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깜짝 놀란 어머니는 화를 내며 어디서 난 돈이냐고 추궁했다

조회수 2018. 10. 16. 13:0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결국 난 사실대로 말하고 말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산촌에서 감자와 배추 등을 팔아 어렵게 생활했다. 1960년대 당시 교통수단은 하루 두 번씩 운행하는 버스뿐이었다.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라도 차비 10원을 구해 줬다. 그러면서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다가 집으로 들어가곤 했다. 내겐 그게 고역이었다. 어린 마음에 한 푼이라도 돈을 아껴 어머니를 돕고 싶어 왕복 50리 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기 때문이다. 


하루는 어머니가 “넌 참 이상하다. 다른 애들은 교복 한 벌로 3년을 입는데, 너는 왜 바지가 세 개나 닳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나는 걷는 속도가 빨라 그렇다며 얼버무렸다. 


그렇게 돈을 모아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입학금에 보태라며 어머니에게 이천 원을 내놓았다. 깜짝 놀란 어머니는 화를 내며 어디서 난 돈이냐고 추궁했다. 결국 난 사실대로 말하고 말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어린놈이 엄마 생각한다고 50리를 걸어 다녔으니…….” 그 후로 어머니는 신발과 옷을 사 주며 더욱 날 챙겼다. 


사실 내가 걷게 된 건 어머니가 시장 갈 때 20킬로나 되는 짐을 머리에 이고 다닌 걸 알았기 때문이다. 점심도 거른다는 걸 알았을 땐 참 마음이 아팠다. 


이제 손자가 여섯이나 있지만 여전히 어머니가 보고 싶다. 아들은 호호백발이 되어도 어머니는 영원히 어머니인가 보다. 반듯한 옷 한 벌 입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쓰려 눈물만 흐를 뿐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이건원 님의 사연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