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당신이 몰랐던, 치료거부 당해 사망한 영국 5세 소녀 이야기의 진실

조회수 2017. 4. 12. 18: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현지 매체를 중심으로 사건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Ellie-May Clark

지난 2월 다수의 신문에, 예약 시간에 4 분 늦었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해 귀가 후 사망한 5세 여아, Ellie-May Clark의 이야기가 보도되었다.


우리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현지 매체를 중심으로 사건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다음은 현지의 여러 매체를 통해 더블 체크한 사항들이다.


이 사건은 최근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15년 1월 26일 발생한 사건이며, 은폐되었다가 지난 2월 25일,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인 The Mail on Sunday와 이 매체의 온라인 버전인 Mail Online에 게재됨으로써 드러난 사건이다. (관련 보도)

사건의 핵심에 놓인 GP(일반의. 가정의로 활동)의 이름은 Joanne Rowe이며, 영국 여성이다. 영국 사회에서 GP 들 중에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남아공, 파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 출신들이 적지 않은데, 53세 영국 여성 의사가 당사자라는 사실이 의외이다. 무식한(!) 식민지 출신 의사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말이다.

Dr. Joanne Rowe는 이 사건으로 6개월간 정직되었으며, 정직 기간 동안 급여를 온전히 다 받았고, 경고장을 받았으나, 이 기록은 5년 후 없어질 것이라고 하였으며, 정직 이후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그녀의 환자 중 누구도 그녀가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직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Ellie-May Clark는 학교에서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있었고, 학교는 병원에 보내는 대신 집으로 귀가 시켰다. Ellie-May Clark는 최근 6개월 사이, 5번이나 천식 발작으로 응급 처치를 받은 바 있었다.

Ellie-May Clark의 싱글맘인 Shanice는 오후 3:20 분 클리닉에 전화를 걸어 응급 진료를 요청했고, 클리닉은 4:32 분 전화를 걸어, 5시 진료 예약을 통보했다.

이들이 클리닉에 도착한 시간은 5:04 분이었는데, 당시 접수요원은 전화 중이었고, 5:18 분에 접수요원이 Dr. Joanne Rowe에게 이들이 도착했음을 알렸으나, 의사는 이들이 늦었다는 이유로 진료할 수 없음을 알리고, 다음날 아침 다시 방문하라고 했다. Dr. Joanne Rowe는 Ellie-May Clark를 면대하지 않은 체, 전화로만 통보했다.

(영국 GP 사무실은 보통 우리나라 의원을 생각하면 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접수가 있는데, 우리나라 경우 보통 간호조무사들이 접수, 진료보조를 하지만, 영국의 경우, 사무원이 전화 응대, 접수, 예약 등을 진행한다. 그 안에 진료하는 의사 방이 따로 있거나, 진료 베드가 있는 곳이 따로 있어, 그곳으로 안내된 후, 의사가 자기 방에 있다가 그곳으로 들어와 진료한다.)

저녁 10:35 경, Ellie-May Clark의 엄마 Shanice는 Ellie-May Clark이 침대에 누운체 천식 발작으로 호흡이 멎은 것을 발견했고, 999 (우리나라 119와 같은 응급 전화)를 걸었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GP 관리 조직인 GMC는 이 사건을 조사했으며, 당시 Dr. Joanne Rowe는 “다른 환자를 진료 중이어서 Ellie-May Clark를 진료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진료 컴퓨터를 조사한 결과 다른 환자를 진료한 것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GMC는, 심각한 천식 과거력이 있는 소아의 진료를 거부하였으며, 여아는 규정에 따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사유로 Dr. Joanne Rowe를 정직시켰으나, “심각한 과실(nor so seirous)”이 아니라며 면허를 정지하거나 퇴출하지 않았다.

