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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우면 모두 아름다운 거예요

우린 그날 너무 행복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토요일, 며느리가 모임이 있다며 잠시 손녀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 수지를 데려오는 길, 주위를 둘러보니 논의 이삭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수지야, 저 논에 있는 곡식이 뭐지?” 

“햅쌀이에요.” 

“맞아. 어린 것들은 모두 싱그럽고 아름답구나. 우리 수지처럼. 그렇지?” 

“할아버지도 아름답고 싱그러워요. 나이가 어리다고 아름다운 게 아니고요, 마음이 고우면 모두 아름다운 거예요.” 

이럴 수가! 겨우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인가?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우리 부부가 수지와 해바라기를 보던 날이었다. 


“저건 왜 해바라기예요?” 

“응, 항상 해만 바라보면서 피거든.” 

“수지야, 할아버지는 자꾸 수지가 보고 싶으니까 수지 바라기야.” 

“그럼 저는 가족을 사랑하니까 가족 바라기예요.” 

우린 그날 너무 행복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시 수지를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며칠 전 내 생일에 선물 받은 망고를 챙기지 않은 걸 알았다. 수지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라 남겨 둔 것이었다.


“이를 어쩌지! 할머니가 깜박하고 망고를 안 가져왔네.” 

아내는 안타까워 했다. 그러자 수지가 하는 말, 

“괜찮아요. 할머니가 맛있게 드시면 수지가 먹은 거랑 똑같아요.”


티 없이 맑은 수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수지의 행복을 기도하고, 어른으로서 덕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손녀의 예쁜 모습이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것 같아 기쁘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김종길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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