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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우면 모두 아름다운 거예요

우린 그날 너무 행복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좋은생각 작성일자2018.11.15. | 3,329 읽음

지난 토요일, 며느리가 모임이 있다며 잠시 손녀를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 수지를 데려오는 길, 주위를 둘러보니 논의 이삭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수지야, 저 논에 있는 곡식이 뭐지?” 

“햅쌀이에요.” 

“맞아. 어린 것들은 모두 싱그럽고 아름답구나. 우리 수지처럼. 그렇지?” 

“할아버지도 아름답고 싱그러워요. 나이가 어리다고 아름다운 게 아니고요, 마음이 고우면 모두 아름다운 거예요.” 

이럴 수가! 겨우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인가?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우리 부부가 수지와 해바라기를 보던 날이었다. 


“저건 왜 해바라기예요?” 

“응, 항상 해만 바라보면서 피거든.” 

“수지야, 할아버지는 자꾸 수지가 보고 싶으니까 수지 바라기야.” 

“그럼 저는 가족을 사랑하니까 가족 바라기예요.” 

우린 그날 너무 행복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시 수지를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며칠 전 내 생일에 선물 받은 망고를 챙기지 않은 걸 알았다. 수지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라 남겨 둔 것이었다.


“이를 어쩌지! 할머니가 깜박하고 망고를 안 가져왔네.” 

아내는 안타까워 했다. 그러자 수지가 하는 말, 

“괜찮아요. 할머니가 맛있게 드시면 수지가 먹은 거랑 똑같아요.”


티 없이 맑은 수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수지의 행복을 기도하고, 어른으로서 덕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손녀의 예쁜 모습이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것 같아 기쁘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김종길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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