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는 여성들의 초상
의느님의 손에 의해 다시 태어난 연예인의 과거 성형 전 사진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성형외과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들… 성형수술에 관련된 이미지들을 언제 어디서나 보게 되는 요즘이지만 정작 성형수술 직후의 모습은 쉽게 보기가 어렵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비포 앤 애프터 사진들은 아름답고 드라마틱하며 그래서 감동과 (심지어) 경외를 불러일으킨다. 반면 붕대와 혈흔, 봉합 자국들로 뒤덮인 수술 직후의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사진작가 여지현의 연작 ‘Beauty Recovery
Room’(2010~2013)은 성형수술 직후 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여성들의 ‘현실적’인 초상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최근 와이어드와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여지현은 자신의 외모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5곳이 넘는 성형외과를 다니며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 월간사진, ‘ 성형에 관한 불편한 진실, 여지현 그리고 이승훈’
쉽게 상상할 수 있듯, 모델을 섭외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성형수술 관련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수술 직후의 모습을 촬영하는 대신 자신이 수술 후 회복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10명 가량이 사진 촬영에 동의했고, 다음의 사진들은 바로 그 결과물의 일부이다.
- 월간사진, ‘ 성형에 관한 불편한 진실, 여지현 그리고 이승훈’
- 월간사진, ‘ 소외, 여성, 실업, 성형 주제로 작업한 여지현’
그런데 놀랍게도, 이 연작의 사진들을 촬영하면서 작가는 오히려 성형수술의 개념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 가디언, ‘ Ji Yeo: dispatches from cosmetic surgery’s frontline’
작가는 회복이 끝난 모델들과 계속 연락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래서 수술과 회복을 마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몸에 영원히 만족하게 되었을까? 성형수술 문화에 대한 책을 쓴 미국 켄터키대학의 버지니아 블럼 교수는 성형수술이 중독적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여지현 작가의 웹사이트에서 ‘Beauty Recovery Room’ 연작의 다른 사진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