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최적화보다 '재밌는 컨텐츠'를 먼저 생각하라"

조회수 2016. 10. 17. 17: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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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초 성지환 대표 인터뷰
출처: 머니투데이

1. 4시 33분 의장과의 기연, 콘텐츠를 인정한 투자로 시작된 72초


리승환 (이하 리): 5년간 예술활동을 하며 빚만 졌다고 들었는데, 72초를 만들었습니다. 이번엔 돈 벌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


성지환(이하 성): 아니오. 돈 좇는 것도 태생이라 생각해서…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리: ……


성: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제 베이스가 IT니까 모바일 컨텐츠 사업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때 인더비 때 만든 72초 드라마의 프로토 타입을 유투브에 올려 봤어요.


이건 도루묵이 프랑스 유학 시절 봤던 Bref라는 짧은 시트콤을 한국식으로 옮겨본 거였어요. 그런데 여기서 반응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걸로 한 번 재기해 보자… 이렇게 생각한 거죠.

뭐라 하는지는 몰라도, 72초 드라마의 느낌이 물씬 난다

리: 다시 시작할 돈 없잖아요?


성: 72초 시작할 때 마중물은 4시33분의 권준모 의장님 덕분이에요. 처음에는 조언을 얻으러 갔는데, 모바일 콘텐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도움을 주시겠다 하더군요.


리: 어떻게 그 높은 분을 알게 되어…


성: 권준모 의장님과 알게 된 계기는… 부모님이…


리: 금수저인가요?


성: 아니… 부모님이 명상학교에 관심이 많았어요. 의장님도 관심이 많아서 부모님을 알게 됐어요. 거기는 실명 안 밝히고 별명만 쓰는데, 부모님이 의장님께 우리 애가 사업하는데 뭐하는지 모르겠고 망할 것 같단다, 한 번 만나서 이야기 해봐라… 그래서 저는 4시33분이 그렇게 큰 회사인지도 모르고, 그냥 몇 번 식사하고 의장님도 종종 공연 보러 오는 정도였어요.

간지남 권준모 의장

리: 의장님이 뭐라 하시던가요?


성: 항상 ‘니들 재밌는 거 하는 것 같은데 대체 사업하는 거냐, 예술하는 거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번에 회사 접었다고 조언해 달라고 하니, 의장님께서 72초 드라마의 프로토타입을 이미 봤다고… ‘잘은 모르겠지만 재밌는 컨텐츠 만들던 애가… 이번엔 정말 사업할래? 그러면 우리가 도와줄게’ 이런 식으로 좋게 말씀해주셔서, 72초가 생겨나게 된 거죠. 72초의 시작부터 4시33분이 같이 했다고 보는 게 맞아요.



2. 72초 드라마: 네이버 공개하자마자 평균 50만 뷰를 만들다


리: 72초의 시작은 몇 명이서 시작했나요?


성: 5명이었어요. 딱히 포지션은 정해져있지 않았고, 그 중 3명은 예전 회사였던 인더비 멤버였어요. 다른 한 명은 인더비 시절 모든 프로젝트를 같이 했고, 나머지 한 명도 워낙 친한 관계라…


리: 회사를 시작하고 무엇을 했나요?


성: 일단 컨텐츠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어요. 일단 컨텐츠 사업은 뭐든 만들고 시장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는 게 좋거든요. 다행히도 72초 드라마 류는 반응이 좋았고, 시장에 공개하기 전에도 추가로 엔젤 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덕택에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컨텐츠 만드는 데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리: 72초 드라마는 유투브에 처음 공개했나요?


성: 아니오. 오히려 첫 시작은 네이버였어요.

네이버에서 72초 시즌1은 평균 조회수 50만 이상을 기록했다

리: 레퍼런스도 없는 주제에?


성: 만드는 중 네이버와 CJ에서 동시에 연락이 왔어요. 유투브에 있는 72초 드라마 등을 보고, 이런 컨텐츠 필요하다고… 갑작스레 업계에서 막 관심을 받은 거죠. 처음에는 카카오TV에서 굉장히 좋은 조건을 불러서 얼씨구나 하면서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우리 컨텐츠 계속 완성돼 가는데, 오픈이 계속 늦어져서 네이버로 먼저 간 거죠.


