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잘 입는 방법이 있을까요?"

조회수 2018. 11. 13. 12:1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우리가 "패셔너블"하다고 부르는 사람들의 특성을 정리해 봅시다

비슷한 글을 몇 번 썼던 것 같지만, 여전히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옷을 잘 입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어디 가서 멋져 보이지 않고 구려 보이고 싶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남 앞에서 좋아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도, ‘옷을 잘 입는다’ 혹은 ‘스타일리쉬하다’ 같은 표현들은 너무 주관적인 평가들이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어떤 수치화 된 기준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꾸 물어보니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자 우선, 우리가 말하는 ‘옷 잘 입는다’ 혹은 ‘패션 센스 있다’ 뭐 이런 부류의 오만 가지 표현들을 모아보자. 우리는 어떤 사람을 일컬어 ‘패셔너블하다’라고 할까? 고려해 보면 대략 이런 부류의 사람들인 것 같다.



1. 패완얼을 몸소 보여주는 유형


그냥 잘생기고 기다랗고 이쁘고 얇고 한 타고난 체형 덕분에 대충 아무거나 입혀 놔도 소위 말하는 ‘가오’가 풀풀 나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보통 사람들은 여기에 해당 사항이 없다. 얘네는 그냥 대충 입고 다니면 놈코어 스타일이라는 말을 듣고, 헐렁하게 입으면 루즈핏이라고 해주며 몸에 붙게 입으면 스키니핏이라고 해주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충 입고 나가면 동네 노는 형 혹은 백수 같아 보인다고 하고 헐렁하게 입으면 찌질하게 힙스터 흉내 내는 놈이 되며 좀 붙게 입으면 뱃살부터 빼란 말을 들을 뿐이니, 해당 사항 없다고 생각하도록 하자.



aka 모델왕 김원중



2. 가장 안전한 모범생 유형


튀는 컬러나 텍스처 혹은 조금이라도 과한 실루엣은 일단 피하고 보는 안전빵들이 많다.


그중에서 유행을 따라가거나 추구하는 패션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남녀 구별 없이 검정/흰색/회색/올리브색/밤색/베이지색/버건디/남색 정도의 컬러 팔레트 안에서 모든 옷을 해결하되, 컬러 콤비네이션에는 나름대로 규정이 있거나 정석대로 입어서(검은색+흰색, 남색+흰색+회색 같은 100% 승률 공식을 따라가는) 깔끔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폴로’라던지 ‘클럽 모나코’, ‘캘빈 클라인’ 같은 브랜드들부터 좀 더 나가면 ‘폴스미스’라던가 ‘아르마니’ 계열 브랜드들, ‘막스 마라’나 기타 내셔널 브랜드들까지 어쩌면 가장 평범해 보이는 옷차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실패 확률이 낮은 컬러에 클래식한 실루엣을 기본으로 입는 거다. 거기에 조금 모험을 한다면 양말, 스카프의 컬러를 팝컬러로 바꿔 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사실 패셔너블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늘 깨끗해 보이고 단정해 보이기 때문에 좋은 소리 듣기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많은 유형.

출처: TNGT
딱 따라 하기 좋은 깔끔한 스타일.



3. 누구도 따라하지 않는 힙스터 유형


2번 유형과는 완전히 반대쪽에 있는 개성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패셔너블’이라고 부르는 류는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뭐 제일 대표적으로는 ‘베트멍’이나 ‘고샤 루브친스키’ 같은 대놓고 유행인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좀 더 마이너한 놈들은 ‘언더커버’나 ‘콤 데 가르송’, ‘비비안 웨스트우드’ 같은 류의, 누가 봐도 “어 이게 패션인가?” 싶은 아방가르드 계열의 브랜드를 좋아하고. 그런데 사실 대부분 거지이므로 입으로 떠드는 것에 비해 실제 소유하는 경우는 아주 많지는 않다. 그래서 주로 가장 핫하고 비싼 아이템 하나에 적당히 잘 어울리는 아이템들을 믹스 앤 매치 하는 쪽으로 똘끼를 표출하는 부류들이다.


유행에 워낙 민감하다 보니 유행에 처지는 것 자체를 죄악처럼 여긴다. 조금만 유행이 지났다 싶으면 사정없이 매물로 팔아제끼고 또 다른 리스를 선택하기 때문에, 몇 년 지나고 나면 실제로 옷장에 옷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 ‘베트멍’의 2016 F/W 컬렉션.



