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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말하는 성형외과 양심선언의 배경

조회수 2017. 4. 12.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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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가 대형 성형외과의 내부적인 문제를 드러내면서 대결 구도가 옮겨간 것이다.

강남 대형 성형외과의 의료사고


2014년 4월 10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정 운동을 하겠다’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2013년 12월 강남에 소재한 한 G모 대형 성형외과의 의료사고가 그 계기로 여겨진다. 이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여고생이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형외과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었다.


그동안 성형을 두고 대립 구도는 바뀌어왔다. 이전에는 ‘의사 vs. 야매’의 구도였다. 야매에게 시술받으면 ‘선풍기아줌마’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의사 손을 들어주었다. 이제는 어느새 ‘전문의 vs. 비전문의’의 구도로 바뀌었다. 의료사고가 일어나면 가장 큰 이유가 전문의가 아니라는 식의 인터뷰가 많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성형에 관한 의료사고는 전문의에 의해서 발생했다. 그것도 유명한 대형 성형외과에서. 상식적으로는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으리으리한 시설에 전문의들이 잔뜩 있는 곳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성형외과에서 의료사고가 일어나는 3가지 이유


첫 번째로는 그림자 의사, 일명 섀도우 닥터다. 그러니까 상담한 의사와 실제 시술이나 성형에 참여하는 의사가 다른 것이다. 대체로 유명한 의사가 환자와 진료를 하고, 자신이 성형을 집도할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의사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게다가 환자 모르게 하려니 마취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러니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공장식 수술이다. 많은 환자를 최대한 빨리 수술하기 위해 수술과정을 매뉴얼화해서 일정 시간 안에 마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째는 의사 따로, 꿰매는 의사 따로 이런 식으로 분업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넓은 공간에 수술대를 여러 개 놓고 가림막을 치고 수술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매출압박에 따른 과잉진료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 한 명당 최대한의 매출을 뽑아내고자 하는 욕심에 이것저것 강권하는 풍토가 있다.

대형 성형외과의 자금력과 성형외과의 양극화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자정 운동을 하겠다는 것일까? 사실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전문의 vs. 비전문의’의 구도가 ‘대형 성형외과 vs. 개인병원’의 구도로 옮겨가는 것이다. 마치 대형마트와 영세상인처럼 이 업계에서도 규모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형 성형외과에서는 자금력으로 다각도에서 마케팅한다. 심지어는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 제작에도 관여하기도 한다. 그러니 환자가 많이 몰린다. 이런 현상에 대형 성형외과는 ‘우리는 시장 자체를 넓히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중소 규모의 병원에서는 대형 성형외과의 저인망식 영업으로 환자를 뺏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연유로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한 갈등이 있었지만 딱히 견제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의 의료사고가 대형 성형외과의 내부적인 문제를 많이 드러내면서, 견제에 대한 명분이 생긴 것이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앞선 성명에서 G모 성형외과의 대표원장 및 관련 의사들에 대해 회원에서 제명 혹은 자격정지의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고, G모 성형외과 측은 성형외과의사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자정 노력이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환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더 이상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이루어지는 진흙탕 싸움을 얼마나 많이 봐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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