리: 반응은 어떻던가요?


성: 좋았죠. 처음에는 유통도 할 줄 몰라서 트레저헌터에 유통을 맡겼어요. 시즌 1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바로 시즌 2에 들어갔죠.


리: 시즌 2에서는 어떤 변화를 꾀했나요?


성: 어차피 모바일이면 기존 방송 문법을 좀 더 과감히 버리기로 했어요. 시즌 0부터 함께 하던 작가님이 굉장히 잘했는데 콘텐츠와 색깔이 조금 안맞아서 교체했어요. 그리고 프로 작가는 아니지만 저희 내부에서 전부 처리하기로 했고요. 대본적 완성도는 좀 떨어졌지만, 반응은 좋았어요. 네이버에서 배너도 걸어주고 하며 시즌 1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콜라보도 시작했어요.



3. 첫 광고주는 무려 삼성전자, 그것도 셀프 디스로 시작하다


리: 콜라보?


성: 상업적인 콜라보레이션이죠. 그 전에는 부산경찰 등 비상업적인 콜라보만 하다가, 삼성전자와 함께 하며 본격적으로 콜라보를 열었어요.

역시나 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콜라보레이션

리: 삼성전자나 제일기획은 보수적이라 통과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성: 어려웠죠. 당시 인터넷 온라인용 바이럴 영상 제작비가 1~2천만 수준, 잘 만들어봐야 3천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것보다 훨씬 세게 불렀는데 제일기획과 삼성 모두 오케이 하더라고요. 요즘 핫한 프로그램과 함께 하고 싶다고… 그런데 정작 진행 과정이 어려웠어요. 계속 고쳐달라, 고쳐달라, 고쳐달라…


리: 그래서 얼마나 뜯어 고쳤나요?


성: 하나도 안 고쳤어요.


리: ……


성: 약간 광고주를 셀프 디스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게 오케이 안 돼서 바꾸고 바꾸고… 두 번 뜯어 고친 다음에, 이대로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그냥 때려 치우자고 했어요.


그런데 담당자가 높은 분께 원래 버전과 수정 버전을 함께 보여주니, 원안이 재밌다고 그냥 가자고 했다고… 오케이한 분이 전무님이라는데 감사 식사라도 하고 싶어요. 삼성이란 대기업에서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거든요. 실제 ‘삼성이 미쳤어요’ 같은 댓글도 있었고…

광고도 재밌으면 사람들이 좋아한다

리: 삼성전자 콜라보가 화제가 된 후 광고 제의도 많이 늘었겠네요?


성: 사실 그 전부터 많이 들어왔는데, 그냥 안 했어요. 만들 여력도 없었고… 삼성을 통해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나서부터는 감을 잡은 거죠.


리: 단가 때문에 못 한 거 아닌가요?


성: 그건 아니에요. 지금은 나은데, 작년은 컨텐츠 기준이 정말 까다로웠어요. 지금은 좀 클라이언트와 재미있는 접점을 찾는 데 익숙해져서 그렇게 빡빡하게 굴지는 않아요. 삼성에 이어 광고주가 계속 늘어나자, 나중에는 아예 콜라보레이션으로만 진행 가능한 ‘직업탐구’ 시리즈를 런칭하기도 했고요.



4. 단순히 웃기는 영상을 넘어 IP 확장으로


리: 시즌2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성: 만들다 보니 다른 것도 만들고 싶고… 그래서 오구실을 준비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72초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리: 그러면 인력도 2배로 늘린 건가요?


성: 기존에 같이 일하던 프로덕션 인력을 다 내부로 들여왔어요. 몸집이 확 불어나서 7명이던 내부 직원이 갑자기 20명 가까이 됐죠. 외부 프로덕션 많이 돌리면 비용 맞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내부 직원이 늘어나니 제작에는 정말 효율적으로 인원이 짜여서… 오구실에 이어 ‘두 여자’, ‘바나나 액추얼리’ 등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어요.


