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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인격이라구요?": 일 못하는 직원에게 모욕주는 것의 문제점

조회수 2016. 12. 14. 1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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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요즘 기업에서는 성과에 대한 고민이 깊습니다. 성과가 낮은 직원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칫 성과가 낮은 직원에 대한 경영자나 직원들의 대응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일 못하는 직원,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정해져 있다. 성과평가를 통해 낮은 인사고과(평가)를 주어 급여 인상을 막고 인센티브를 적게 주거나 주지 않고 승진을 시키지 않으면 된다. 공정한 평가를 전제로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영리조직, 비영리조직, 특수목적조직 어느 곳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정한 평가’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빼고는.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일을 못하는 직원에게 잘못된 대우를 하는 것에 대한 얘기다.


며칠 전, 나는 불과 10년 만에 매출 규모가 5배나 성장한 기업을 방문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일반적인 기업과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무실 전면에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렇게 적혀 있는 플래카드였다.

지난 분기 매출목표 100% 달성, 이번 분기 매출목표의 110% 달성, 신규거래처 **개 계약, 신상품 매출 ***억 달성, 판매재고 *% 미만…

좌석 배치도 독특했다. 모든 좌석이 칸막이 없이 뻥 뚫려 있고 직원들은 노트북을 켠 채 일하고 있었다. 표정들도 뭔가 결의에 찬 표정들이었다. 내가 접한 이 회사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투적’이다.


CEO를 만났다.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반드시 실적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강력한 성과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기본연봉과 함께 상하반기 두 차례 성과평가를 통해 우수, 보통, 부진 3등급으로 정해 우수등급에는 월 급여의 100%, 보통등급은 월 급여의 50%, 부진은 인센티브 지급이 없는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일단 전투적인 이 회사의 분위기에 맞는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과가 있는 곳에 경제적 보상이 있는 것이 특별히 문제 될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CEO와 대화 중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에 대한 표현을 필요 이상으로 가혹하게 표현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뒤이어 이 기업의 HR 책임자를 만났다. CEO가 좋은 기업문화와 선진적인 HR 제도에 관심이 무척 많다고 해서 시작된 미팅이라 만나야 했다.


HR 책임자에게 들은 CEO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 공정한 평가와 충분한 보상을 위한 노력 등 성공한 CEO의 요건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그는 저성과에 대해 너무나 가혹한 대우를 한다고 했다. 


CEO는 일을 못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대하는 말투, 태도가 너무나 가혹한 것 같았다. 공개 석상에서 “기생충 같은 놈”, “조직에 불필요한 인간”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없이 쓴다는 것이다. 다만 해고는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 사람도 가족이 있는데 회사에서 쫓아내면 뭐 먹고 사냐”면서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원들도, 팀장들도, 직원들 간에도 ‘일을 못하는 직원은 인간 대접 안 하는 문화’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부서 간에 협업이나, 직원들 간에 협조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다.



기업에서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직원은 없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일 못하는 직원을 다른 직원의 성과를 가로채는 범죄자로 취급하고 인격적인 모멸감과 조직에서 왕따 시키는 학대 행위를 하는 것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가?


조직에서 성과가 낮은 직원에게 인간적으로 가혹한 대우를 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의 문제가 있다.


첫째, 일종의 이중처벌이다. 기업은 인사평가제도가 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 평가를 통해 좋은 보상과 승진이 기회를 제공한다. 성과가 낮은 직원에게는 정해준 기준에 의해 낮은 보상과 승진의 기회를 차단한다. 이것으로 저성과에 대한 처분을 받은 것이다. 성과가 낮다고 가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둘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뽑은 것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일에 배치한 것도 기업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뽑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다른 조직에서 성과를 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나, 다른 리더나 동료와 일했다면 성과를 냈을 수도 있다.


기업은 직원을 채용, 배치, 육성, 전환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먼저 이 부분에 문제는 없었는지 진지하게 평가하는 것이 먼저다. 그럼에도 도저히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되면 법과 사규에 정해진 기준에 의해 해고하면 된다.


셋째, 기업은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다. 인간으로서 누리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기업에 고용되어 있다고 하여 유보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된다. 신체적 안전은 물론, 정신적 안전도 지켜져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기업과 직원들 모두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것처럼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 자유와 존중은 기업과 직원들 모두가 지켜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


물론, 상하 수직적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현실론을 제기하지만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기업에는 가치관이 있다. 기업의 존재 목적(미션), 이루고자 하는 꿈과 미래상(비전), 기업의 우선순위와 일하는 원칙과 기준(핵심가치)의 중심은 바로 직원이다. 


직원을 존중하고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일을 못한다고 성과를 못 낸다고 너무나 쉽게 범죄자로 취급하고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가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탁월한 성장을 해오지 않았냐고? 어쩌면 그것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다. 성장은 여기까지가 될 수도 있다.


기업에서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원문 :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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