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습관의 형성

조회수 2017. 4. 9. 2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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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만 이룬다면 이미 99%를 해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최근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관심은 항상 마음속에 부채의식처럼 존재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첫째로 습관의 형성이 어렵고, 둘째로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운동은 그 수행 과정보다 꾸준함을 갖는 게 너무도 어렵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시간의 확보’가 문제다. 삶의 우선순위와 항상 충돌하고 운동을 방해하는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찾아온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부분의 운동을 즐기는 이들은 ‘적당히’가 없다. 운동에 올인한 사람이나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곤 한다.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은 신체의 건강 회복 → 감량 → 멋진 몸매 → 신체 능력의 개선 같은 순서로 희망 사항이 변화해간다. 처음엔 ‘다이어트로 지방간이나 성인병 등을 어떻게 좀 했으면’ 하던 마음이 운동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나도 몸짱이 됐으면’으로, 또 스쿼트 150kg에 벤치 프레스 100kg 같은 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마지막 단계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시작도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며, 신년 각오로 시작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꾸준히 노력해 살은 뺐지만 방심하고 게을러져 금세 요요가 찾아오는 등 생각보다 어려움은 너무도 크다. 이는 대부분 의지만 믿고 밀고 나가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일어나야…
귀찮지만 힘내서…
배고프지만 반 그릇만…

많이들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의지만으로는 꾸준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의지력은 금세 고갈되기 마련이고 고갈된 자리엔 지난 오랜 습관이 다시 삶을 뒤덮기 때문이다.


결국 운동을 통해 변화를 이루려면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삶의 방식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운동은 짧은 기간의 반복으로 높은 결과치를 얻을 수 없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두세 달 가슴과 복근 운동만 바짝 몰아서 한다고 몸짱이 될 수 없고,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이 자극적으로 내보내는 ‘100일의 기적’도 그 이후로 꾸준히 이어가지 않으면 100일짜리 추억일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동 시간 확보가 필연적이다. 언제 어느 시간에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인지 다른 일이나 변수가 생기지 않을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무턱대고 퇴근 시간 이후에 하겠다고 헬스클럽부터 끊어봐야 오래 나가기 힘들다.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 술 한잔이 생각나고, 그다음 날은 어제 먹은 술의 숙취로 쉬어야할 것 같고, 또 다음 날은 이틀 쉬니까 나가기가 싫어지고, 이렇게 3일 정도 쉬면 그냥 쭉 쉬는 건 일사천리다. 헬스클럽이 저렴하게 정기 회원권을 제공하는 것은 당신 눈에 보이지 않는 회원들의 서포트 덕분이다.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정기적인 시간이 확보되었다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 ‘귀찮지만 힘내야’로 삶은 변화되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은 그런 형태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지력 역시 물리력이고 과도한 의지의 남용은 정신적 피로를 일으키므로 금세 고갈된다. 3일이면 ‘귀찮지만 힘내야 하는 일’ 자체가 ‘귀찮은 일’이 된다는 의미다.

출처: 다이어터
대부분은 이런 타협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습관을 형성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스포츠 전문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운동복을 세트로 맞춘다. 그럴싸한 신발도 하나 사고 선수급에나 어울릴 것 같은 트레이닝 저지도 하나 구입하고 엘리트급 육상 선수가 워밍업 할 때 입는 팬츠도 하나 구입한다. 나는 배불뚝이 아저씨(또는 아줌마)인데 이게 무슨 사치인가 하는 생각은 안 해도 좋다. 쇼핑은 즐거운 일이다. 자 풀세트 장비를 구입했으면 집에 와서 옷과 장비를 걸쳐보자. 마음에 안 드는 몸매나 팽창된 복부쯤은 아무래도 좋다. 새 옷을 입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


이렇게 맘에 드는 장비를 마련했으면 소풍 가기 전 어린이처럼 머리맡에 가지런히 두고 잠자리에 들자. 하기 귀찮았던 마음이 생각보다 많이 사라지고 이 옷을 입고 나도 빨리 달릴 수 있고, 멀리 던질 수 있고, 많이 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조금은 들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를 주므로 추천하지만 꼭 이렇게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요점은 ‘긍정적인 피드백‘, 즉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여러 영장류 중 도드라진 지구력 덕분에 진화의 경쟁에서 성공한 종이다. 몸에 많은 수분을 갖고 있고 신체 전체에 땀샘이 있으며, 필요에 따라 다량의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한다. 인간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신체 표면에 털이 적은 것도 땀샘과 체온 조절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은 신체 일부에만 땀샘을 가지고 있거나 땀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체온 조절법으로는 방하기 이후 점차 고온으로 변화하는 기후와 장시간 운동으로 심박이 주는 체온 상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없다.


인간의 진화적 성공은 간빙기의 도래와 함께 과감하게 털을 벗어버리고 땀으로 체온 조절을 하며 얻은 ‘지구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간은 상대적으로 빠른 동물(하지만 지구력은 형편없는)을 장시간에 걸쳐 추격해 소진시키는 방식의 사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력이라는 능력을 얻은 대신 인간은 반대로 게으름이라는 짐도 가지게 된다. 지구력을 발휘하는 데는 상당히 많은 칼로리가 소모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해 사냥하는 시기가 아니면 최대한 칼로리 소모를 하지 않고 아껴두어야 한다. 게으름 역시 진화의 산물인 것이다.

