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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생각해 준 마음이 고마워 겨울이면 그때가 떠오른다

조회수 2019. 2. 1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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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던 남자 친구는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

남자 친구가 해양 경찰로 의무 복무하던 곳은 완도였다. 완도의 특산물이 전복이라 그는 귀한 전복을 밥보다 많이 먹었다. 순찰하다 양식장에서 몇 개씩 얻고, 군부대 선물로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전복 회를 먹고 전복 라면도 끓여 먹었다. 그때마다 그는 내가 생각난다며 맛난 걸 혼자 먹어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미안하면 몇 개 보내라는 말을 종종 했다.


하루는 그의 편지를 확인하는데 봉투 안에서 묵직한 게 만져졌다. 뜯어보니 전복 껍데기와 편지, 그리고 쪽지가 있었다. 그의 선임이 쓴 것이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그가 봉투에 전복을 넣어 부쳤는데, 전복이 상해 봉투가 젖었고 편지는 부대로 반송되었다. 하필 그가 해상에 있던 터라 당직 선임이 편지를 받았다. 선임은 친절하게도 썩은 알맹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넣어 내게 다시 보내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 친구는 겨울이라 전복이 상하지 않을 줄 알았단다. 그래서 전복을 몰래 가져다가 랩에 싼 후 편지 봉투에 넣어 보낸 것이었다. 선임들에게 혼난 그는 제대할 때까지 '썩은 전복'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나를 생각해 준 마음이 고마워 겨울이면 그때가 떠오른다. 바보 같던 남자 친구는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 항상 서로를 아껴 주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서향미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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