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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엄마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조회수 2018. 7. 4. 11: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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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다가가 그네를 밀어 주었다.

영어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였다. 그 아이의 수업 태도는 좋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진도가 뒤처져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1 수업을 했다. 하지만 아이의 비뚤어진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심통이 나면 수업 시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루는 아이가 숙제를 안 해서 혼냈더니 고개를 푹 숙인 채 수업을 거부했다. 두 손 두 발 다 든 나는 원장님에게 말씀드리곤 잠 깐 교실을 비웠다. 


화난 가슴을 식히려 주변을 한 바퀴 도는데 아이가 보였다. 학원 옆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다가가 그네를 밀어 주었다.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은 엄마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아이의 어머니는 학원에서도 유명했다. 아이 성적에 온 신경이 곤두선 어머니로 소문났던 것이다. 문득 아이가 안쓰러웠다. 다른 애들은 쉽게 암기하는 영어 단어를 힘겹게 외우는 아이가 집에서는 엄마에게, 학원에서는 나에게 혼났던 것이다.


아이의 말을 들은 다음부터 수업 방법을 달리했다. 아이가 몰두할 수 있도록 50분 수업 중 10분은 자유 시간을 주었다. 또 열 번 이상 칭찬했다. 그러자 아이는 3주 만에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단어를 잘 외우고, 영어 책 읽을 때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길 줄 알았다.


벌써 3년 전 일이니 아이는 지금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영어 교육법은 단순한 것 같다. 기왕이면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면 영어를 어려운 과목이라고 여기는 아이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허미리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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