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남편이 용돈을 보내 줬다는 것이다

조회수 2018. 8. 30.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친정어머니는 감동해 눈물 흘렸다.

어느덧 결혼 19년째, 혼수로 마련했던 압력 밥솥이 말썽을 일으켰다. 짠순이인 나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남편 들으라는 듯 “밥솥이 돈 달라고 한다!”라며 큰소리로 투덜거렸다. 평소 같았으면 고쳐 쓰라고 구박했을 남편이 그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택배 아저씨가 '압력 밥솥'이라는 문구가 선명한 상자를 들고서 초인종을 눌렀다. 나는 이게 꿈인가 싶어 얼굴을  꼬집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웬걸, 택배 아저씨는 압력 밥솥 위의 작은 상자 하나만 넘겨주고 바삐 사라졌다. 밥솥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고, 나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남편이 오기만을 별렀다. 


그러던 중 전화가 왔다.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받았는데 친정어머니였다. 남편이 용돈을 보내 줬다는 것이다. 


남편은 목수인데, 작년에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다쳐 후유증이 생겼다. 그런 남편이 퇴근한 뒤 현장에 홀로 남아 자투리 쇳조각과 빈 병, 폐지 등을 모아 마련했다며 넉넉하게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편지도 보냈단다. 친정어머니는 감동해 눈물 흘렸다. 


얼마 뒤, 집에 온 남편을 살포시 껴안아 줬다. 당황한 남편은 “왜 이래?”라며 손사래를 쳤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라 말 한마디도 투박하게 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남편.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고둘선 님의 사연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