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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착한 곳은 런던이었다

조회수 2018. 5.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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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팅힐> 에 나온 '포토벨로 마켓'을 향해 환승 버스에 올랐다.

설렘을 안고 첫 유럽 여행을 떠났다. 처음 도착한 곳은 런던이었다. 영화 <노팅힐>에 나온 '포토벨로 마켓'을 향해 환승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교통 카드는 물론 국제 학생증, 숙소 출입증 등 중요한 것들이 있던 터라 눈앞이 깜깜했다. 다행히 기사 아저씨는 내 사정을 이해해 주었다. 


곰곰이 되짚어 보니 환승하기 전에 탄 버스에 지갑을 놓고 내린 게 분명했다. 택시를 타고 그 버스의 종점으로 향했다. 


만약 버스보다 먼저 도착한다면 지갑을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드디어 종점에 도착한 나는 버스 기사로 보이는 한 아저씨에게 달려가 어설픈 영어로 상황을 설명했다. 


고맙게도 아저씨는 흔쾌히 나를 도와주었다. 분실물 센터는 물론 동료들에게 혹시 내 지갑을 봤는지 물었다. 아저씨는 따뜻한 커피를 주며 마지막까지 위로를 건넸다. 


나는 아저씨가 떠난 뒤에도 홀로 남아 열 대가 넘는 버스들을 유심히 살폈지만 소용없었다. 허탈한 마음에 그만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숙소에 도착하니 방문에 안내 데스크로 와 달라는 쪽지가 있는 게 아닌가. 숙소 직원은 “오, 주현! 혹시 지갑 잃어버렸니? 지갑을 주운 사람이 연락했어. 그 안에 숙소 연락처가 있었대.”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갑을 주운 사람의 이름은 토니였다. 며칠 뒤, 나는 토니를 찾아가 지갑을 받을 수 있었다.


물건을 곧잘 잃어버리는 성격 탓에 고생하긴 했지만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 행복했다. 그들 덕에 잊지 못할 여행을 수놓을 수 있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박주현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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