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40일 만에 이메일이 왔다

조회수 2018. 11. 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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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몇 시간 같이 보내고 사랑에 빠졌다니!

2002년 인도 동북부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숙소 가는 길을 물으려고 어느 서양인에게 다가갔다. 


“시계탑이 어디예요?” 


대충 알려 주고 갈 줄 알았는데, 지도를 보여 주며 자세히 설명했다. 자기도 그쪽으로 가는 길이니 같이 가자며 도중에 칸첸중가 봉우리가 보이는 전망대도 들르자고 했다. 


그러곤 녹차밭에 데려갔다. 차밭에 앉아 얘기를 주고받으니 그렇게 마음 편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른 후 자기는 책방에 들렀다 밥 먹으러 갈 거라며 함께 갈 거냐고 물었다.


그렇게 난 다르질링에 온 오스트리아 인 미하엘을 만났다. 그때는 그저 내말을 잘 들어 주는 외국인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헤어지고 40일 만에 이메일이 왔다. 사랑 고백 편지였다. 


지구상엔 24시간 내 못 갈 데가 없으니 사랑하는 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날아가겠다고 했다. 겨우 몇 시간 같이 보내고 사랑에 빠졌다니!


그 후 한국과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계절마다 만나는 연인이 된 우리는 4년 뒤 결혼했다. 각 도시마다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듯 여기 그라츠 시내 산성엔 시계탑이 있다. 남편이 내게 속삭인다. 


“이 시계탑 가는 길도 너에게 안내해주고 싶어.” 


이렇게 우리는 아기자기한 도시 그라츠에서 서로의 인생길을 묻고 안내해 주고 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강현랑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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