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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는 정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가?

조회수 2017. 1. 11. 10: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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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 실패가 뼈저리게 증명됐음에도 굳이 공공 영역에 도입하려는 건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가 가결된 이후 황교안 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들에 대한 십자 포화를 맞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동 개혁 추진과 사드 배치 문제, 그리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같은 것이다.


이 글에서는 노동계와 정부가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는 ‘성과연봉제’에 대한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이 가장 부각되는 것은 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 부분이다. 우선 성과연봉제 자체는 경영의 의미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진 않는다는 것이 이미 여러 사람들에 의해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이다.


성과연봉제는 영업을 중심으로 일정한 수준의 성과를 수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직종에서 많이 도입되고 있는 인사 정책 중에 하나이다. 성과연봉제가 좀 더 극단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보험 영업 사원을 비롯한 많은 영업직들의 근로 조건인 영업 수당 형태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성과연봉제는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낸 직원에게 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조직 내부에 경쟁을 부추기고 이를 통한 경영 및 생산성의 효율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인사 유인책이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면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라는 이기주의적인 인간상을 그 근저에 깔고 있으며, 인간에게 행동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그 근거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성과 연봉제는 상당히 효율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일도 안 하고 맨날 잠이나 자거나 근무 시간에 잡답이나 하는 직원과 내가 직책이 같다는 이유로 동일한 급여를 받을 때 생기는 반발심을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일차원적인 이해나 직장 내부에서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성과연봉제를 이해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먼저 직원들의 성과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기업의 이익이나 실적만으로 움직이게 될 경우에 대한 문제점은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성과를 측정하기 힘든 직종에서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무원들의 업무 수행에 대한 성과 측정을 하기로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공무원들은 일단 수익을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므로 얼마나 많은 업무를 처리했느냐를 바탕으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의 성과를 측정할 사람은 누구인가?


철도 운영자의 경우로 넘어가 보자. 철도 운영의 성과를 측정하기로 한다면, 철도 운행의 효율성을 위해 위험한 철도 운행을 묵인해야 하는가? 각종 철도 예매와 판매 실적이 성과 측정에 반영된다면, 철도 기관사나 지하철 기관사는 승객들을 향해 각종 할인 이벤트에 대한 광고 메시지를 방송해도 될까?


의료계의 경우는 어떨까? 진주 의료원의 폐쇄를 결정한 홍준표 지사의 주장과 같이 소득을 내지 못하고 빚이 쌓이는 의료원은 효율성이 낮은 의료원이라 하게 된다면, 모든 의료 종사자들은 병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문제점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과잉 진료에서부터 돈이 되지 않는 환자에 대한 치료 거부, 기피와 같이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얘기한 여러 문제점이 지나친 걱정이라 얘기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한 각종 제도적·법적 장치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면 된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로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2007~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이다.



부패를 부르는 성과연봉제


당시 국제 금융 업체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면서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대출을 유도하고, 더 많은 파생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도록 추동했다. 이런 판매가 가지고 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이들의 아슬아슬한 경영 방침에 어떠한 제재도 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판매 실적과 대출 실적에 따른 엄청난 보너스와 성과금이었다.


금융위기가 터진 후 미국 정부는 AIG를 비롯한 금융 업체에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 그러다 금융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직원들과 임원들에게 성과금을 지급했고, 사람들은 엄청난 분노를 터트렸었다. 하지만 그들이 금융위기 이전에 그보다 몇 배에 달하는 성과금을 지급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성과금 제도가 금융 정책의 공공성을 무너뜨리고, 약탈적 대출과 위험성이 있는 상품들을 거리낌 없이 고객에게 팔도록 유도한 장치였음에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성찰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금융권과 거래하면서 그런 위험성과 문제점에 대해 눈 감았던 법률 전문가와 투자 상담 전문가들, 단기적인 실적이 개선되는 것 처럼 보이기 위해 회계 부정을 저지른 임원들의 행위를 눈감은 회계사들 모두가 영업 실적에 따른 성과 보수를 받는 임금 체계에서 성장을 해온 사람들이였다. 성과 보수제의 성격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기업의 경영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탐욕과 부정, 불법이 증가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역시 이와 비슷한 문제점이 발생한 기업이 있다. 바로 대우 조선 해양이다. 국내의 굴지의 조선 업체이지만, 국가에서 지원금을 받는 대우 조선 해양은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영진이 자신들의 짧은 임기 안에 최대한의 성과를 보장받고, 개인적인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회계 부정을 저지렀다. 이는 성과금 체계아래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문제점이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이런 부정 상황에 대해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들이나 담당자들 역시 공적 자금에서 떼어져 나온 성과금을 받는 것으로 내부 고발자의 역할에 대한 눈을 감고 말았다. 성과 측정에 대한 공정성이 내부적 부패로 연결될 경우 회사 전체에 엄청난 위험을 가지고 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성과연봉제는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성과 연봉제의 핵심은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경제적 사회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동기를 유발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이런 사상의 출발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통해 개발된 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실질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학은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고전 경제학의 사상을 받아들여 이를 발전 시켰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애덤 스미스의 사상에서 인간이 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전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에서 수학적인 방법으로 시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제한하는 과정에서 이성적인 인간이라는 전제가 등장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는 사실이다. 그리고 일면적으로 듣자면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성적인’ 인간?


