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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생각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

문득 원태연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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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은 대학교 2학년이다. 작년엔 주말마다 집에 오더니 이제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온다. 사실 집에 와도 교대 근무하는 나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린 문자 메시지를 곧잘 주고받는다. 


며칠 전 큰아들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유라가 글 쓴 거 사진 찍어 보내요.” 

아들의 여자 친구가 내게 쓴 편지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천유라라고 합니다.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쪽지를 씁니다. 사실 이 향수 정말 갖고 싶었는데 너무 기쁩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향수 매장에서 일하는 나는 일찍이 이십 대 손님에게 반응 좋은 향수를 사 뒀다. 아들이 여자 친구가 생기면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큰아들은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라 어떤 친구를 만날지 무척 궁금했다. 여자 친구의 어디가 좋으냐고 물으니 그냥 좋다고 했다. 나는 '그냥'이라는 말을 제일 좋아한다. 아들이 그냥 좋다고 한 걸 보니 나도 유라가 그냥 좋아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아들에게 향수를 전해 주라고 했는데 며칠 뒤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글을 보는 순간 아들이 여자 친구를 잘 만났구나 싶었다. 감사함을 글로써 보낸 게 참 예뻐 보였다. 제 딴엔 시어머니가 될지 모르는 나에게 어떻게 인사할까 고민 좀 하지 않았을까. 이러다 졸업하자마자 결혼한다고 하지 않을지……. 웃음이 나온다. 


문득 원태연 시인의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길순정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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