리: 왜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 세상에 그렇게 작품을 늘려 나간 거지요?


성: 어차피 72초 드라마 하나만 가지고 뭘 할 수는 없으니, 다양한 컨셉의 라인업을 내놓고자 했죠. 예로 오구실 같은 경우 처음부터 여성향이었는데,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72초 드라마와 달리 호흡도 짧지 않고 굉장히 잔잔한… 감성적인 작품이었거든요. 처음에 주변에서 재미 없다고 하지 말자는 의견도 많았어요.

아주 달달하게 녹는다

리: 그런데도 꿋꿋이 밀어 붙였군요.


성: 우선은 테스트였어요. 실제로도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재밌는 건 몇 달 지나가면서 온라인 컨텐츠스럽지 않게 조회수가 꾸준히 올라가더라고요. 실제로 현재 누적 조회수는 72초 드라마 시즌1만큼 나왔어요. 마치 뮤지컬처럼 고정 팬층이 여러 번 보더라고요.


리: 최근 72초TV는 IP(지적재산권) 개념을 모바일에 도입했다고 화제이던데, 이때부터 IP에 신경을 쓴 건가요?


성: 아뇨. 그건 올해 초에야 생각한 거고… 그때만 해도 재미있는 컨텐츠, 그러면서도 다른 컨셉을 내놓는데 집중했어요. ‘두 여자’ 같은 경우 굉장히 미술에 신경 쓴 패셔너블한 작품이라, 처음부터 외부와의 콜라보도 염두했어요.


덕택에 패션 편집샵 라운지에프와 시작부터 함께 할 수 있었죠. 우리끼리는 신나서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12월에 오픈된 콘텐츠에 배우들은 반팔을 입고 있는 상황이…

소품과 칼라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리: 이쪽은 잘 됐나요?


성: 음… 인기와는 무관하게 커머스 쪽 결과물은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내부에서는 시도라는 면에서 의미를 두고 있어요. 두 여자는 컨텐츠적으로도 굉장히 실험적이거든요. 기본적으로 드라마인데, 제 3자가 하나 존재하고 두 여자의 수다로 전개돼요. 기존의 영상 컨텐츠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구성이죠.


리: 72초 드라마처럼 참조한 컨텐츠는 없나요?


성: ‘바나나 액추얼리’는 72초의 변형으로 보는 게 맞고… 사실 그것도 다른 라인업을 내놓은 이유에요. 우리가 참조해서 만든 거라면, 또 남들도 얼마든지 비슷하게 성공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오구실, 두 여자는 완전 우리 아이디어로 만들었어요.



5. 지속적 실험이 가능한 창작자 집단을 유지하는 법


리: 주로 기획회의는 어떻게 하나요?


성: 자유로워요. 가만히 앉아 있다가 누가 와서 ‘이거 재미있지 않을까’ 식으로 이야기해요. 요즘에는 사람이 좀 많아지고 하니 금요일마다 아이디어 피칭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어요. 그래서 괜찮다 싶으면 일단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요. 핸드폰으로 찍든 뭐든, 그게 괜찮으면 본격 기획을 시작해요.


리: 의견 냈더니 짐 떠넘겨서 의견을 소극적으로 낼 것 같은데…


성: 좀 달라요. 우리는 컨텐츠 창작 집단이잖아요. 보통은 자기가 낸 아이디어를 자기가 만들어보고 싶어해요.


리: 창작자 집단이다 보니, 합 맞추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다들 개성도 강할 거고…


성: 저는 반대로 생각해요. 개성 강한 걸 죽이려 하지 말고, 그냥 살려주면 돼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합이 생겨요. 그 합이란 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믿음의 문제에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인정하고 있느냐죠.

출처: 주간조선
자유분방한 회사 분위기

리: 회사가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네요.