인간의 행동 결정 과정에서 이성적이지 않은 선택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심리학적 실험과 행동 경제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이 주창한 행동 경제학은 심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인간이 시장에서 이성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계 학자인 크리스토퍼 시, 미국의 댄 에이얼리, 넛지의 저자인 리차드 탈러와 같은 학자들에 의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행동 경제학이 제시하는 근본적인 대답은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들이 지시되지 않은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는 것은 왜일까? 가장 간단한 대답은 “책임을 지기 싫어서”이다. 괜히 시키지 않은 일을 하였다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가지게 되면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회피하게 된다.


주식 시장에서도 이런 성향은 그대로 드러난다. 만일 주식이 올라갈 것을 기대하고 구매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주식 시장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여 해당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 다시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해당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 주식 가격을 더욱 떨어지고 적은 손해를 보고 팔지 못한 사람들은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


만일 사람이 정말 이성적이라면 일정 수준의 손해는 감수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수준으로 손실을 회피하려고 한다. 왜 그런것일까?

인간은 확실히 이성적인 존재이긴 하다. 하지만 사진과 같이 정말 다양한 감성을 같이 보유한 존재인 것 역시 인정해야 한다.



이성과 감성의 인간


그것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 체계는 두 가지, 이성과 감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에서 말하듯 사람이 만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한다면 사고를 당하거나 자연재해를 당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원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있을 수가 없으며, 돈 많은 사람이나 관료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은 사람들에 대해 연민과 함께 상대방에게 공분을 느끼는 일도 있을 수는 없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성적으로 계산을 하고 자신의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공정하게 대우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욕망은 이성이 아닌 감성에서 나오는 것이고,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을 통해 이와 같은 인간의 감정이 무한적인 이익의 추구를 막게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이런 실험과 이론으로 인간이 이성적이지만 않다는 것을 증명을 하게 되면 결국 신자유주의의 기본 전제인 이성적인 인간들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에 의한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은 당연하게 부정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면 인간은 이성적이면서 감성적이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성과연봉제 역시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의 심리학자들과 경영 학자들은 금전적 인센티브의 제공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수년간에 걸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


-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

- 하버드 비즈니스 기사

- 와튼 스쿨 리뷰

그렇다면 성과 연봉제가 진정으로 공무원과 공적 분야의 효율성을 높일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물어봐야 한다. 정말 성과 연봉제는 공적 부분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인가?


많은 국가와 연구자들이 금전적인 보상을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가 실질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고 밝혀냈음에도, 여전히 성과연봉제가 추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는 크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인다. 성과연봉제를 추진함으로써 경영진, 특히 국가가 공적 영역의 인원들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업무 평가를 넘어 실적 평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공적 영역의 직원들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강해 짐을 의미하게 된다.


여기에 저성과자 퇴출이라고 하는 원칙이 같이 도입되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한다. 저성과자는 공적 분야에서 퇴출시킨다고 할 경우, 현재는 퇴출이 비교적 어려운 공적 분야의 정직원에 대한 퇴출이 쉬워지며, 이를 통해 조직 내부에 불만 세력이나 비판적인 세력을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을 통한 공적 기능 부분의 사적 분야로의 확장이다. 공적 부분은 경영상의 이익보다는 공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과 업무를 할애하고 있지만,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이 쉬워지게 되면 점차적으로 공공성을 위한 업무 분야는 줄어들고 수익을 위한 업무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경영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 등의 목적으로 공적 분야의 업무에 대한 외주화 또는 사적 기업들의 공적 부분 참여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올여름 엄청난 논란이 되었던 한국 전력의 폭탄 전기세와 같은 일이 발생해도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통한 문제 해결은 요원해지고, 오히려 사적 계약의 영역이라는 미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런 공적 영역을 사적 기업의 영역으로 바꿨을 때의 이익을 기대하는 자본들이 기다리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세계화를 통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신자유주의 아래의 규제 철폐는 결국 자본의 집중과 계층 간의 간극을 높이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과 공공재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얘기 한다. 또한 누진적 법인세률의 인상과 상속세와 개인 소득세 등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을 통한 재원으로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토마스 피케티, 폴 크루그먼 등과 함께 대표적인 반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애덤 스미스는 결코 작은 정부를 말하지도 않았고, 완전 자유 시장의 균형 가격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없다. 오히려 사회의 평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며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정부의 공적 자원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사회 간접 자본 중에 건설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경쟁을 통해서 효율성을 따질 수 없고, 큰 이익을 볼 수는 없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장기적으로 그 이익을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투자가 공적 자원이자 사회 간접 자본이라 설명한다.


성과연봉제의 공적 부분으로의 도입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바로 이것을 가장 먼저 질문해야 한다.


그 분야의 서비스와 업무가 돈으로 효율성을 계측할 수 있는가?


심지어 이미 성과연봉제가 적용되고 있는 금융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대해서도 그 산업의 공공재적인 성격의 강화가 사회 전체의 평등과 웰빙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애덤 스미스가 말했듯이 노동 임금이 인상되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본이 집중되어 사회의 해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에 더 큰 문제(계층 간의 갈등)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문: 로빈의 서재 1부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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