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발전, 낙수가 아닌 분수효과를 노려라

조회수 2017. 4. 25. 16: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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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강국'과 '스포츠선진국'은 다른 의미일 것

경제·경영 관련 용어 중 낙수효과란 말이 있다. 대기업의 수출 및 실적 증대, 고소득자의 소비증대 등이 중산층 및 저소득층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경제가 발전한다는 정도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의 경제가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낙수효과 덕분이었다.

대단한 공부를 한 사람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낙수효과는 아직 미개발되었거나 개발 초기단계인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단기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또한, 떨어지는 물이 떨어지는 시점에는 매우 강하고 응집되어 있지만, 바닥에 닿을 때는 서로 분산되어 수압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제가 발전될수록 저소득층 및 중산층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비해질 것이다.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대기업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한국경제의 발전은 더딘 이유, 사회가 양극화되는 이유도 낙수효과의 한계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경제개혁과 체질개선 등을 주장하는 입장에서 ‘복지국가’를 통한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으 낙수효과와 반대되는 개념인 ‘분수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저소득층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상대적으로 그 수가 가장 많은 중산층의 소비를 유도해 내수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발전의 탄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단기적인 성과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야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야구는 90년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활약, 2000년대 이승엽의 홈런기록으로 호황을 누리다 2000년대 중반에 잠시 주춤했다.


그리고 2006년 wbc에서 일본을 연일 격파하고 세계적 강호들과 밀리지 않으면서 4강에 올랐고,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2009년 wbc에서는 결승전까지 오른다.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가 되고, 야구 관련 산업이 발전되었으며 관중 신기록도 갱신되어 왔다.


그리고 9구단 nc와 10구단 kt를 창단하면서 외형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또한, 국내 최초 돔구장을 짓고 광주와 대구에는 낙후된 야구장 대신 신축 야구장이 조성되었으며 수원과 대전, 창원은 리모델링을 거쳐 프로야구 인프라를 정돈했다. 창원에는 새로운 야구장이 조성중에 있다.


야구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사회인야구의 인기도 올랐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인야구장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2000년대보다 두배 이상 많은 야구장이 전국 각지에 조성되었다.


아마추어 야구도 변화가 있었다. KBO는 신생 야구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면서 고등학교 야구부와 중학교 야구부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역전시켰다.


리틀야구도 전국에 200개(주니어 포함) 이상의 야구단을 만드는 성과를 이뤄냈다.


즉, 프로야구의 외향이 확장되고 산업이 발전되면서 성인들의 취미로, 아마추어야구로, 리틀야구로 그 영향력이 확산되면서 ‘낙수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은 있다. 프로야구산업은 이제 고도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더 이상의 외향이 확장될 일도 없고, 이제 당면과제는 내실을 탄탄히 하는 것이다.


팀이 늘어나면서 팀의 평균적인 기량은 떨어졌다. 낙수효과 덕분에 앞으로 몇년간 우수한 인재가 프로에 유입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어느순간 그 양과 질의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이제 방향을 분수효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 야구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야구의 내실을 탄탄하게 해야 한다.


야구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아마추어 야구와 생활스포츠로서의 야구는 기반을 다졌지만, 리틀야구장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반 야구장과 리틀야구장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규격이 다르고, 아이들의 생활권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그 수가 적기 때문에 비용도 비싸다.


초등학교 시절에 야구를 접하고 꾸준히 야구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중학교 야구부의 양이 많아지고 질이 향상된다.


그리고 중학야구는 고등학교 야구로, 결국 이 흐름은 프로야구에 우수한 인재가 꾸준히 배출되는 자양분이 된다.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투수의 투구수를 제한하는 제도가 생긴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혹독하고 엄격한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야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중학야구의 야구장 규격을 조절해 아직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등 고민할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야구를 직업으로 삼을 학생들이 많은 것도 좋겠지만, 그 기반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생들이 방과 후에 야구부 학생들의 훈련을 도와주고, 가끔 청백전도 하면서 야구부와 일반학생 모두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이 속한 학교의 야구부가 전국대회 우승을 하는 것에 소속감을 느끼고,


야구부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한국에서라고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스포츠강국’과 ‘스포츠선진국’은 다른 의미일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스포츠선진국’의 공통점을 보면,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간극이 매우 좁다.


그 두 분야의 접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두 분야의 교집합을 넓히는 것이 바로 한국이 스포츠선진국, 야구선진국이 되는 가장 바르고 빠른 길이라고 확신한다.

원문: 채정훈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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