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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전화가 왔는데……. 할머니께서 어젯밤에 돌아가셨다네.”

숨이 멎는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었다. 하루는 소대장과 정찰을 하다 우연히 두릅을 발견했다. 나는 소대장에게 “할머니에게 두릅을 선물하고 싶은데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소대장은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날 나는 할머니에게 전화해 이번 휴가에 깜짝 선물을 들고 가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두릅을 맛있게 먹고 다른 할머니들에게 자랑할것을 생각하니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휴가 전날중대장이 날 급하게 찾는 게 아닌가.


“새벽에 전화가 왔는데……. 할머니께서 어젯밤에 돌아가셨다네.”

숨이 멎는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손자가 타 주는 커피 마시고 싶다던 할머니를 생각하며 오늘만 기다렸는데……. 그 통화가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사랑한다고 말할걸…….


나는 생활관으로 돌아와 펑펑 울고 말았다. 겨우 전투복을 입고 터미널로 향했다. 그때 소대장이 달려왔다. 


“얘기 들었다. 지금 당장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 이걸로 교통비 하고, 할머니 드리려고 땄던 두릅도 가져왔으니 잘 챙겨 가.” 

나는 눈물 흘리며 감사히 받았다.


그 덕분에 나는 할머니를 잘 보내 드릴 수 있었다. 할머니가 생각날 때면 회상이라도 하라고 손자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 게 아닐까.


할머니에게 마지막 선물 가져갈 수 있게 해 준 이현종 중위님. 지금은 다른 곳으로 갔지만 당신은 저의 영원한 소대장입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이원혁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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