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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반찬 말고 고기 좀 먹어 봐."

조회수 2018. 11. 1. 1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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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그래."

돈도, 직업도 없이 사랑만으로 아빠가 된 남편. 우리 가족은 돈을 모으기 위해 힘든 시기를 견뎌야 했다. 남편이 사업체를 꾸리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며칠 전 아빠 생일이었으니, 그동안 모은 용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겠다고 했다. 짜장면 한 그릇도 호사로 느껴지던 시절, 우리 가족은 큰맘 먹고 불고기 가게로 갔다. 


먹음직스러운 반찬이 나오고 불판에는 지글지글 고기가 익었다. 아이들과 남편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를 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엄마, 반찬 말고 고기 좀 먹어 봐.” 

“아냐.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그래.”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돈이 걱정이었다. 고기 한 점이라도 자식 입에 더 넣어 주고 싶은 마음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결국 아들이 벌떡 일어나 옆에 앉아 나를 몰아붙였다. 


“엄마는 배불러서 그래. 너 더 먹어.” 

“아냐. 나도 배불러. 엄마 먹어.” 


고기는 우리 사이를 왔다 갔다 떠밀려 다녔다. 남편이 이제 그만 가자며 일어났다. 아들과 나는 식당 문을 나서면서도 남겨 둔 고기한 점을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며 아들이 말했다. 


“엄마, 나 그 고기 먹고 싶었는데 참았어. 엄마 먹으라고.”

“엄마는 너 먹으라고 참았지.” 


부모를 생각하는 아이 마음이 고마워 눈가가 촉촉해졌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수한 별이 빛나고 있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배민정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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