 불안감 때문에 투자에 실패하게 되거든요. 자산 배분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 변동성을 내 편으로 만드는 거예요. 움직임이 다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안정성을 높이는 거죠.

 

리: 뭔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음의 상관관계에 있는 걸 동시에 사면… A는 오를 때 B는 떨어지고, B가 오를 때 A가 떨어지니 똔똔 아닌가요?


김: 인버스 상품인 경우 거의 100% 음의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남는 게 없게 되죠. 자산은 기본적으로 우상향하는 것을 선택해야 해요. 우상향하는 자산들 중에 상관관계가 낮은 것을 선택하는 거죠. 가장 대표적인 게 주식과 국채거든요. 일반인들은 국채에 대해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있는데요,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을 주는 데 반해 변동성이 아주 낮아요.


국채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거죠. 주식이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안전한 국채로 갈아타거든요. 주식은 위험자산이고 채권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렇거든요. 이걸 한 번에 다 팔고 다 사는 게 아니라,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는 게 리밸런싱의 핵심이에요.

 

리: 그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김: 자산배분 비중에 정답은 없어요. 많은 학자들이 최적의 비중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지만 어느 게 더 우월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는 내용이거든요.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국채)의 비중은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투자성향이 공격적이냐 안정형이냐로 나누는데, 중요한 건 위험한 상황, 즉 손실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원칙을 지키며 버틸 수 있는가에요. 공격적 투자성향이라 수십 퍼센트 하락도 견딜 수 있다고 하면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 될 거예요. 변동성은 크겠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노려볼 수 있어요. 다만 이때에도 안전자산의 비중은 가져가야 해요. 2008년과 같은 주식 폭락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지만 아무도 그 시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그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거든요.


또 여기에다가 달러까지 가져가면 더욱 안전해져요. 이 셋을 적당히 섞어두고 조절하는 게 잃지 않는 투자의 핵심이라 생각해요.


리: 달러는 어떻게 가져가나요? 직접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사야 하나요?


김: 직접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건 소액투자자에게는 힘들어요. 한국은 매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부과하지만, 미국은 기본수수료가 비싸서 소액으로 매매하면 원금보다 비싼 수수료를 낼 수도 있거든요. 더군다나 원화에서 달러, 다시 원화로 환전할 때 드는 비용 2%를 고려하면 소액투자자가 쉽게 하긴 어려워요. 그냥 한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 달러 ETF를 포트폴리오에 넣으면, 자연스럽게 달러 자산을 편입할 수 있어요. 미국 달러 예금을 들 수도 있는데 환전 비용과 예금만기 등이 있어 리밸런싱에 한계가 있어요.

  

리: 비중 조정하는 것도 은근 귀찮을 것 같은데요…


김: 저는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너무 신경 쓰지 않기를 권해요. 책에도 “월급이 수익률이 제일 좋다”는 내용을 썼는데, 자기 시간과 업무 능력만 투자하면 되는 거니 위험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하는 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직급이 올라가며 급여가 오르는 게 제일 좋은 자산 형성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수입을 보충하고 모아온 자산을 잘 지키기 위해 투자를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월급날만 리밸런싱하기를 권합니다. 처음 시작보다 비중이 커진 자산을 일부 팔고, 떨어진 자산을 사는 거죠.

월급이 수익률이 제일 좋다. 다 써버려서 문제지…

3. 부동산: 거주형인가, 수익형인가?


리: 혹시 부동산도 하십니까?


김: 사회초년생이나 초보 투자자에게는 부동산 투자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위험관리 관점에서 부동산은 주식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져요. 주식 떨어지면 부동산도 떨어지잖아요? 오를 때도 약간의 시차가 있을 뿐 둘 다 오릅니다. 이런 경우를 상관관계가 높다고 표현하는데, 포트폴리오 위험관리 관점에서 부동산과 주식을 같이 가져 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수익률 높은 주식을 가져가는 게 맞죠.

 

리: 그래도 최소한 부동산은 망해도 땅덩어리는 남잖…


김: 그래서 전 개별 주식보다 수수료도 낮고 안정성이 높은 ETF를 권하는 쪽이에요. 애초에 부동산은 투자 자산으로 삼기에는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아요.  오피스텔이 4%대인데, 돈 없다 치고 대출받는다 생각해 보세요. 대출금리와 별 차이 없어요. 굳이 하자면 강남 3구보다, 금천구, 노원구 이쪽이 좀 낫긴 해요. 같은 건물을 세운다 할 때 돈은 반밖에 안 들지만, 사무실 임대료는 반값보다 높으니까요. 그래도 이 정도면 주식 쪽이 낫죠. 

