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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회사 내 잉여가 될 수 있다

조회수 2017. 3. 19.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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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45세 이후 어떻게 되는가?

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후배가 링크해 둔 블로그 왜 45세 정년이 될 수 밖에 없는가 (기술기업의 관점에서)는 한국 기술기업이 원천기술 개발을 외면하고 응용제품 생산에만 전전하는 현실을 짚으면서, 그로 인해 기술인력의 한계생산성이 중년이 되면 가치가 없어져 조직에서 버려진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비단 기술기업뿐 아니라 일반 사무직에서도 마찬가지로 깊이 없는 단순 기능으로는 45세 이상 생존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Copyright©Carlos Y.B. Kim. All Rights Reserved

위 그림에서 붉은 삼각형은 전형적인 조직 구조를 나타낸다. 위계 구조가 드러나 있으며, 각 높이에서의 폭은 필요한 인원 수를 나타낸다. 만약 조직에 있는 인원이 여기에 맞춰 존재한다면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없을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실제 인력구조는 푸른색 사다리꼴 모양에 가깝다. 나는 이 모델로 많은 것을 설명한다.


미숙련 사원, 대리급에서는 언제나 조직내 수요가 공급보다 크다. 즉, 데리고 일하고 싶어도 사원, 대리는 늘 부족하다. 따라서, 어느 조직에서든 이 때가 상대적으로 행복하다. 이 상태는 대략 과장 초반까지 이어진다.


저 위 그림에서 삼각형 바깥 쪽으로 삐져나간 사다리꼴 부분이 바로 조직적 차원에서 ‘남는 인력’을 나타낸다.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자리는 적고, 상대적으로 사람은 많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직급이 원래 뜻하는 자리(원래 부장은 한 部를 책임지는 직책이었고, 직급으로는 1급이라 했던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른 바 ‘팀제’다.


팀제는 과거 ‘부제’와 다를 것이 하나 없다. 다만, 팀장 아래 여러 직급이 섞여 있다. 팀제로 바꾼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직급에 맞춰 자리를 다 줄 수 없으니 부장이든 차장이든 직급 따지지 말고 팀장 아래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다. 부장도 제대로 못하면 차장급 팀장 아래서 일할 수도 있다는 압박이기도 하다.


자리-사람의 균형점을 넘어서는 30대 후반, 즉 고참 과장부터는 조직에 있는 자리보다 과장, 차장 직급에 있는 사람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한다. 조직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다른데, 예전에는 과장이 하던 일을 요새는 차장이 하고 있다면, (많은 조직에서 그러할 것이지만) 이미 그렇게 변화한 것이다.

대략 45세에 부장쯤 되면, 팀제가 아니라 어떤 조직 구조로도 조직에 남아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당한 자리를 나눠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때부터 조직은 본격적으로 이들에게 가혹하게 굴게 된다. 여기서 이직해봐야 받아줄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니까. 인력시장에 물어 보라. 가장 수요가 많은 직급은 대리와 과장이다. 바로 실무를 처리하면서도 받는 조직에서 직급과 보직에 대한 부담이 없다.


그래도 민간기업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중간에 상당 수가 조직을 떠난다. 한번 들어가면 사망, 구속 이전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철밥통’인 공직이나 공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사다리꼴이 거의 직사각형에 가깝다.

즉, 잉여인간이 되는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오고, 정년이 보장되니 사다리꼴이 위로 늘어나면서 말년에 극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못 찾게 된다. 이럴 때 조직은 명예퇴직, 임금피크 등의 방법으로라도 수급을 맞춰보려고 하지만, 워낙 격차가 커져서 그마저도 쉽지 않다.



잉여인간 되기 전에 현실을 깨달아야


문제는 이런 현실을 당사자가 잉여인간이 된 다음에 깨닫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체류연한만 채우면 자동으로 되던 진급이었다. 요새는 과장 되기도 마냥 쉽지는 않고, 차/부장은 여러 차례 밀리는 일도 많다. 단순하게 진급의 문제가 아닌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대책은 두 가지다. 끝까지 삼각형 내부에 남아있는 것과 아예 떠나는 것이다. 방석 차지하기 게임에서 이기든지, 다른 게임으로 바꾸라는 얘기다. 두 경우 모두에 있어 관건은 경쟁력이다.


경쟁력을 갖추면 삼각형에 머물든 나가든 자기 선택이다. 경쟁력이 없으면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고, 홧김에 나가면 가혹한 현실에 직면한다. 경쟁력이 ‘사내 정치력’을 뜻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경쟁력은 본업에서 발휘하는 전문성이다.

물론, 위 모든 설명의 대전제는 공/사를 막론하고 사무직이 고도로 전문화된 전문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경우라면 예외가 된다. 공조직은 전문성 기르기에 더욱 취약하다. 공평성 원칙하에 순환보직을 돌다보면 아무도 전문성을 가지기 어렵다. 민간기업이 조금 더 나은 형편이지만, 만족스런 정도일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스스로 판단해 보시길 바란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후배들이 따라하기 힘들 정도로 전문적인가?


그렇지 않다면, 잉여인간이 되기 전에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조직은 개인 전문성 키우는데 별로 관심이 없다. 조직은 조직의 이해관계에 충실할 뿐이니까.


원문: 개발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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