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능 기부는 처음 들어요."
조회수 2019. 1. 29. 08:00 수정
"제가 만들었어요. 제일 잘하는 게 뭘까 생각해 보니 운전이었죠."
아이들 방학을 맞아 그동안 미뤘던 일을 하기로 했다. 장롱면허 탈출을 위한 도로 연수였다. 언니에게 운전 학원을 알아봐 달랬더니 운전으로 재능기부하는 선생님을 소개했다.
첫날 “운전 재능 기부는 처음 들어요.”라고 했더니 “제가 만들었어요. 제일 잘하는 게 뭘까 생각해 보니 운전이었죠.”라던 선생님. 버스, 트럭 등 웬만한 운전면허는 다 있으며, 기간을 정하지 않고 연수생이 익숙하게 안전 운전할 때까지 가르친다고 했다.
선생님은 자세 잡기, 와이퍼 조정법, 주유구 여는 법, 기어 조정, 계기판 설정 등 여러 가지를 알려 주었다. 나는 선생님의 세심한 설명에 속이 뻥 뚫렸다. 6일간 매일 두 시간 넘게 배워도 돌아오는 길이 아쉬웠다. 덕분에 나는 어렵지 않게 운전을 시작했다.
선생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선생님,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재능 기부를 하다니 대단해요.”
“나는 하루아침에 몇 천도 벌고 몇 억도 잃어봤어요. 사는 데 돈이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아침저녁으로 여유 있는 시간을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보람차게 쓰고 싶어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말이었다. 나 역시 무언가 나누고 싶어져 농사지은 햅쌀을 선생님에게 보냈다. 올여름에 양파를 수확하면 또 보낼 생각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한현정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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