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베트남 자유여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조회수 2018. 6. 29. 18:4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다섯 시간의 비행을 거쳐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언젠가부터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찾아왔다.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마흔이 된 기념으로 베트남 자유여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다섯 시간의 비행을 거쳐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흥정해 가격을 깎은 택시를 타고 무사히 호텔 방으로 오니 그제야 긴 한숨이 나왔다. 여행이 아니라 가출한 느낌이었다. 배가 고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15년 아줌마경력 덕분인지 시장은 금세 찾았다. 쌀국수와 새우를 게 눈 감추듯 먹고 나오니 주위는 어두워져 있었다. 도통 길이 기억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지만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한국 분이세요?”라고 해돌아보니 훤칠한 청년이 서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 온통 오토바이인데 날치기 당하려고 휴대 전화를 손에 쥐고 있어요?” 청년은 내 사정을 듣고 호텔까지 데려다줬다.


첫날 고생한 덕분인지 다음 날부터는 쉽게 움직였다. 인력거를 타고 관광지를 편하게 돌아다녔다. 마지막 날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시장에 들렀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른 아침 집에 도착하니 출근하는 남편과 마주쳤다. 남편은 “이기 뭐꼬?웬 그지가 들어오노?” 하며 박장대소하는 게 아닌가. 


“잘 돌아온 사람한테 그지라 카노!” 거울을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공항에서 묻은 먼지와 땀이 범벅 되어 얼굴에서 구정물이 흘렀다. 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혼자 무언가를 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은 나는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대한민국 아줌마 파이팅!”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박지연 님의 사연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