인간의 놀라운 지구력은 4.5km의 수영과 180km의 사이클, 42.195km의 마라톤을 하는 철인 3종 또는 3주간 3,000km를 달리는 뚜르드프랑스까지 가능하다.

의지력에 의해 시작했다가도 금세 중단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게으름’ 때문이다. 자신의 게으름을 잘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게으름이란 여러 가지 다양한 핑계를 통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게으름을 무릅쓰고 행위를 지속 및 유지하려면 게으름 < 피드백이 되어야 한다. 


즉 운동이라는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보상물이라는 형태로 피드백을 주어 ‘긍정적인 행위’로 각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자신감을 갖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인간은 매우 나약하며 약간의 외부 자극에도 쉽게 의지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고를 모두 버리는 것이 좋다.


일례로 내가 글을 쓰는 것의 피드백은 페북의 ‘좋아요’와 댓글, 블로그의 조회 수다. 나는 글을 쓸 때 피드백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다. 그것이 계속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만약 피드백이 없다면 나의 글쓰기 의지도 상당히 꺾일 것이다. 그러니 이 글이 만족스럽다면 모두 ‘좋아요’를 누르시오).


반복적으로 습관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그만큼 중요한 일이며 습관만 이룬다면 이미 99%를 해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기제만 만들면 나머지는 그냥 따라오는 부분이다. 습관 속에 몸을 맡기고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만끽하면 된다.


그러면 다시 현세로 돌아와 사냥이 아닌 무의미한 칼로리 소모가 될 수도 있는 운동의 어디에서 어떤 긍정적 피드백을 찾을 수 있을까? 우선 대부분의 다이어터들이 얻는 긍정적 요소는 바로 ‘체중’이다. 100kg의 높은 체중으로 운동을 해 95, 90, 85 이렇게 줄어드는 수치는 자신이 한 운동의 효율을 드러내는 것처럼 높은 긍정적 피드백을 주어 반복을 만든다.


하지만 체중이 주는 긍정적 피드백의 한계는 너무도 자명하다. 과체중 시기에는 약간의 운동과 식이조절만으로도 높은 숫자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지만 점차적으로 반복할수록 피드백은 증가하지 않고 줄어들다가 결국은 한계점에 도달한다. 3~6개월 정도 열심히 운동해 감량에 성공한 이들이 이내 운동을 중단하고 금세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러한 ‘체중’이라는 것에 피드백을 두고 있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체중계에 너무 집착하면 도리어 체중을 빼기 어렵다. 체중계는 가급적 잊거나 가끔 확인하는 것이 좋다.

꾸준히 운동하는 이들이 많이 선택하는 피드백 포인트는 ‘신체 능력의 향상‘이다. 100m 를 달리는 것도 숨이 차던 사람이 1km, 2km 늘리기 시작해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다든가, 바벨 빈 봉도 힘겹던 사람이 5kg, 10kg 늘려나가 100kg 바벨을 들거나 하는 경우다. 마라톤 100회, 200회를 완주하는 것은 바로 이런 피드백을 횟수로 전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반복해 나간다면 높은 수준의 신체 능력 향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도 한계는 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개인이 가진 유전자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 몸매의 개선을 통해 얻는 피드백도 있다. 모델 같은 11자 복근, 권상우 같은 근육, 유승옥 같은 몸매 등이다. 하지만 몸매 개선에는 식이 조절이 필연적이다.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를 제한적으로 하고 단백질과 무기질 중심의 섭취다. 단기적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겠으나 너무 낮은 수준의 체지방율은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언제까지 닭가슴살 도시락 싸 갖고 다닐 거야). 이처럼 어떠한 피드백이든 한계는 있다.

이런 몸매는 그냥 타고나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는 쪽이 더 빠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1차원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없다. 신체 능력 향상도 얻고, 건강도 챙기고 활력도 얻으며, 몸매를 가꿀 수 있다. 문제는 너무 한 가지 목표점에만 매몰되는 것이다. 체중에만 치중하다가 영양실조에 빠지거나 금세 흥미를 잃기 쉽고, 신체 능력 향상만 따지다가 무리한 운동으로 부상이 생길 수 있으며, 몸매를 가꾸려다가 과도한 식이조절에 피로함을 느끼기에 십상이다. 


해답은 어느 한 가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중도’에 있다. 초기에는 체중 감량과 뱃살 감소 등을 즐기다가 이후엔 신체 능력의 향상도 즐기고 이후엔 근육 증가, 몸매 개선도 하는 것이다. 이것도 한계에 이르면 운동의 종류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라는 행위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절대로 그러한 기제로 작동하는 동물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정어리에 의해 더 높은 수면 점프를 하는 돌고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을 잊지 않고 기억해 둔다면 운동뿐 아니라 다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원문: 내일의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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