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자유당' 당명의 저주를 알아쓰까?

조회수 2017. 2. 14.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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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 속 '자유당'들의 굴곡 깊은 역사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합니다. 박근혜 비대위 시절이었던 2012년 2월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지 5년 만입니다.


새누리당은 당명을 바꾸기 위해 국민 공모와 전문가 의견 등을 모아 ‘자유한국당’,’행복한국당’,’국민제일당’,’보수의힘’ 등 4개 당명을 후보로 선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27%의 지지를 받아 최종 당명으로 확정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약칭을 ‘자유당’ 또는 ‘한국당’ 어느 것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9일 비상대책위와 13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결이 되고 선관위에 등록이 될 때 약칭이 결정될 듯합니다.



태생부터 자유와 거리가 멀었던 이승만의 자유당


자유한국당이 이승만의 자유당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유’라는 말이 ‘자유민주주의’를 뜻한다는 이유로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흔히 이승만이 나중에 독재를 했기 때문에 ‘자유당’의 이미지가 나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유당은 태생부터가 독재를 위해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4.19혁명으로 파손된 자유당 당사

1950년 5.30 선거를 통해 무소속 의원들이 2대 국회에 대거 등장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국회에는 ‘공화구락부’라는 반이승만 세력이 결성됐습니다. ‘원내자유당’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이승만의 독재를 막고 부정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내각책임제로의 개헌까지 추진하였습니다.


이승만은 ‘원내자유당’에 참여할 것처럼 속임수를 쓰다가 ‘원외자유당’을 만듭니다. ‘원내자유당’은 1951년 12월 14일 공보처에 자유당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12월 18일 ‘원외자유당’이 이승만을 대표로 자유당으로 정당 등록을 합니다.


‘원내자유당’은 미국과 친밀했던 장면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했습니다. 그러자 이승만은 ‘부산 정치파동’을 일으켜 장면 지지세력을 국제공산당으로 간첩누명을 씌워 체포했고, 원내자유당을 와해시켰습니다. 이승만의 자유당은 태생부터가 자유와 거리가 먼, 독재를 위한 정당이었습니다.



자유당 당명의 저주를 아십니까?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자유’라는 단어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자유’라는 말을 사용했던 정당들의 역사를 보면 그리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승만의 자유당은 4.19혁명 이후 야당으로 남으면서 명맥을 겨우 유지하다가 1961년 박정희 5.16 군사쿠데타로 정당 해산을 당합니다. 이후 일부는 1963년 박정희의 민주공화당에 흡수됐고, 일부는 장택상을 중심으로 버티다가 1970년 신민당에 흡수돼 해체됩니다.


전두환 이후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민정당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125석만 획득하면서 마음대로 정국을 운영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자 노태우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열망을 가진 통일민주당의 김영삼과 자민련 내에서 불만으로 위협받던 김종필과 함께 ‘3당 합당’을 합니다. 바로 ‘민주자유당’입니다.


‘민주자유당’은 노태우의 후계자 박철언과 김영삼의 권력 다툼, 내각제 개헌 약속 위반 등의 내부 갈등으로 ‘신한국당’과 김종필이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이 출범하면서 사라집니다.


‘자유민주연합’은 2004년 17대 총선 참패 이후,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탈당하면서 국민중심당을 창당하고, 일부가 한나라당에 흡수 합당 되면서 해산됐습니다.


‘기독자유당’은 2016년 총선 전에 창당돼 원내 진입을 노리면서 전국의 교회를 동원하며 노력했지만, 2.64%의 득표로 원내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무조건 당명 때문은 아니겠지만, 대한민국 정당 역사를 보면 ‘자유’라는 단어가 들어간 정당들이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새누리당 스스로 비난했던 자유당

새누리당이 이승만이나 ‘자유당’을 잇는 정통 있는 보수 정당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라고 썼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은 정당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유당을 거론하면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2017년 1월 서청원 의원과 인명진 비대위원장 간에 새누리당 상임중앙위원회 정속수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서청원 의원은 “인 위원장의 ‘친위 쿠데타’이자, 4·19혁명’의 원인이 되었던 ‘사사오입 개헌’에 버금가는 북쪽 공산당에서나 있을 수 있는 폭거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명진 위원장은 “어제 상임전국위 개최하는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자유당 때나 있었던 일”이라며 서청원 의원을 공격했습니다.

“제발 새누리당이 4.19 직후의 자유당이나 10.26 직후의 공화당처럼 안 되길 바란다” (정진석 의원)
“새누리당은 60년 자유당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길을 가고 있다” (하태경 의원)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이라고 당명을 바꿨다고 그들의 본색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이승만의 자유당도 원래 당명은 반자본주의와 농민과 노동자를 위하기 위해 ‘통일노농당’이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과거의 역사에 비쳐본다면 불과 몇 년 안에 바뀌거나 해산, 소멸될 수 있는 ‘자유’라는 말을 당명에 집어 넣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들에게 미래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을 것입니다. 당명을 바꿔 당장의 선거만 생각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당들이 가진 능력의 한계였기 때문입니다.


원문: The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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