Ellie-May Clark의 엄마 Shanice는 이 사건으로 Dr. Joanne Rowe은 물론 그 누구로부터 사과를 받은 바 없다.
Dr. Joanne Rowe

천식은 일종의 면역 질환으로 어떤 원인에 의해 폐포가 연결되는 말단 기관지(terminal bronchiole)가 수축하거나 기관지 점막의 부종으로 호흡 곤란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대개 항원이 침투할 때 증상이 악화되며, 이를 천식발작이라고 한다. 천식이나 천식발작은 적절한 치료를 할 경우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국내에서 천식발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국은 상황이 다르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천식 환자가 있으며, 가장 높은 사망율을 기록하지만, 천식 환자의 70%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내 천식 환자는 540만 명에 이르며(인구는 64백만명), 이 중 110 만명은 소아로, 소아 11명 중 1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성인 12명 중 1명이 천식환자이다.


천식 환자의 85%는 GP에 의해 치료받고 있다. 영국 에딘버러 대학 Asthma UK Centre (영국 천식 센터)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천식 치료에 매년 11억 파운드(1조 5천억원)를 쓰고 있지만,


매 10초마다 누군가 천식발작을 하며, 매일 270 명 이상이 천식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하루에 4 명 이상이 천식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대부분은 예방 가능한 사망이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1,468 명이 천식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2014년 사망한 1,212 명에 비해 21% 증가한 것이다.


즉, 영국에서 천식은 매우 흔한 질환인 것이다. 흔한 질환에는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왜 학교에서 천식으로 호흡곤란을 보이는 여야를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는지, 왜 Ellie-May Clark의 엄마 Shanice는 호흡을 못해 괴로워하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가지 않고 GP에게 데려가려고 했는지,


왜 Dr. Joanne Rowe는 천식을 앓는 아이를 다음 날 다시 오라고 했는지, 왜 GMC는 진료를 거부하고 다음 날 오라고 한 의사가 “심각한 과실”을 한 것이 아니라고 했는지 수긍이 가는 대목인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처럼 천식으로 호흡이 어렵거나 천식발작이 생길 경우 모두 응급실을 찾는다면, 영국의 응급실은 천식 환자로 넘쳐날 것이며,


천식 발작으로 숨이 멎지 않는 이상 진료는 뒤로 밀려날 것이다.


그러니 ‘어지간한’ 호흡 곤란이 아니라면, 천식으로 응급실을 간다는 건, 천식 환자나 그 부모들은 상상조차 어려운 것이다.

대부분의 천식 환자를 진료하는 GP들 역시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환자들을 모두 응급으로 진료하다가는 밀리는 다른 환자를 대응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천식 환자를 다른 환자처럼 예약 진료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NHS를 운영하는 영국과 같은 곳에서 GP는 모든 환자를 예약 진료하며, 진료를 예약할 경우, 최소 1~2 주는 기다려야 의사를 볼 수 있다.


그러니 당일 전화로 예약을 요청했을 때 진료를 해 주려고 한 건, 어찌보면 배려해 준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Dr. Joanne Rowe가 비난받아야 하는 건, 비록 예약 시간에 늦었다 해도, 천식발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견하고, 환자 얼굴이라도 보고 상황을 판단했어야 하는데, 다른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로 돌려보냈다는 것이며,


사건이 발생한 후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녀도 항변할 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영국의 GP들은 보통 20분 내외로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이미 자신이 연락받은 시간은 예약 후 20분 가량이 경과되었고,


다음 환자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예외적으로”Ellie-May Clark를 진료할 경우, 계속 환자가 밀릴 수 있기 때문에,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고 말이다.


물론 그 의사는 그 여아가 사망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의사나 간호사들은 업무 중 환자에게 치어 화장실조차 제대로 갈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물 한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거나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그건 우리나라 얘기이지, 외국의 다른 평범한 의사나 간호사들이 이런 식으로 환자에게 쫓기며 진료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이 사건의 영국의 GP를 옹호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생각이 복잡할 뿐이다.


한국 의사들의 진료 행태가 옳은 것일까? 아니면 어리석은 것일까?

원문 : Blogger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