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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생각

“그때, 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 줬어?”

친구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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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집은 살림이 어려워 끼니 걱정을 했다. 고등학생 때는 등굣길 버스 회수권 살 돈도 부족했다. 그래서 한 시간 일찍 나와 걸어가기로 했다. 정류장을 지나치는 순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돌아보니 나와 이름이 같은 친구였다. 심부름하고 가는 길에 나를 본 것이었다.

 

친구는 왜 이렇게 일찍 가느냐고 물었다. 내 사정을 눈치챌까 봐 얼버무리니 친구가 자기 집에 갔다 같이 등교하자고 했다. 코뚜레를 꿰인 소처럼 버텼지만 친구는 막무가내로 나를 잡아당겼다. 사실대로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속앓이만 했다.


친구가 짐을 챙기러 들어간 사이,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도망칠까? 아니면 들를 곳이 있다고 할까? 잠시 후 친구가 짐을 한가득 들고 나왔다. 그러더니 내게 같이 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대신 고마우니 회수권을 내주겠다고 했다.


그날부터 우린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녔다. 다른 친구들이 눈치 못 채게 내 밥값을 슬쩍 계산해 주는 일도 많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친구의 속 깊은 배려는 계속됐다. 가끔은 싫었을 법도 한데 내게 쓴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 


친구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지금처럼 작은 일에 감사하며 살진 않았을 것 같다. 어느덧 불혹이 되어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때, 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 줬어?”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그냥, 네가 좋았어.”


사춘기 딸에게도 말해 주고 싶다. 진정한 친구는 진심으로 아픔을 감싸줄 때 생긴다고. 내가 그 친구를 만나 얻은 교훈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연혜영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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