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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조회수 2019. 3. 1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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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할머니는 칭찬으로 가르침을 준 것 같다.

어느 겨울밤, 잠을 청하려는데 인기척이 들렸다.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려는 것이었다. 달빛도 없이 깜깜했기에 나는 얼른 밖에 나가 성냥을 그었다. 


번쩍 불이 켜졌지만 세찬 바람에 금방 꺼졌다. 나는 할머니가 넘어질까 걸음마다 성냥불로 주위를 밝혔다.


화장실에 다다라 할머니는 “아이고 인자 됐다. 춥다 어서 들어가라.”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기다렸다.


용무를 마친 할머니가 나를 보고 놀랐다. 

“추운데 왜 기다리고 있었노.”

“할매는 어두운데 어째 갈라꼬.” 


돌아올 때도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성냥을 켜고 또 켰다. 마루에 와서야 따뜻한 이불 속으로 몸을 묻을 수 있었다.


다음 날, 할머니는 연신 나를 칭찬했다. 

“아이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고모나 친구가 오면 그 얘기를 하면서 손자 자랑을 했다. 나는 할머니가 그렇게 감동할 줄 몰랐다. 


기분이 좋아 그때부터 시키지 않아도 칭찬받을 일을 찾아 했다. 저녁이면 마루의 먼지를 닦았고, 밥을 했고, 방에 군불을 지폈다. 그럴수록 더 칭찬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할머니는 칭찬으로 가르침을 준 것 같다. 자발적으로 하면 즐거운 데다 성과도 좋다는 것을 배웠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안순금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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