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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란에서 만난 천사였다

조회수 2018. 10. 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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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우린 나이에나의 오빠와 일 년에 한 번씩 만난다.

이란 국경으로 가는 버스는 만원이었다. 저녁 무렵, 누군가 말을 걸었다. '살리'라는 이란 의사였다. 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며 우리를 살뜰히 챙겼다. 그와 헤어져 숙소에 도착했을 때, 우린 뜻밖의 소식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란에서는 외국인 신용 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근처 은행으로 갔지만 송금도 어렵단다. 머릿속이 하얘져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살리에게 연락했다. 그는 일단 며칠의 숙박비를 주고, 방법을 찾아보자며 돌아갔다. 


다음 날, 우린 거리를 구경하다가 문득 살리의 병원에 가 보고 싶었다. 물어물어 병원에 도착한 우리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라 소개하며 살리를 찾았다. 


진료실에 흰 가운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누군가 살리를 아는 모양이었다. 잠시 후 '나이에나'라는 간호사가 통화하더니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그녀가 우리 말을 듣고 한국에서 일하는 오빠에게 전화 한 것이었다. 


다음 날, 나이에나는 우리에게 현금을 빌려 주었다. 나이에나의 오빠는 숙소를 동생 집으로 옮기라고 배려했다. 폐를 끼칠 수 없다고 거절했지만 그녀는 괜찮다며 식사까지 준비했다. 


나이에나는 떠나는 우리에게 자수도 선물했다. 요즘도 우린 나이에나의 오빠와 일 년에 한 번씩 만난다. 그녀는 이란에서 만난 천사였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조금숙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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