성: 정시 출퇴근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권장 시간 정도에요. 경영기획, 마케팅, 비즈니스 파트는 시간을 지키는 편이고, 제작 쪽은 매우 프리해요. 다 노트북을 써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요. 집에 처박혀 일하고 싶으면 아이맥 가지고 집에 가라고 해요. 그렇게 한 달만에 돌아온 경우도 있어요.


리: 이러다 라인업이 끝도 없이 늘어날 것 같은데요…


성: 모바일 영상 시장은 이제 막 시작이고… 지금은 모든 게 테스트에요.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고요. 지금까지 봐왔더니 이런 게 먹히더라, 먹힐 것 같다, 한 번 해 보자…


어쨌든 그 과정에서 콜라보는 자리를 잡았고, 다른 라인업도 하나 둘 자리 잡기를 바라는 거죠. 그 과정에서 성공한 IP는 계속 성장할 테고… 그래서 최근에는 뉴스형인 72초 데스크에 이어 호러 딜리버리라는 호러물도 내놓았어요.


리: 최근에는 ‘72초 라이프’라는 브랜드를 통해 MD 상품도 내놓았던데, 장사는 좀 됐나요?


성: 당연히 안 됐죠. 처음부터 테스트로 시작한거에요. 그래도 최근 저희가 직접 제작하고 판매했던 바나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은 매진이 되기도 했죠.

커플을 위한 더러운 게임

리: 정말 돈과는 거리가 먼 분이군요(…)


성: 작품과 마찬가지로 수익화도 아직 가능성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애초에 많이 만들지도 않았어요. 만약에 성장해서 잘 팔려서 수익 되면 좋겠지만, 더 큰 건 브랜딩 쪽이에요.


단순히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보다, 정말 우리 회사의 라이프를 보여주는 브랜드로 만들면 어떨까 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 색깔이 녹아나도록, 정말 우리 직원들이 쓰고 싶어하는 물건을 보여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6. 단순 퀄리티가 아닌, 72초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리: 그래도 작품이 늘어갈수록 돈도 많이 나간다는 건데… 수익은 크게 신경 쓰지 않나요?


성: 사람이 이만큼인데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죠. 선후의 문제인데 일단은 ‘재미있는 컨텐츠’에 좀 더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투자를 받는 거고… 아직까지 손익에서 플러스 난 작품은 거의 없지만, 그만큼 72초에 쏠리는 관심도 커지고 있고요.


리: 그래도 콜라보와 커머스만으로는 좀 약하지 않을까 싶은데…


성: 일단은 플랫폼들과의 광고 상품 협업 개발이 꾸준히 진행 중이에요. 콘텐츠와 광고 상품을 연결 가능하니까요. 단순 노출이 아니라, 우리 작품의 프리롤 광고를 저희가 직접 구성하고 판매를 하는거죠.


프리롤 구좌도 구좌고, 이 구좌에 넣는 광고도 저희가 본 콘텐츠와 연관되게 제작할 수 있으니, 브랜드들에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죠. 이 모델과 콜라보 두가지가 합해지면서 이제는 작품들이 적어도 BEP는 맞출 수 있는 수준이 되어가고 있어요.


리: 그러고보니 배우들이 점점 유명해집니다. 도루묵은 이미 감독이나 연출보다 배우로 보이는 듯하고(…)


성: 사실 우리 컨텐츠 IP로 할 수 있는 게, 배우들을 띄워주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배우 매니지먼트도 시작했어요.

언젠가 72초에서 SES가 나올지도 모른다

리: 몇 년 계약이죠?


성: 아직 초보적 단계라 기간도 짧고 배우도 적어요. 어차피 우리와 지금까지 함께 작업해 오던 사람들이라 돈보다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리: 중국 진출도 화제이던데…


성: 작년 말부터 출장 가서 시장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중국 업계에서 우리 컨텐츠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요우쿠에서 독점 달라고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우선은 서두르기보다 한국 시장과 비슷한 순서로 가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유통사를 두고 플랫폼 시장을 공부하다가 직접 뛰어들었잖아요. 중국도 유통사를 선정해서 데이터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전략과 포지셔닝 가면 좋을지 고민 중이에요.


