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모님 마음을 조금 알겠어요

조회수 2018. 11. 22.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저는 5남매 맏사위입니다. 장인어른이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처남 두 명, 처제 두 명과 살게 되었어요. 처가가 시골이라 버스가 하루 네 번밖에 다니지 않아 제가 먼저 그렇게 하자고 했어요. 


같이 살아 보니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불편한 게 많고 불평도 생겨 아내와 다투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식구가 여럿이니 집안일도 많아 주말에도 하루 종일 일만 했어요.


그러다 큰 처제가 시집을 갔어요. 시집가던 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 혼났죠. 장인어른이 안 계시니 제가 상견례부터 결혼 준비까지 다 해서 보냈어요. 막내 처남과 목욕탕에 가면 다들 아들이 등 밀어 줘 좋겠다고 해요. 나이 차가 열여섯 살이나 나거든요. 


그리고 주말이면 시골에서 혼자 농사짓는 장모님을 도우러 가요. 15년째 해 온 일이에요. 월요일엔 몸이 무거워 일하는 게 힘들어요. 그래도 도와드려 기분은 좋아요. 


5년 전 막내 처남이 취직해 구미로 가던 날 너무 서운했어요. 10년을 같이 살아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 꼭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았어요. 


올 5월엔 큰 처남이 결혼해 막내 처제만 저희와 살고 있어요. 한 명씩 떠나니까 한동안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어요. 이제 부모님 마음을 조금 알겠어요.


막내인 제가 5남매 맏사위로 사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잘 따라 주는 식구들이 있어 힘이 나요. 앞으로 최선을 다해 이끌어 가고 싶네요. 우리 가족 모두 파이팅입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이상식 님의 사연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