 

리: 본인은 집을 사셨나요?


김: 네, 몇 년 전 금리가 적정수준으로 낮다고 판단될 때 장기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 집을 샀습니다. 부동산을 판단할 때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게, 거주형과 수익형을 나눠봐야 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고민하니 문제가 풀리지 않아요.

거주형인가, 수익형인가?

수익형 부동산은 돈이 되는지를 봐야 하지만, 거주형은 위험관리 관점에서 판단해야 해요. 집값 오르는 게 주춤해지면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버팁니다. 그리고 집주인이 반전세 하자고 하면 추가로 월세도 내죠. 전세나 월세로 버티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동이에요. 거주목적이라면 주택은 사는 게 낫다는 입장이에요.

 

리: 그건 또 왜죠?


김: 이미 전월세가 너무 올라왔어요. 사람들 몰려 사는 곳은, 이미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수준이잖아요. 다들 집값 안 오른다 생각하니 전세를 택하는데, 운이 없으면 깡통전세가 될 수 있어요. 전세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말이에요. 또, 반전세라는 게 나타나서 전세금 오른 부분을 월세로 받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게 보통 4~5%가 넘어요. 요즘 예금금리 1.5% 수준인데 집주인 입장에서야 좋지만, 세입자는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비싼 이자를 내는 셈이거든요.

 

리: 하지만 샀다가 떨어지면 똥 되는 거 아닌가요. 하우스 푸어 말도 돌았는데…


김: 사람들은 집값 떨어지면 손해라고 생각하잖아요? 이 생각이 바로 투자용과 거주용을 구분하지 않아서 그래요. 투자용으로 산 거라면 말 그대로 손실이 난 거죠.
 하지만 거주용은 달라요. 이사한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워요. 우리 집값이 떨어졌다고 했을 때, 즉 우리 집 팔고 다른 집 이사갈 때 어차피 그 동네 집값도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반대로 올랐다고 좋아할 것도 없는 게 다른 데도 다 올라 있거든요. 오르든 내리든 거주용인 경우 위험관리가 되는 거죠. 


물론 동네별로 단지별로 편차가 있지만, 큰 그림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에요. 실제로 이사 다녀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거예요. 거주용 부동산을 한 채 가져가는 경우 주택가격 변동성 위험이 헤지된 거예요.

 

리: 그래도 막 떨어지면 마음이 아프…

흑흑 내 피같은 집값

김: 1997년이나 2008년에도 떨어진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어요. 1년 만에 원상복귀 됐죠.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설도 돌지만 이건 일본만의 특이사항이었다는 게 요즘 나오는 연구자료들의 결론입니다. 물론 집값이 떨어지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수입여건에 따라 대출의 크기를 적정한 수준에서 집을 선택해야 합니다. 

 


4.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원칙에 철저해야 한다


리: 본인 투자에서 가장 큰 원칙은 무엇인가요?


김: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그리고 원칙 하에 움직이는 것이에요. 사람들이 제일 먼저 관심 갖게 되는 투자자산이 부동산인데 투자금액 단위가 커서 접근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주식을 하는데, 한 주에 수십만 원짜리 우량주는 비싸다는 생각에 코스닥의 동전주를 사요. 고수익을 목적으로 소수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죠.


수익이 날 때는 달콤하지만, 손실이 나면 대응을 못 하고 무너지곤 하죠. 이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에요. 또 비단 우리나라 사람만 그러는 게 아니거든요. 수백 년의 투자 역사에서 반복되는 현상이에요.

 

리: 그래도 이왕 손댄 거 많이 벌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김: 사업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전부 애플이나 페이스북처럼 대박 나지는 않잖아요. 성공하는 건 극소수에요. 투자도 마찬가지거든요. 언론에 주식 투자로 수백억을 번 사람들 얘기가 나오는데, 이것 역시 소수의 성공사례일 뿐이죠.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벗어나야 해요. 물론 도전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에요. 사업이든 투자든 철저히 준비하고, 본인의 성향을 잘 파악한 후에 해야 한다는 거죠.

무릇 성현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는가

리: 큰돈 벌고 싶지 않으세요?


김: 개인투자자가 주식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건 쉽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운동한다고 해도 올림픽에 나가 100미터에서 1등 할 수는 없잖아요? 애초에 신체조건부터 다르거든요.