리: 왜 중국에서 그리도 72초의 작품을 원할까요?


성: 지금까지 다들 드라마, 영화 등 장편 위주로 갔잖아요? 그런데 이런 자본집약적 컨텐츠는 경쟁자도 많고 자리 잡기도 쉽지 않아요.


아마 중국에서 우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력도 있는 경우도 많지만, 워낙 개성 있고 또 스텝 가성비도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무조건 중국이라는 큰 시장 먹겠다기 보다, 우리만의 포지션이 가능한 구멍을 찾아보려 해요.

땅덩이가 크니 조회수도 쩐다

리: 수요가 있다면… 아예 아이돌 그룹처럼 중국 내부에서의 작업으로 나아갈 생각은 없나요?


성: 당장은 아닐 것 같아요. 중국은 물론 서양까지도 동시에 노리는 걸 일단 기획 중이긴 한데… 우선은 공통 코드에서부터 시작할 생각이에요.


정말 중국인과 함께 하는 중국향 컨텐츠 만드는 것은… 어차피 중국 사람들이 이미 더 잘 만들어요. 컨텐츠는 뭔가 우리만의 다른 결을 보여줘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7. 평생 새롭고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며 잘 먹고 살고 싶다


리: 그러고 보니 거대자본이 72초 따라하면 어떻게 하죠?


성: 일단 이런 컨텐츠가 안 나오겠죠. 그 정도 자신은 있어요.


리: 스카웃하면?


성: 아, 그렇네?

빠른 태세전환

리: ……


성: 음… 우리 가장 큰 강점은 이런 표현 어떨지 모르겠으나 결국 핵심 멤버들의 합이에요. 워낙 오래 같이 일해 왔고, 서로 뭉칠 때 시너지 난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어요.


때문에 핵심인력 이탈은 쉽지 않다고 봐요. 지금도 다들 초기 멤버들이 그대로 있고요. 물론 한국인들이 워낙 컨텐츠를 잘 만드니까, 또 따라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걸 만들 수는 있겠죠. 그건 시장이 커지는 거니, 그 나름대로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리: 4월에 20억 투자를 받았다던데…


성: 조만간 펀딩을 또 진행할 예정이에요. 사실 좀 그런 게… 펀딩 시장 자체도 워낙 안 좋아진다 하는데 특히 MCN이 그렇고… 우리는 MCN도 아닌데 그냥 그 업계라 묶으니 설득 자체가 힘든 건 있어요. 그래도 관심 있는 VC는 많으니 펀딩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리: 대충 정리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직원 뽑을 때 어떤 걸 많이 보시나요?


성: 지원서류가 계속 오는데… 제 기준은 그래요. 열정 있는, 하고 싶은 게 있는, 자기만의 뭔가 있는 사람, 그런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물론 그런 사람도 들어오면 이렇게 되겠지만(…)

리: 이쪽 사업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성: 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1인 미디어 하고 싶은 사람은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해주고 싶어요. 업계 분위기와 관계 없이, 계속 기회가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온라인 미디어로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굉장히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진입장벽 낮아졌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경쟁이 무진장 심해졌거든요.


리: 그 말인즉, 사업자로서 기회를 보기는 힘들다…


성: 솔직히 저는 이미 심한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진입장벽 생각하지 말고 자신만의 무기를 뚜렷이 그려야 성공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지금도 사실 성공하는 사람의 수가 늘지는 않았어요.


리: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성: 강연 가서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온라인과 모바일 세상이 됐다고 해서, 모바일에 맞는 컨텐츠가 뭐냐고들 이야기하는데…


모바일에 맞는 게 뭔지 고민하기 전에 재밌는 컨텐츠가 뭔지,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재밌어 하는지 고민하는 게 맞다고 봐요. 그 답이 있을 때 모바일로 어떻게 녹일까 고민해야 하는 거죠. 지금은 너무 다들 모바일만 이야기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리: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성: 인더비를 만들 때부터 ‘평생 새롭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면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고, 삶의 목표로 삼았어요. 지금 그것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 참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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