4. 돈을 덕지덕지 바른 유형


주로 돈은 잘 버는데 쓸 시간이 없는 운동선수들 혹은 연예인들, 혹은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는 돈 좀 있는 사람들에서 많이 보이는 케이스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패션에 대한 애착이 있다기보다는 몸에 걸쳐진 것들 자체가 부동산 혹은 돈 냄새의 표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하이엔드 급에서도 누구나 다 알법한 브랜드 아니면 관심 갖지 않고, 브랜드 로고나 라벨같이 누가 봐도 ‘어디 어디 것’이라는 것이 당연히 보여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패션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제로에 가깝다 보니 어떤 롤모델 하나를 정해 놓고 그 사람이 입는 것과 거의 흡사한 공식을 따라갈 뿐 새로운 시도라던가 변형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루이비통’이나 ‘구찌’, ‘디올’, ‘발렌시아가’나 ‘발맹’, ‘지방시’ 등등 ‘누가 봐도 그거’인 브랜드의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템을 유니폼처럼 걸치고 다닌다. 물론 대부분은 구려 보이지만 때로는 그런 것들을 적당히 부티나게 걸치고 다니는 사람도 있기는 있음.

짤은 아쉽게도 구린 축에 들어가는 우리형…



5. 개썅마이웨이 유형


2,3,4번을 완전히 초월해서 “나는 내 길을 가련다 마이웨이” 뭐 그런 부류이다.


예를 들면 ‘실루엣’ 혹은 ‘브랜드’, ‘유행’의 선 자체를 다 발로 차서 작살 내고 저걸 패션이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질문마저 던지게 할 정도로 난해한 무언가를 대중에게 던지는 선지자적인 존재들.


물론 그런 무리 중 80% 이상은 그런 것을 흉내 내는 수준이라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20% 정도 우리가 이른바 ‘시발 덕후’라고 부르는 종자들이 있다. 이들은 분명 확고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비롯한 철학이 있고, 그 철학을 유지하는 기간이 위의 누구보다도 길다.

레이디 가가의 패션 중 그나마 무난한 것이다(...)



나는 어떤 유형일까?


자, 대략 우리가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나눠보자면 대략 저 5가지 유형 밖으로 나가지 않을 거야. 자 그럼 우리가 어디에 속하는지 이야기하기 전에, 자꾸 니들이 또 혹시 나는 1번 아닌가 뭐 그런 이상한 생각을 자꾸 할 수도 있으니까 못을 또 박아주는 의미에서.


● 남자는 키 최소 184 (183도 안 됨) 이상, 어좁이 안되고 머리 커도 안되며 목 짧아도 안 되고 키는 큰데 앉은키 95cm 이상도 탈락이고 키 190 이상도 탈락에 몸무게는 대략 73~79kg 정도를 이야기함.


● 여자는 키 최소 173 이상에 180 정도까지이며 역시 다리가 짧거나 하체 비만 그런 것들은 싹 다 탈락이고, 가슴이 좀 작거나 엉덩이가 작거나 그런 것들은 별로 기준이 되진 않지만 그런 경우엔 다른 조건들이 더 특별해야 함.


음, 그렇지. 우리는 아닌 거야. 응응.


자, 그렇다면 우리가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옷 잘 입는 사람’의 유형은 크게 2, 3, 4, 5 번 정도일 텐데, 일단 5번은 삭제하도록 하자. 별로 추천하고 싶은 방식이 아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 유행하던 ‘트루 릴리전’의 부츠컷 바지에 오니츠카 타이거를 신고 파카는 반드시 몽끌레어를 입고 구찌의 G로고가 크게 박힌 벨트에 GG패턴이 도배 된 일수가방 같은 것을 들고 다니는 꼴이라던가, ‘디스퀘어드’ 청바지에 ‘톰 브라운’ 니트나 셔츠를 입고 ‘생 로랑’ 쟈켓을 걸친 것을 굳이 멋지다고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일수가방 하면 또 떠오르는 셀럽 우리형…

자, 그러면 당신이 도전해 볼 수 있는 패션의 종류는 2,3,4번 정도일 텐데, 굳이 키워드로 이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마도 이럴 것이다.


2번, 모범생.

3번, 힙스터.

4번, 당신의 마이웨이를 응원합니다.


자,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