투자 역시 마찬가지죠. 모두가 워렌 버핏을 따라 한다고 해서 같은 결과를 낼 수는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종목이 있듯이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오히려 자산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위험한 투자를 많이 해요. 100만 원 넣고 5% 벌어봐야 5만 원인데, 술 한 잔 값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베팅을 하는 거죠. 더 높은 수익을 노려서 위험하게 투자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미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 되어버리죠. 기본적으로 돈과 투자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꾸는 게 먼저예요.

 

리: 사회 초년생들은 돈이 거의 없는데, 굳이 저수익률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요?

출처: tvN
제 적은 월급으로… 꼭 투자해야 하나요?

김: 저는 100만 원만 있어도 투자하는 게 맞다고 봐요. 누구라도 정말 아끼고 열심히 일하면 1억을 모을 수 있겠죠. 하지만 1억 생긴 다음에 투자 공부하는 건 늦다고 봐요. 100만 원이라도 투자하며 공부를 하는 거죠.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자신의 투자성향은 어떤지를 보는 거예요.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해서 투자 DNA를 길러야 해요. 이렇게 투자 체력을 길러둬야 수천만 원, 수억이 모였을 때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어요.

 

리: 그러면 어떤 식으로 투자를 권하나요?


김: 매달 월급이 나오면 생활비를 빼고 남는 돈을 자산배분 투자하는 거죠.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리밸런싱만 하면 돼요. 사실 3개월에 한 번만 해도 큰 문제는 없는데, 그냥 관심 놓지 않을 정도로 보자는 거에요. 리밸런싱 관련 연구는 많지 않은데, 뱅가드사에서 나온 보고서의 결론이 이거예요.

하는 게 좋긴 한데 얼마나 자주 하는 게 더 좋은지 명확하지 않다, 단 안 하는 것보다 낫다.

리: 자주 하면 그만큼 좋아지지 않을까요?


김: 저도 대학원 다닐 때부터 다양한 환경으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는데, 별 차이는 없더라고요. 다만 너무 자주 하는 건 좋지 않아요. 리밸런싱의 가장 큰 한계가 수수료거든요. 수수료가 너무 많아지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해요. 또 잦은 소음에 흔들릴 수도 있고요.

 

리: 부분의 말씀에 동의하는데, 이 모든 전제조건은 주식과 부동산이 계속해서 오른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 같습니다.


김: 대부분의 자산은 단기적으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국채 등은 우상향해요. 미국의 100년짜리 금융시장 데이터를 보면요,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고 다양한 경제환경에 처해있었어요. 대공황 때에는 주식시장이 90% 하락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다 복귀됐어요. 한국도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복귀했잖아요.

 

리: 하지만 정작 중국도 떨어졌고, 한국도 몇 년째 보합세이지 않나요?


김: 많은 언론들이 “고점 대비 얼마나 떨어졌냐”에 포커싱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뉴스를 클릭하거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개의 경우가 거품이 꺼진 케이스입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자산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흐름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코스피 시장도 몇 년째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리: 근데 대한민국 펀더멘탈이 점점 떨어져서 이 이상 못 오르는 게 아닌가 우려도 많습니다.


김: 주식시장의 상승과 해당 국가의 경제 펀더멘탈을 연결지어 설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자들 간에도 주장이 갈리는 부분이에요. 저는 그게 다분히 사후적인 분석이라 생각합니다.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분야죠.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주가지수 그렇게 오를 줄 누가 알았겠어요? IT버블 이후에 카드 사태가 터졌었는데, 그 이후에 2007년까지 굉장한 상승이 있었죠. 자본시장의 역사를 볼 때, 모든 자산은 우상향한다고 가정하는 게 맞다고 봐요. 부동산 같은 경우도 장기적으로 보면 그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았고요.

 

리: 하긴 성장이 거의 없는 유럽도 우상향을 그렸네요.


김: 맞아요.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죠. 반면 성장 여력이 높은 신흥국들은 예상보다 많이 오르지 않고 있죠. 전 경제학자가 아니라 공돌이에요. 원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기보다는, 데이터를 보고 이해하자는 쪽이죠. 특히 현상을 쪼개 보는 걸 좋아해요.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와 연립, 단독을 나눠보면 아파트만 올랐어요.


장기간의 자료를 살펴보면 더 확실해져요. 아파트는 5% 정도씩 오르는데, 연립은 2%가 안 되죠. 물가상승률이 3% 정도인 걸 생각하면, 연립은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는 아닌 셈이죠. 현상만 보면 말이에요.

출처: SBS

리: 재개발 문제가 끼어 있으니, 연립 쪽은 좀 로또 성이 있을 듯합니다만?


김: 그럴 수 있습니다. 뉴스테이 같은 정부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느냐에 따라 많이 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정부 제도나 정책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건 위험부담이 커요. 직장 생활 10년 동안 정말 아껴서 겨우 1억 모으는데 그런 투자대상에 몰빵 했다가 별안간 정부정책이 반대로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예요. 수익 가능성만이 아니라 실패확률도 늘 점검해야 돼요.

 


5. 투자도 좋다, 하지만 행복을 잊지 말자


리: 5~10% 수익률이 높은 건 인정하겠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벌어서 언제 돈 버나 생각도 듭니다.


김: 그렇죠. 저도 은행을 15년 가까이 다니고 있다 보니 직장인 평균보다는 월급을 많이 받고 있을 거예요. 그래도 집 대출 갚고 애들 둘 교육시키면서 살다 보니 그렇게 여유로운 삶은 아니에요. 저 역시 부자가 되고 싶어서 투자를 공부해왔지만, 오랫동안 연구해 보니 결국 잃지 않는 게 가장 좋은 투자법이더라고요.


데이터와 통계를 보면 대박의 확률은 지극히 낮아요, 대박을 노리다 실패할 확률은 아주 높고요. 그렇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벌자는 거죠.

 

리: 이러려면 일단 마인드 셋을 바꿔야….


김: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는 초중고 교육 과정 중 투자나 돈 관리를 가르치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주당 몇 시간 이상 투자 교육을 하거든요. 가정에서도 돈을 열심히 모으라고는 하는데 모은 돈은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그 돈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를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부모님들도 몰라서 그래요. 안타까운 일이죠.

출처: This is Money
가정에서의 금융교육도 중요하다.

리: 그렇다면 본인이 바라보는 돈과 투자란 무엇입니까?


김: 돈을 버는 궁극적인 이유는 ‘생존’에 있다고 봅니다. 먹고 살려면 최소한의 돈이 필요하잖아요?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고 안락한 집에서 아이들 키우고 가끔 가족들과 여행하는 거. 그게 행복 아닐까요? 행복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긴 한데, 행복의 수단인 돈을 벌다 보면 어느 순간 ‘돈이 목적’으로 변하게 돼요. 과도한 수익을 노리다가 투자에 실패하기도 하고, 사업에 몰입한 나머지 건강도 잃고 가족과도 멀어지곤 하죠.

 

리: 투자도 결국 행복을 위해서다…


김: 이번 책을 쓰는 동안 고영성 작가님의 추천으로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전 굉장히 공감했어요. 마찬가지로 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투자도 좋지만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전하고 싶어요.
 행복을 이루는 요소는 다양하죠. 건강, 가족, 명예 등. 그리고 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죠. 하지만 돈을 좇느라 행복을 잃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는 거예요. 


저 역시 은행 업무에 자기계발에 투자 공부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늘 궁극적 목적인 행복을 놓치지 말자고 다짐해요. 한창 귀여운 나이인 지민, 지호 두 아이와도 자주 놀아주려고 노력하고, 아내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해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엔 캠핑만한 것도 없어요. 강추드립니다.

돈이나 투자는 삶을 이루는 한 가지 요소일 뿐이에요. 삶에서 성공하려면 그 요소 간의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해요. 그러니 지금 하는 일과 지금 같이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며, 지금에 만족하며 사는 삶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강연 일자 / 장소

  • 6월 29일 (목) 19:30~21:30 / 비전티움 아카데미

강연내용_세줄요약.txt

  • 주식, 채권, 환으로 정기적 리밸런싱하는 법
  • 리밸런싱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핵심 요소들
  • 연 5~10% 안정적 수익률 가져가기


누가 이 강의를 들어야 할까요?

  • 투자에 관심을 가지거나 이미 하고 있는 분
  • 재테크에서 주식 외에는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
  • 주식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분


이 강연을 들으면 뭘 알 수 있지요?


  • 많은 투자자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 합니다. 주식 보느라 시간도 빼앗기고 마음도 피폐해집니다. 하지만 월 1회 주식, 채권, 환, 이 세 가지의 리밸런싱을 통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강연을 통해 리밸런싱의 개념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방향으로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핵심적인 지표 활용법도 소개합니다.


강의 할인 페이지 바로 가기

  • https://avengerschool.com/bu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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